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기초·응용과학
최수하 객원기자
2016-01-20

시각장애인 위한 따뜻한 IT기술 점자 스마트워치와 스크린리더 어플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시각장애인들은 어떻게 스마트 폰을 사용할까? 이들을 위해 위해 따뜻한 IT기술을 구현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촉각으로, 소리로, 그리고 확대경으로 시각장애인들이 스마트 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보조기기와 어플을 만들어 주는 국내 중소기업들을 소개한다.

손목시계에 점자가 표시 된다면

올해 상반기, 국내기업 ‘닷’(대표 김주윤)은 세계 최초로  ‘점자 스마트 와치’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여러 개의 돌기들이 움직여 문자를 점자로 표현하는 기기다. 사용자는 액정을 만지며 점자를 감지할 수 있다. 표현방식은 기존의 스마트워치와 다르지만 블루투스로 스마트기기와 연동해 문자, 메신저 등을 표시해 준다는 점에서 기능은 거의 유사하다.

'닷'에서 개발한 점자 스마트 워치.
'닷'에서 개발한 점자 스마트 워치. ⓒ 닷

일반적으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서비스는 음성지원이 많지만, 점자스마트 워치의 경우 촉각을 이용하기 때문에 사생활 보호에 유리하며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이어폰을 사용해도 되지만, 소리가 중요한 감지 수단인 시각장애인이 이어폰을 쓰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외부소리를 차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자 스마트워치를 이용한다면 메시지를 읽으면서도 외부소리를 들을 수 있어 안전하다.

닷의 대표 김주윤 씨. ⓒ 닷
닷의 대표 김주윤 씨. ⓒ 닷

이 제품을 만들게 된 계기는 ‘닷’의 대표 김주은 씨의 대학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학 시절 무거운 점자 성경책을 들고 다니는 시각장애인 동료를 만났고 "왜 저렇게 크고 무거운 책을 들고 다니지?" 라는 궁금증을 품게 되었다.

이 후 그는 관련 보조기기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시각 장애인을 배려한 IT제품이 부족하다 것을 알게 되었다. 앞서 세 번의 사업에서 실패를 경험했던 김 대표는 시각장애인들의 불편을 해결하는 것이 진정 해결해야 할 문제라 여겨 사업에 다시 도전하게 되었다고 한다.

물론 점자 기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존에 있던 시각장애인용 보조공학기는 최소 2백만원이 넘는 고가이면서 아주 크고 무겁다. 반면에 ‘닷’의 스마트 워치는 가볍고, 가격도 다른 보조공학기에 비해 저렴한 편이며 디자인도 우수하다.

닷의 대표 김주윤 씨(노트북 뒤)와 직원들. ⓒ 닷
닷의 대표 김주윤 씨(노트북 뒤)와 직원들. ⓒ 닷

지금의 점자 스마트 워치가 나오기까지 ‘닷’은 시각장애인들과 실제로 많은 접촉을 하며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했다고 한다. 수많은 대화와 관찰을 바탕으로 지금의 점자 스마트워치가 탄생되게 된 것이다. 그들은 “시각장애인들도 똑같이 아름답고 세련된 것을 좋아하신다”고 말하며 그들이 디자인에 쏟은 애정의 이유를 밝혔다.

 듣고 확대해 보고, 안드로이드의 스크린리더 어플

시각 장애를 가진 사람이라면 모두 앞을 전혀 볼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로 대부분은 약간의 시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WHO에 의하면 교정시력이 0.02 이하는 전맹자로, 0.02~0.3인 사람들은 저시력자로 분류한다. 이 저시력자들은 어느 정도는 볼 수 있지만, 글자를 읽는 등의 소소한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다.

앱의 첫 화면.  ⓒ 에이티랩
앱의 첫 화면. ⓒ 에이티랩

에이티랩(대표 박영숙)에서 개발한 샤인플러스는 이런 저시력자들까지 도움을 주는 앱이다. 전맹자들을 위해서 음성 서비스를 지원하며, 저시력자들에게도 확대경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기존의 서비스들이 주로 전맹자용 서비스임을 생각한다면 ‘샤인플러스’는 보다 사용할 수 있는 이용자의 범위가 넓다.

캔디바에서 컬러를 눌러 원하는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빨간색:음성지원,, 주황색: 전체 화면 음성지원, 노란색: 글자 확대, 초록색: 선택글자 확대.)
캔디바에서 컬러를 눌러 원하는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빨간색:음성지원,, 주황색: 전체 화면 음성지원, 노란색: 글자 확대, 초록색: 선택글자 확대.) ⓒ 에이티랩

샤인플러스의 핵심기능은 화면의 글자를 읽어주고 확대해 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외에도 다양하게 많은 기능이 있다. ‘캔디바’는 필요할 때에만 기능을 꺼내 쓸 수 있는 서비스다. 또 폰을 귀에 대야만 소리가 나는 ‘귓속말’이라는 기능은 사생활을 보호 받을 수 있다.

에이티랩 대표 박영숙 씨는 미군 IT분야에서 일을 하던 중 시각장애를 가진 직원이 pc용 스크린리더를 이용하여 업무를 하는 것을 보게 된다. 그리고 IT기술이 장애인 복지에 도움을 줄 수 있겠다 생각해 창업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에이티랩의 대표 박영숙씨. ⓒ 에이티랩

에이티랩의 대표 박영숙씨. ⓒ 에이티랩

처음 사업을 시작 할 때 박 대표는 시각 장애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선천성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20년 동안 프로그래머로 활동한 김정 씨(현 에이티랩 이사)를 찾아갔다. 그와 함께 사업을 꾸려나갔고 그 과정에서 물론 힘든 일도 많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연구한 끝에 결국 샤인플러스 1.0(테스트버전)을 내놓게 되었다.

샤인플러스는 2014년 한 통신사의 창업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자금과 멘토를 지원받아 글로벌화 될 수 있었다. 그리고 현재 17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배포 중에 있다. 현재 사용자들의 협력으로 번역이 완성되는 경이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고 한다.

박 대표는 "시각장애인은 이제 더 이상 수혜자가 아닌, 소비자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일해왔습니다. 질 좋은 서비스와 제품은 진정한 소비자일 때만이 그 품질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일에 대한 소신과 시각장애인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최수하 객원기자
tngk889@naver.com
저작권자 2016-01-20 ⓒ ScienceTimes

태그(Tag)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