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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길태 기자
2005-01-19

꽃가루만으로 싹을 틔운다 신품종개발·식물배양에 새로운 전기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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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가루만으로 싹을 틔워 식물로 크게 할 수 있을까.


목원대 생물학과 김문자 교수팀은 과학재단의 지원을 받아 꽃가루만으로 싹을 대량으로 틔워 식물로 키울 수 있는 기술을 최근 개발했다. 이를 계기로 신품종 작물의 초단기 개발 ․순종 식물 배양 등 식물 생명 공학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데 크게 기여하게 됐다.


꽃가루는 정상 식물에 비해 염색체가 절반 밖에 없다. 자연 상태에서는 암수 꽃가루가 수정을 하지 않거나 동물의 정자에 해당하는 꽃가루만으로는 절대 싹이 트지 않는다.


김 교수팀은 국산 고추의 꽃가루를 받아 시험관에서 약물 처리를 해 배양했다.그 결과 25만개의 꽃가루 중 100개 이상이 배(盃)로 성장했으며, 그 중 10개에서 싹이 텄다고 밝혔다. 이같이 대량으로 배를 만들고 싹을 튼 것은 김 교수팀이 세계에서 처음이다. 지금까지 외국에서 꽃가루를 배양한 적이 있지만 25만개 중 겨우 한 두개만의 배를 만들어내는 데 그쳤다.


꽃가루만으로 키운 고추나무는 일반 고추나무와 외형은 똑같지만, 꽃과 열매를 맺지 않는 것이 다르다. 또 유전학적으로 검사를 하면 유전자가 정상 고추나무에 비해 절반 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동물의 정자만을 가지고 동물을 복제한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동물은 식물과 달리 정자만으로는 복제하지 못한다. 서울대 황우석 교수가 복제하는 것은 핵을 빼낸 동물의 난자에 몸에서 떼어낸 세포를 집어 넣어 성체로 키우는 것이다.


김 교수팀이 이처럼 염색체가 정상 고추에 비해 절반 밖에 없는 반쪽 고추를 개발하는 데 성공한 것은 식물 생명 공학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신품종 작물의 개발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품종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효율도 수십~수백배 높일 수 있다.신품종 작물에 가뭄에 강한 유전자 등 필요한 유전자를 집어넣고 약물 처리를 하면 그해에 새로운 품종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전통 육종의 경우 여러 품종을 교잡해야하기 때문에 10년 정도 걸렸다.


유전자 조작으로 만드는 기존 방법의 경우도 수 만개의 세포로 이뤄진 작물의 세포 덩어리에 유전자를 집어넣기 때문에 그 세포 중 어떤 것은 유전자 조작이 되고, 어떤 것은 유전자 조작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모든 세포가 유전자 조작이 된 작물을 만들기 어렵다.


그러나 꽃가루를 이용한 방법은 꽃가루 자체가 하나의 세포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유전자 조작이 상대적으로 아주 쉽고 정확하게 이뤄질 수 있다.


효율도 뛰어나다. 지름 6.5㎝ 크기의 시험관에 25만개의 꽃가루를 집어 넣어 그 중 수백~수만개의 싹을 틔울 수 있기 때문이다. 김교수팀은 이 기술을 벼와 토마토 등 중요 작물에 적용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꽃가루만으로 배양에 성공한 것은 유채와 벼 ․ 밀 ․ 보리․ 담배 등 몇 종류에 불과하다.


[과학기자협회 미디어리소스발굴자료]

김길태 기자
저작권자 2005-01-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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