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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6-11-25

스트레스 속에서 공부 잘 하는 법 실습 통한 ‘인출 학습’이 깊이 기억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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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 할 수 있을까. 많은 이들이 실제 체험하는 것처럼 시험 전 날 벼락치기로 공부한 내용은 별로 기억에 남지 않는다. 정보가 상호 연결되지 않아 제대로 떠올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심리학에서 인출 학습(retrieval practice)이라 불리는, 실습 시험(practice tests)을 통해 배우는 학습이 스트레스가 심한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도 기억이 잘 유지된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미국 터프츠대 연구팀은 학생 12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일련의 단어와 이미지를 인출 학습으로 공부한 학생들은 급박한 스트레스를 받은 후에도 기억이 손상되지 않았으나, 학습자료를 반복해 읽어보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공부한 학생들은 스트레스를 받은 후 기억해 낸 양이 훨씬 적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25일자에 게재됐다.

인출 학습으로 알려진 학습전략의 하나인 실습 테스트를 통한 공부는 스트레스가 주는 부담으로부터 기억을 보호할 수 있다.  ⓒ Tufts University/Kevin Jiang
인출 학습으로 알려진 학습전략의 하나인 실습 테스트를 통한 공부는 스트레스가 주는 부담으로부터 기억을 보호할 수 있다. ⓒ Tufts University/Kevin Jiang

‘얼마나 오래’가 아니라 ‘어떻게’ 공부하느냐가 중요

논문의 시니어 저자인 심리학과 에이아나 토머스(Ayanna Thomas) 부교수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사람들은 전형적으로 기억 속에서 정보를 효과적으로 끌어내오지 못 한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처음으로 인출 학습 혹은 실습 시험 시행과 같은 올바른 학습법이 강도 높은 스트레스 속에서도 기억을 되살려내는 강력한 기억 재현 효과를 나타낸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인출 학습이란 기억 속에서 사실이나 개념, 사건 등을 떠올려 연결을 지으면서 학습을 하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대학원생 에이미 스미스(Amy Smith)는 “이번 연구 결과는 얼마나 많이, 얼마나 오랫 동안 공부하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공부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실험에서 연구진은 참가학생들에게 단어와 이미지 각각 30개씩을 공부하도록 했다. 이 항목들은 한 번에 하나씩 수초 동안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보여주었다. 항목들을 본 다음에는 즉시 이를 이용해 문장을 타이핑하도록 10초를 주었다.

이어 참가자를 둘로 나눠 한 그룹은 인출 학습을 활용해 공부하고 제한된 시간의 학습 테스트를 받았다. 테스트를 받는 학생들은 가능한 한 많은 항목들을 자유롭게 기억해 내도록 했다. 또 다른 그룹은 통상적인 반복식 공부법을 사용해 학습했다. 한 번에 한 항목씩 각각 수초 동안 컴퓨터 스크린에 재현되도록 하고, 이런 한정된 공부시간을 여러 차례 주었다.

논문의 시니어 저자인 에이아나 토머스 교수는 “특히 큰 시험을 앞두고 학생들이 커다란 압박을 받고 있는 곳의 교육자들은 비교적 어렵지 않은 테스트를 더욱 자주 사용해 교육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 Tufts University/Kevin Jiang
논문의 시니어 저자인 에이아나 토머스 교수는 “특히 큰 시험을 앞두고 학생들이 커다란 압박을 받고 있는 곳의 교육자들은 비교적 어렵지 않은 테스트를 더욱 자주 사용해 교육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 Tufts University/Kevin Jiang

인출 학습, 스트레스 상태에서도 기억 효과 높아

24시간이 지난 후 각 그룹의 참가자 절반에게 스트레스를 부과했다. 두 명의 심판과 세 명의 또래들 앞에서 예기치 않은 갑작스런 연설을 하게 하고 수학문제를 풀도록 했다. 그런 다음 전날 학습한 단어들과 이미지들을 기억해내는 두 차례의 기억 테스트를 실시했다. 이 테스트들은 스트레스가 부과되는 동안과 그 20분 후 각각 즉각적인 스트레스 반응이 나타났을 때와 스트레스 반응이 지연된 상태에서 어떻게 기억이 되는지를 살펴보기 위한 것이었다. 나머지 참가자들은 스트레스 없는 상태에서 같은 조건으로 기억 테스트를 받았다.

조사 결과, 인출 학습으로 공부한 후 스트레스가 부과된 참가자들은 각 30개씩의 단어와 이미지 항목 가운데 평균 11개 정도를 기억해 냈다. 이에 비해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대조군은 10개 항목을 기억해 냈다. 전통적인 복습 방법으로 공부한 참가자들 가운데 스트레스가 부과된 군은 평균 7개,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군은 평균 9개가 채 못 되게 기억했다.

스미스 대학원생은 “이전의 연구들을 통해서 인출 학습이 가장 효과적인 학습법의 하나라는 사실이 밝혀졌으나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에서도 효과가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마치 스트레스가 기억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반복해서 시험을 보고 정보를 인출해 내도록 하는 학습법은 장기 기억 유지에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며, 스트레스와 정신적 부담이 많은 상태에서도 기억에 매우 유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수행한 에이아나 토머스 교수(오른쪽)와 에이미 스미스 대학원생.  ⓒ Tufts University/Kevin Jiang
연구를 수행한 에이아나 토머스 교수(오른쪽)와 에이미 스미스 대학원생. ⓒ Tufts University/Kevin Jiang

“어렵지 않은 테스트 자주 사용하면 도움돼”

이전의 연구들에서 스트레스가 기억을 손상시킨다는 사실은 명확하게 입증됐다. 그러나 스트레스와 기억의 관계가 학습법에 따라 영향을 받는지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이번 연구는 인출 학습과 같은 효과적인 방법으로 공부를 하면 스트레스를 받는 부담스런 상황에서도 기억을 보호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실험적으로 증명된 스트레스 유발 시나리오(Trier Social Stress Test)를 활용하고, 심장 박동 모니터와 표준화된 응답지를 사용해 참가자들의 스트레스 반응을 측정했으나, 개인별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도가 달라 연구 결과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인출 학습이 외국어 공부와 같은 복합적인 상황이나 스트레스가 훨씬 많은 환경에서도 효과를 발휘하는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토머스 교수는 “이번 연구가 스트레스 상황에서 인출 학습이 기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최종 결론은 아니지만 정신적 부담이 많은 환경에서 복잡한 정보를 이끌어내야 하는 이들에게는 적용이 가능하다”며, “특히 큰 시험을 앞두고 학생들이 커다란 압박을 받고 있는 곳의 교육자들은 비교적 어렵지 않은 테스트를 더욱 자주 사용해 교육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저작권자 2016-11-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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