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에게 증거를 질문하라. 과학은 몇몇 소수의 과학자나 정치인만의 것이 아니다. 과학은 국민 자신의 일이며 특권이다."
러시 홀트(Rush Holt) 미국과학기술진흥협회(AAAS) CEO는 '2016 과학창의 연례컨퍼런스'에 참석해 이와 같은 견해를 밝혔다. 그는 과학은 똑똑한 사람들만의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며 과학적 사고를 가지고 정치인들에게 질문할 것을 주문했다.
과학 발전에 필요한 요소는 '개방성'과 '커뮤니케이션'
8일(화) 서울 강남구 리츠칼튼 호텔에서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 주관하는 '2016 과학창의 연례컨퍼런스'의 개막 행사가 개최되었다.
과학창의 연례컨퍼런스에서는 최근 가장 큰 화두가 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기술과 커뮤니티'를 주제로 진행되었다. 미국과학기술진흥협회 CEO 러시 홀트(Rush Holt), 독일 인공지능연구소 디렉터 데트레프 쥴케(Detlef Zuehike) 등 국내외 저명한 과학계 인사들이 참석해 행사를 빛냈다.
러시 홀트(Rush Holt) 미국과학기술진흥협회 CEO는 '4차 산업혁명 영역에서의 과학 외교의 중요성'(Importance of Science Diplomacy in the Era of 4th Industrial Revolution)이라는 주제로 열정적인 기조 강연을 펼쳤다.
홀트 CEO는 먼저 "과학이란 질문을 제기하고, 증거를 기반으로 답을 찾는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과학의 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요소로 '개방성'과 '커뮤니케이션'을 들었다. 그는 "과학자들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답을 확인해봐야 한다"고 강조하고 "하지만 현실은 일방 통행의 커뮤니케이션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중들이 과학자들과 정치인들을 믿지 않는 지점에서부터 불행이 시작된다고 봤다. 홀트 CEO는 지난 2011년 쓰나미 발생 이후 일본인들이 정부와 과학계를 신뢰하지 못하게 된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그는 "대중들과의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지속되고 활성화되어야 한다"며 해법을 제시했다.
"대선 캠페인과 토론장 어디에도 '과학' 질문과 답변이 없었다"
대중들과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학은 과학자만의 것도 아니고 정치인들이 결정해야만 하는 일도 아니기 때문이었다. 홀트 CEO는 지난 16년간 미국 뉴저지를 대표하는 하원의원직을 수행하면서 사회에서의 과학의 중요성과 문제 의식을 몸소 깨달았다. 하지만 정치계도 국민들도 과학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현재 미국 대선이 펼쳐지고 있지만 대선 캠페인 현장과 토론장 그 어디에도 '과학'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없었다"며 미국의 현실을 개탄했다. 일반 대중들은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대선 후보들에게 과학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았다. 대선 후보들 또한 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해놓지 않았다는 것.
"대선 후보들에게 무엇을 질문해야 하냐고 묻는다면 그건 쉽다. 후보자가 정책을 말할 때 그 정책을 말하는 증거가 무엇이냐고 질문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증거를 질문하는 것이야 말로 바로 본인들이 과학의 일부이며 과학이란 질문을 제기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학은 정치 발전과 함께 간다고 봤다. 과학은 투명성과 개방성을 지니며 증거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외교 증진에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다. 인류의 공통 해결 정책 과제 중 깨끗한 물, 기후 문제, 전염병 문제, 공평한 사회 등 파리협정에서부터 유엔의 지속가능한 다양한 개발 목표에 이르기까지 이제는 과학 기술을 적용하지 않고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홀트 CEO는 이러한 글로벌 문제들이 해결되기 위해서는 소수의 과학자나 소수의 정치인만이 답을 줄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반 대중들이 과학을 가까이 해야 한다고 봤다. 과학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다. 홀트 CEO는 "대중들이 과학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과학자와 정치인들에게 증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할 때 과학이 발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중들에게 '증거 기반의 사고'를 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과학은 인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그리고 과학이야 말로 국민 자신의 일이며 특권"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학은 이해 관계를 증진시키고 인류의 지식을 축적하는 방법이다. 더 나아가 인류의 복지증진이 과학의 최종 목적이며 사명"이라며 과학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 김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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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6-11-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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