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엄청난 인파가 몰렸던 ‘2015 교육기부 행복박람회’는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워줄 수 있는 진로탐색과 직업체험을 위한 다양한 교육기부 모델들을 제시하면서 20일 막을 내렸다. 이번 박람회는 내년 전면 시행될 ‘자유학기제’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사회교육인프라 구축에 꼭 필요한 대안으로 떠오른 교육기부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진로·적성에 맞는 ‘직업체험’으로 만족도 높아
19일 친구들과 함께 교육기부 박람회 현장을 찾은 김채린 학생(남양주 장내중 2)은 교육기부특별관에서 한국애니어그램교육연구소가 제공하는 교육기부 프로그램으로 진로·적성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채린 학생에게 맞는 진로유형은 성취가.
채린 학생은 성취가에게 맞는 직업들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창의마켓과 투모로랜드 체험 존으로 이동을 해서 다양한 직업 체험을 시작했다. 김채린 학생은 “평소에도 컴퓨터 관련 쪽으로 관심이 많았었는데, 진로유형도 그쪽으로 나왔고 또 관련된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어서 제 꿈을 좀 더 구체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학생들이 자신의 꿈과 끼를 찾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진로체험이다. 자유학기제 취지도 시험 부담 없이 체험의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학생들의 진로체험 프로그램 자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소도시나 농어촌지역은 특히 더 직업 체험에 있어서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이번 박람회에서 부족한 직업체험 기회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교육기부’사례들이 눈에 띄었다. 바로 청년 교육 사회적협동조합 ‘씨드콥’과 함께하는 진로직업체험교실이다. 이것은 버스에 다양한 직업체험공간을 만들고,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학교로 찾아가 그 분야의 진로·직업 이야기를 들려주는 콘셉트다.
진로탐색 부족한 시골엔 ‘찾아가는 직업체험버스’
이에 대해 이승환 씨드콥 대표는 “시골학교 학생들은 다양한 직업을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전문 분야에 종사하는 직업인들을 강사로 모시고 학교로 찾아가서 아이들에게 직업이야기를 들려주는 교육기부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생에 다양한 길이 있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는 이승환 대표는 “공교육 내에서 학생들이 ‘창의체험’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줄 수 있도록 12개 청년교육기업이 모여 씨드콥을 만들게 됐다”며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보급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는 등 공교육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씨드콥은 이번 박람회에서 마스터셰프 코리아 2에 출연한 김영준 쉐프와 나승연 전 평창올림픽 유치조직위원회 대변인을 초청해 명사특강 드림멘토스를 진행했다. 특히 김영준 쉐프는 ‘요리사가 학교에 간다’라는 콘셉트로 강연을 꾸몄고, 체험부스에서는 학생들이 선호하는 직업군과 그 직업을 대표하는 인물들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학생들이 원하는 직업인들을 강사로 섭외해서 학교로 찾아가기 위해서였다.
대학생 멘토의 진로진학상담 인기 높아
이렇게 다양한 직업인들이 학생들의 진로탐색에 가이드 역할을 해주는 것도 좋지만, 이번 박람회에서는 똑같은 진로에 대한 고민을 조금 먼저 해본 대학생들이 멘토가 되어 진로진학상담을 해주는 교육기부도 인기가 높았다.
2012년 첫해부터 올해까지 4회째 교육기부 박람회에 참여하고 있다는 대학생 연합 동아리 ‘국인(國人)’이 바로 그 주인공. ‘국가적 인재, 국제적 인재’라는 뜻의 ‘국인’은 글로벌멘토링을 통해 재능나눔과 사회환원 활동을 주로 하고 있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대학에서 전공하고 싶은 진로를 정한 학생들에게는 실제로 그 학과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전공 대학생이 일대일 멘토로, 그 학과에서 어떤 공부를 하고 어떤 진로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구체적인 안내를 해주었다.
‘국인’ 동아리 부스에서 교육기부 활동에 참여하고 있던 조현지 학생(서강대 사학과)은 “저희들 모두가 몇 년 전에 겪었던, 진로에 대한 고민들이기 때문에 중고등학생 동생들에게 보다 현실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다는 것 같다”며 “평소에도 학교 단위로 요청이 오면 저희 동아리 회원들이 직접 학교로 찾아가서 학생들의 멘토가 되어주는 교육기부 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김순강 객원기자
- pureriver@hanmail.net
- 저작권자 2015-09-2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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