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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황정은 객원기자
2016-03-18

뇌, 신비한 세계로의 초대 카오스재단 ‘뇌과학 강의’ (1) 신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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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뇌과학 강연'이 진행됐다.
지난 16일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뇌과학 강연'이 진행됐다. ⓒ 황정은/ ScienceTimes

현대 과학계에서 가장 핫한 이슈이면서 인체 기관 중에서도 가장 복잡성이 짙은 뇌를 탐구하기 위한 지식의 향연이 펼쳐졌다. 지난 16일, 카오스재단의 주관으로 ‘2016 봄 강연 뇌’ 가 열린 것이다.

총 10주 동안 10회의 강연으로 진행되는 이번 강의의 첫 주제는 ‘뇌, 신비한 세계로의 초대’ 였다. 뇌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기 전, 인간의 뇌의 구조를 전반적으로 살펴보는 시간이었다.

이날은 신희섭 기초과학연구원 단장의 강의로 이뤄졌다. 신 단장은 뇌가 생명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더 근본적으로 뇌가 왜 필요하며 뇌와 몸의 관계는 ‘주인(master)’ 과 ‘노예(slave)’의 관계인지 등에 대한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강의를 이끌어갔다.

뇌를 진화론적 입장에서 이야기 한 신 단장은 “단세포 생물의 경우 뇌가 없지만 음식을 먹고 소화하는 일을 무리없이 이행한다”며 “여기서 뇌는 왜 필요한 걸까, 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그 답은 다세포 생물의 운동성에서 찾을 수 있다”고 이야기 했다.

“해파리를 예로 들어볼까요. 해파리는 몸을 수축하고 이완함으로써 한 방향으로 운동을 이어갑니다. 여기서 ‘신경’ 의 중요성을 언급할 수 있습니다. 여러 세포가 한꺼번에 움직여야 몸을 수축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수축’의 정보를 몸 속 전 세포가 한꺼번에 공유해야 합니다. 뇌신경의 역할이죠. 물론 아주 단순한 예이긴 하지만 이를 통해 뇌가 3차원 다세포 생물의 운동을 위해 생겨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뇌가 몸을 조종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뇌와 몸은 ‘주인과 노예’의 관계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의견은 뇌의 쾌락 중추 역할을 통해 어느 정도 타당성을 얻는다. 배가 고프거나, 성욕을 느끼는 출발이 뇌의 쾌락 중추라는 게 알려지면서 뇌가 몸의 주인 역할을 한다는 의견이 근거를 얻은 것이다. 또한 신 단장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의 증상 역시 강한 충격이 뇌에 각인되면서 일어난 결과라고 덧붙였다.

동료 쥐가 전기충격 받으면, 다른 쥐도 얼어버린다

강의 도중 신희섭 단장은 동물실험 영상을 통해 청중들이 뇌 역할에 대해 더욱 구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공포심이 거세된 쥐, 호기심을 자극 받은 쥐 등에 대한 실험 영상이 그것으로, 실제로 공포심이 거세된 쥐는 눈앞에 놓인 거대한 쥐에게 끊임없이 다가가며 등에 올라타기도 하는 등 대담한 행동을 일삼았다.

또한 동료 쥐가 전기 충격을 받아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본 또 다른 쥐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때문에 한 동안 몸을 움직이지 못한 채 그대로 얼어있는(freezing) 반응을 보였다. 이는 곧 쥐의 ‘공감 능력’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신 단장은 “동료의 충격을 본 또 다른 쥐의 행동을 통해 쥐에게도 ‘공감’ 능력이 있으며, 이는 곧 뇌에서 나오는 능력임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뇌가 개별적으로 존재하고 활동하는 동시에 동료의 뇌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교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이야기였다. 신 단장은 “‘우리의 뇌가 왜 이렇게 큰 것일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 역시 여기서 얻을 수 있다”며 “동료의 뇌가 크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인간과 인간의 상호관계에 우리 뇌기능의 상당 부분이 사용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회성과 사회활동을 관장하는 데 있어 뇌기능 중 상당 부분이 사용된다는 의미죠. 사회성에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에 대한 ‘공감능력’입니다. 과거에는 공감능력이 인간 외에 침팬지 정도는 돼야 가질 수 있는 작용이라고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생각도 무너지고 있습니다. 무리지어 생활하는 동물이라면 모두 공감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뇌의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 이야기 한 신희섭 단장의 강연 이후 2부 순서에서는 패널 토론과 참석한 청중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질의응답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고갔는데, 뇌의 커넥텀, 줄기세포와 뇌,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알파고와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가 활발하게 이어졌다.

이날 강의에 참석한 한 지은영(43세, 서울) 씨는 “평소 뇌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지만 어떤 루트로 알아가는 게 좋을지 막막하던 차에 이번 강연 소식을 듣고 신청했다. 조금은 어려웠지만 다양한 사례를 통해 재미있는 시간이 된 듯 하다. 남은 강의도 기대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카오스재단에서 진행하는 이번 뇌과학 강의는 오는 5월 25일까지 매주 수요일마다 진행될 예정이다. 장소는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황정은 객원기자
hjuun@naver.com
저작권자 2016-03-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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