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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6-06-07

RNA 결함 불치병 치료 길 열어 한인 과학자, 신약 후보 물질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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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과학자가 포함된 미국 플로리다 스크립스 연구소(TSRI) 연구진이 10여개의 불치병 치료 연구를 통해 처음으로 이 분야 신약 후보물질을 창출해 냈다. 이 물질들은 전신 운동 실조증을 비롯해 치료가 어려운 진행성 유전질환을 일으키는 세포의 잘못된 RNA 구조를 공격하거나 중화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지난 1일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화합물이 척수 소뇌 실조증의 한 형태인 SCA10(spinocerebellar ataxia type 10)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서 추출한 세포들의 상태를 여러 측면에서 크게 향상시키는 결과를 보였다고 보고했다.

“30개 이상의 불치병, RNA 문제로 발병”

연구를 이끈 매튜 디즈니(Matthew Disney) 교수는 “대부분 불치병인 30개 이상의 질병들이 세포의  RNA 반복 때문에 발병한다”며, “철저한 기초과학 탐구를 통해 정확하게 RNA 염기쌍을 타겟으로 하는 신약 후보 소분자들을 식별해 내는 성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매튜 교수는 “이 정보로 SCA10 병소에 결합하는 최초의 신약 후보를 고안해 적용한 결과 세포의 여러 양상을 결함이 없었던 것과 같은 건강한 상태로 되돌리는데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디즈니 교수팀의 RNA motif-ligand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신약 연구 도식. RNA motif-ligand 데이타베이스에 포함된 정보들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병합함으로써 신약 후보인 작은 생체활성 분자들이 유사성 검색에 의해 최적화될 수 있다. 그림은 플로리다 스크립스 연구소 디즈니 랩 홈페이지 인용. ⓒ ScienceTimes
디즈니 교수팀의 RNA motif-ligand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신약 개발 연구 도식. RNA motif-ligand 데이타베이스에 포함된 정보들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병합함으로써 신약 후보인 작은 생체활성 분자들이 유사성 검색에 의해 최적화될 수 있다. 그림은 플로리다 스크립스 연구소 디즈니 랩 홈페이지 인용.

SCA10은 ‘펜타뉴클레오티드 반복’이라 불리는, 다섯 개 뉴클레오티드의 유전적 염기서열이 정상에 비해 수 없이 반복됨으로써 세포의 에너지 원천인 미토콘드리아에 영향을 미쳐 병을 일으키게 된다. 2AU-2로 알려진 신약 후보물질은 RNA 염기쌍과 결합함으로써 이 같은 반복을 차단한다는 것.

논문의 제1저자인 양왕용 박사는 “SCA10에서 구조적으로 유도된 독성을 완화시키는 2AU-2의 강력한 생체 활성력은 염기쌍을 타겟으로 하는 RNA 모듈이 다른 RNA 관련 질환에 대응하는 다른 화합물을 개발하는 데도 폭넓게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RNA 2차구조의 70% 이상은 염기쌍으로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연구를 수행한 매튜 디즈니 교수(왼쪽)와 논문 제1저자인 양왕용 박사 ⓒ TSRI Florida
연구를 수행한 매튜 디즈니 교수(왼쪽)와 논문 제1저자인 양왕용 박사 ⓒ TSRI Florida

양왕용 박사, 분자 인식문제에 새롭게 접근

디즈니 교수 그룹은 RNA 구조와 이를 타겟으로 하는 신약 후보 사이의 최적의 상호작용을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를 개발했다. 이 같은 상호작용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는 이미 여러 소분자 약물 후보를 디자인하는데 활용되고 있다.

디즈니 교수는 “우리 연구팀은 수백만 개의 RNA가 포함된 복잡한 세포 환경 속에서 어떠한 RNA의 구조적 문제에도 대응 가능한 소분자들을 고안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에서 양왕용 박사는 그 전까지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분자 인식문제에 탁월한 시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병원성 RNA 반복은 헌팅턴병을 포함해 취약한 X염색체 관련 떨림 운동실조증과 근육긴장 퇴행 위축 1형과 2형 등의 질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왕용 박사는 부산대 화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동화약품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미국으로 유학해 플로리다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1년부터 스크립스 연구소 화학과 연구원으로 난치병 치료 등을 위한 신약 개발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6-06-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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