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에서 창조적 상상력을 훔쳐봅시다. 픽사의 창시자 스티브잡스는 생전에 실력이 좋은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는 말을 즐겨했습니다. 프로메테우스가 제우스 몰래 훔쳐서 준 불이 인류 최초의 혁명적 기술이 되었고, 그것이 바로 창조력과 창조적 상상력을 상징합니다. 그러므로 혁신을 위해서는 창조적 상상력을 훔쳐야 합니다.”
외국영화 번역가로 유명한 이미도 씨가 내년도 전면 시행되는 자유학기제로 고민이 많은 중학교 현장 교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한 말이다. 지난 12일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열린 제5회 자유학기제 현장포럼에서 이미도 씨가 주제 강사로 나서 강연했다.
무엇이든 연결을 잘하면 그것이 창조력이다
창조적 상상력을 훔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미도 씨는 “창조적 상상력이라는 뛰어난 무기를 가지고 있는 픽사(PIXAR)는 화소를 뜻하는 픽셀(Pixel)과 예술(Art)의 연결로 만들어졌다”며 연결(Connection)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씨는 정보통신기술 ICT를 다른 말로 바꾸면 ‘Ideas Connect Technologies’로 아이디어는 기술과 기술, 산업과 산업의 연결을 뜻한다는 것. 즉 제품이든, 서비스든, 아이디어든 연결을 잘하면 그것이 창조력이 되고 창조경제가 된다는 얘기다.
“창조적 상상력을 위해 연결을 잘하려면 넘나들기와 어울림을 잘해야 합니다. 넘나듦이 바로 통섭(Consilience)인데, 기술과학과 인문학의 독서를 넘나들게 되면 세상에 존재하는 기술을 연결하게 되고 그것이 감동을 주는 협업이 된다면 창조적 상상력이라는 꽃을 피울 수 있는 겁니다.”
이런 연결, 넘나듦, 어울림의 기술을 키우기 위한 방법론으로 그는 영화, 여행, 책을 제안했다. 그리고 “창조적 상상력은 엘리베이터처럼 순식간에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계단처럼 하나씩 올라가야 성공에 다다를 수 있는 것”이라며 “미래를 걱정하는 청소년들에게 교사들이 계단을 오르는 길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자유학기제, 교과연계형 프로그램 필요하다
이미도 씨의 주제 강연 후 이어진 것은 현장교사들이 진행하는 워크숍. 자유학기제 시범운영으로 성과를 거둔 현장교사들이 강사로 나섰다. 여기서 이수진 청평중 교사는 ‘나는 나머지다/체육시간에도/수학시간에도/영어시간에도/난 늘 남는다… 난 나머지가 싫다’라는 한 학생의 시를 읽어주면서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직업과 직무를 만들어보는 창직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만의 미래직업을 만들어 보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또 이은경 행당중 교사는 ‘PIE-사진으로 여는 세상’을 주제로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사진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가 내면을 들여다보고 주변의 세상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으며 친구들과 상호작용하는 기회도 갖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이날 포럼에 모인 교사들은 “학생들과 외부로 진로체험활동을 나가기에는 여러 제약들이 많을 뿐 아니라 미리 준비되지 않은 외부활동은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교육효과가 크지 않을 때도 많다”며 학교 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교과연계형 진로체험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에 부합하는 워크숍이 동구중학교 교사들이 진행한 ‘실험과 활동중심 펀펀 프로젝트 수업’이었다. 과학, 기술‧가정, 수학, 체육 등 교과별로 활용할 수 있는 수업자료를 소개했다. 일례로 체육시간에 진행할 수 있는 ‘에너지 캠핑 즐기기’라는 수업. 에너지 캠핑을 통해 에너지 생산과 절약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캠핑사업가라는 직업까지 소개하는 내용으로 현장교사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 김순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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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5-12-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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