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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심재율 객원기자
2016-12-23

개도 스트레스 받으면 털이 빨리 센다 미국 연구팀 400마리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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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꺼리에 휩싸여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고생을 더 한 사람은 동년배 보다 나이가 더 들어 보이고 특히 머리가 일찍 센다.  사람만 그런 것이 아니다. 사람과 붙어 사는 개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털이 일찍 센다는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동물응용행동과학(Applied Animal Behaviour Science)저널' 12월호에는 개도 스트레스를 받으며 힘든 시간을 보내면 털이 빨리 센다는 연구결과가 실렸다.

개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와 주둥이 부분이 센다. ⓒ Pixabay
개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와 주둥이 부분이 센다. ⓒ Pixabay

미국 노던일리노이대학(NIU) 연구팀은 미국 콜로라도 주의 가정집과 동물병원, 개 공연장 및 훈련소 등을 방문해서 개의 사진을 찍고, 개 주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연구팀은 개공원, 동물병원 등에서 1살에서 4살 사이의 어린 개 400마리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개 주인에게 개의 생활방식, 건강, 행동 및 외양 등에 대한 42항목의 질문지를 던졌다. 털이 하얗거나 흐릿한 개는 제외시켰다. 개 주인들은 개가 얼마나 걱정꺼리에 시달리는지 충동성이 어느 정도인지 어떤 행동과 특성을 가졌는지를 물어 답변을 얻었다.

개가 얼마나 시달리는지를 알아보는 질문내용은 예를 들어 혼자 있을 때 무엇이든지 파괴하는지, 새로운 장소에 갔을 때 털이 얼마나 빠지는지, 낯선 사람들 사이에 갔을 때 얼마나 움츠리는지 등이 포함됐다.

충동성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달려드는지, 잠잠해질 수 없는지, 초점을 잃지는 않는지, 과잉행동을 보이지는 않는지 등을 조사했다. 충동적으로 움직이는 개의 경우 털이 일찍 희어지는 것과 관련이 있었다. 특히 걱정에 휩싸여 행동하는 것이 일찍 털이 세는 것과 매우 중요하게 엮여 있었다.

개의 코와 주둥이를 털 센 정도로 구분한 사진 ⓒ NIU
개의 코와 주둥이를 털 센 정도로 구분한 사진 ⓒ NIU

소음에 노출되거나, 낯선 사람이나 동물과 함께 있는 것이 털이 일찍 세는 것과 중요한 관계를 가졌다. 연구팀은 털 색깔이 밝은 개들은 조사대상에서 제외했다. 털 색깔이 밝으면 털이 회색으로 변했는지 분별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과는 달리 암개가 수컷보다 더 털이 많이 희어졌다. 몸집의 크기나 거세를 했는지는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질병과도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털이 희어지는 정도는 개의 ‘코와 주둥이 부분’(muzzle)을 대상으로 삼았다. 이 부분을 두 구역으로 나눈 뒤,  세지 않음(0), 앞부분이 세어짐(1), 절반쯤 세어짐(2), 완전히 세어짐(3) 등으로 구분해서 측정했다.

개의 코와 주둥이 부분을 지표로 삼았다. ⓒ NIU
개의 코와 주둥이 부분을 지표로 삼았다. ⓒ NIU

연구팀에서 방법론과 통계분석을 담당한 토마스 스미스(Thomas Smith) 교수는 “처음에 나는 이 같은 가설에 회의적이었지만, 우리가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결과는 정말 놀라웠다”고 말했다.

덴버에서 동물훈련소를 운영하는 주 연구자인 카밀 킹(Camille King)은 “개들과 오래 동안 훈련하고 관찰하면서 나는 ‘걱정에 시달리는 개들이 빨리 털이 세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왔다”고 말했다.

사람의 경우 머리가 세는 것은 머리칼에서 멜라닌이 적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외에도 유전적인 요인과 건강이 사람 머리카락 색깔이 변하는 것과 깊은 관계를 갖는다.

이 연구팀은 2014년에도 개의 스트레스에 대한 연구논문을 발표한 적이 있다.  가축행동저널(Journal of Veterinary Behavir)에 발표한 논문에서 연구팀은   ‘선더셔츠’(Thundershirt) 같이 동물에게 꽉 끼는 것을 입혔을 때 심장박동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논문에서 연구팀은 불안해하는 개에게 이 같은 겉옷이 심동박동수를 굉장히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밖에 2006년에 쥐를 대상으로 다른 팀이 한 연구에서는, 쥐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털이 덜 자라는 것은 발견됐다. 동시에 스트레스는 쥐의 노화를 촉진했다.

이번에 개를 대상으로 한 실험은 개의 사육이나 훈련에 실제적으로 응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가 털이 더 세는 것을 발견하면, 개 주인은 개가 스트레스를 적게 받거나 공포감을 느끼지 않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다. 개 훈련 기관의 행동교정 프로그램에 참가시켜 개의 행동을 교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템플 그란딘(Temple Grandin) 콜로라도 주립대 동물과학 교수는 “개 복지를 위해서 매우 독창적인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심재율 객원기자
kosinova@hanmail.net
저작권자 2016-12-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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