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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5-09-25

사람의 뇌는 어떻게 커졌나 “독특한 뇌 줄기세포가 팽창에 주요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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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대뇌 피질에는 약 160억개의 뇌 신경세포가 있어 신호를 주고 받는다. 우리가 걷거나 지난 날의 향수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또는 미래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의 모든 것을 계층적 회로를 통해 관장한다.

인간이 미래를 꿈꾸고 어떤 행동을 선택해서 할 수 있는 것은 본능에만 의존하는 다른 동물과 크게 다른 점이다. 파충류 같은 동물이 먹고, 번식하고, 위험을 감지했을 때 도망가는 것은 뇌 속에 자동 저장돼 ‘생각 없이’ 반사적으로 나타나는 본능적 행동이다.

사람은 파충류와 포유류, 영장류를 거쳐 진화하면서 파충류나 다른 동물의 본능적 행동을 맡고 있는 뇌 기능도 함께 유지됐다. 식욕이나 성욕, 분노 같은 본능적 행동을 관장하는 시상하부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진화 과정 중에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관장하는 대뇌피질이 본능을 관장하는 구역을 압도해 크게 발달하면서 두뇌가 급속히 커지게 된 것으로 알려진다.

인간은 진화과정에서 대뇌피질이 1,000배 이상 팽창한 것으로 밝혀져 있으나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는 아직까지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사람의 대뇌피질 팽창에 주요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이는 뇌 줄기세포를 보고한 아놀드 크리그슈타인 교수 ⓒ UCSF
사람의 대뇌피질 팽창에 주요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이는 뇌 줄기세포를 보고한 아놀드 크리그슈타인 교수 ⓒ UCSF

독특한 뇌 줄기세포 발견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대 연구진은 대뇌피질 신경세포의 대부분을 생성하는 것으로 보이는 독특한 줄기세포 무리의 유전적 자취를 지도화하는데 성공해 관심을 모은다. 이 성과는 저명 학술지 ‘셀’(Cell) 24일자에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보통의 줄기세포와는 다른 이 줄기세포들이 영장류의 뇌가 진화과정에서 폭발적으로 커질 때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담고 있다.

논문의 교신저자 중 한 사람인 아놀드 크리그슈타인(Arnold Kriegstein) 교수(발달 및 줄기세포 생물학, UCSF 엘리와 에디스 재생의학 및 줄기세포 연구 광역센터 이사)는 “인간을 만물의 영장으로 만든 유전적 유산이 무엇인지는 모두가 궁금해 하는 사실”이라며, “발달의 초기단계를 자세하게 관찰하면 우리 뇌의 진화를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뇌, 안에서 바깥으로 형성돼

배아가 발달하는 수개월 동안, 수백 개의 서로 다른 세포 타입을 가진 인간 대뇌피질이 구축되는 대역사는 균일한 신경 줄기세포층으로 시작해 안에서 바깥으로 점차 확장돼 나간다.

최근까지 과학자들은 이 과정에 대한 대부분의 지식을 실험용 쥐와 같은 동물 모델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알았다. 이 과정에서 거의 모든 신경세포들은 뇌 심부의 영양이 풍부한 뇌실 구역(the ventricular zone, VZ)에 존재하는 뇌실 방사형 신경교(ventricular radial glia, vRGs)에 의해 생성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최근의 연구들은 사람의 대뇌 피질 발달에는 추가적인 주름의 역할이 있었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 2월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진은 뇌의 신피질을 만드는 신경 전구세포를 증식시키는 유전자(ARHGAP11B)를 찾아냈다고 ‘사이언스’(Science, 2월26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한 바 있다. 연구진은 이 유전자가 진화과정에서 인간의 대뇌 신피질의 팽창을 일으키는데 주요한 역할을 담당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미국 UCSF대 연구진은 분자적으로 뇌실 방사형 신경교와 구별되는 외곽 방사형 신경교세포들이 △다양한 형태의 수백개에 달하는 딸세포를 생성하며 △영장류의 외곽 뇌실에서 증식을 위한 틈새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진화과정에서 대뇌 피질 팽창의 단서를 찾았다고 설명한다.

이 같은 연구들은 두뇌의 신경 네트워크 구축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사람 뇌의 진화과정에 대한 의문점을 하나씩 풀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5-09-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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