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0년대 미국 서부, 휴 글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인디언 여성과 결혼해서 혼혈아들을 둔 사냥꾼이다. 가죽 사냥을 하러 떠나는 30여명의 원정단의 길 안내를 맡았다가, 인디언들의 습격을 받는다. 추장 딸이 납치되자 인디언들은 딸을 찾으러 백인들만 만나면 독기를 품고 습격해왔다.
회색곰에게 사지가 찢긴 사냥꾼의 복수
간신히 인디언의 공격을 피한 휴 글래스는 기지로 돌아오던 중 길안내를 하다가 회색곰의 습격을 받는다. 목, 등, 배 등 온몸에 공격을 받은 휴 글래스는 마지막으로 남은 총알 한 방을 쏴서 회색곰을 죽이지만, 자신도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사경을 헤맨다.
원정단은 들것에 휴 글래스를 태우고 험한 산길을 전진하지만, 눈이 내리는 가운데 더 이상 넘기 힘든 험산을 만난다. 원정대 대장은 휴 글래스를 돌봐주고 혹시 사망하면 묻어줄 3명을 남긴 채 먼저 떠난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미남배우라는 이미지를 벗고 눈속을 구르며 온갖 고생을 하며 만든 영화 ‘레버넌트 : 죽음에서 돌아온 자’에서 주인공을 공격하는 회색곰 이야기가 나온다.
알래스카와 미국 로키산맥 등지에서 서식하는 회색곰은 예전부터 사람을 공격하는 맹수로 공포의 대상이었다.
회색곰(grizzly bear)는 몸길이 1.2∼2.5m, 어깨높이 90∼100cm, 수컷 180~360kg, 암컷 130~200kg에 달한다. 이렇게 무게가 나가지만, 빠를 땐 시속 56km정도의 속도로 달린다. 육상선수의 100m 기록이 시속 40km를 약간 넘는 정도이니, 그 육중한 회색곰의 빠르기를 짐작할 수 있다.
회색곰은 나무 열매 · 어린 싹 · 들쥐 · 파충류 · 물고기 등을 먹는다. 가끔 순록과 사슴도 잡아먹으며, 사람들을 공격해서 인명피해를 입힌다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나오곤 한다.
그런데 만약 회색곰이 사자나 호랑이와 싸우면 누가 이길 것인가? 맹수들이 죽을때까지 싸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없으므로 직접 비교는 어렵다. 맹수들의 실력을 측정하는 방법 중의 하나는 이빨로 무는 힘, 치악력으로 간접 비교하는 방법이 있다.
성인남자의 평균 치악력은 150 psi 정도이다. 150 psi는 1평방 인치 당 150파운드의 힘으로 씹는다는 의미이다.
치악력 세기가 10위인 동물은 사자이다. 600 psi로 성인남자의 4배 정도이나, 송곳니가 매우 뾰족할 뿐 더러 시속 80km로 달리는 것이 장점이다. 9위는 호랑이로 1050 psi이며 발톱이 무섭다. 8위는 점박이 하이에나의 1100 psi 이다.
회색곰의 씹는 힘은 동물 중 7위에 올라
보통 곰보다 훨씬 공격적인 회색곰은 1200 psi로 7위에 올라있다.
초식동물인 고릴라가 1300 psi의 치악력으로 6위를 차지했고. 5위는 1821 psi인 하마이다. 포유류 중 치악력이 가장 강한 동물은 재규어로 2000 psi이다. 1위부터 3위까지는 각각 나일 악어(5000 psi), 바다악어(3700 psi) 미국악어(2125 psi) 등 악어 3총사가 차지했다.
회색곰이 특히 난폭해지는 때는 새끼곰이 위협을 받을 때와 배고플 때이다.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에서도 휴 글래스가 새끼곰을 공격한다고 생각했기에 회색곰은 인간에게 달려들었다.
회색곰의 온순함과 잔인함을 동시에 보여주는 사례는 ‘그리즐리 맨’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잘 나타난다. 그리즐리(회색곰)를 너무나 사랑한 인간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환경운동자 티모시 트레드웰(Timothy Treadwell 1957~2003)는 여름만 되면 알래스카를 찾아가 야생 회색곰과 무려 13년을 함께 지냈다. 그는 마지막 5년간은 이런 모습들을 영상으로 담아 남겨놓았다.
티모시의 마지막은 곰에게 잡아먹히는 것으로 끝난다. 동면을 준비해야 하지만, 사냥을 못한 늙고 배고픈 곰이 티모시를 공격해서 잡아먹는다. 티모시가 죽은 뒤 티모시 친구였던 베르너 헤어조크 감독이 필름을 편집해서 찍은 영화가 바로 ‘그리즐리 맨’이다.
영화 레버넌트는 미국 서부 역사의 전설적인 모험가이자 개척자였던 실존인물 ‘휴 글래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실제로 휴 글래스는 회색곰을 만나 사지가 찢긴 채로 동료들 앞에 나타나지만, 인디언들과 마주한 동료들이 그를 버리고 도망쳤다. 격분한 그는 복수하겠다는 일념하나로 4,000km가 넘는 길을 돌아와 살아남았다.
디카프리오는 과연 오스카 주연상 받을까?
이 이야기는 여러 신문사를 통해 대서특필되면서 휴 글래스의 이야기는 지금까지 전해지면서 책으로도 나왔다.
이 영화의 또 다른 흥미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오스카 상을 타기 위해 만든 영화’라는 점이다. 디카프리오는 찬 물에 빠지고, 죽은 말의 내장을 꺼내고 알몸으로 그 속에 들어가 추위를 피하는 등 내내 추운 날씨에 온 몸을 던지는 치열한 연기로 눈길을 끈다..
이 영화는 2016년 오스카 후보에는 올라갔다. 시상식은 2월 28일에 열린다. 회색곰은 디카프리오에게 오스카 주연상을 안겨줄까?
- 심재율 객원기자
- kosinova@hanmail.net
- 저작권자 2016-01-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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