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한 ‘2015 교육기부 행복박람회’ 현장은 가을 소풍 나온 학생들로 아침부터 시끌벅적하게 북적거렸다. 이번 교육기부 박람회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어드벤쳐 테마파트로 꾸며져 학교와 학생들의 다양한 체험 욕구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교육기부’는 일부 출연연들의 과학나눔에서 시작되어 전 사회로 확산됐다. 그 결과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4517개 기관이 ‘교육기부’에 참여해 5800여 개의 체험프로그램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가운데 232개 기관이 참여한 이번 박람회는 그동안의 ‘교육기부’ 성과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교육기부 우수기관 55곳에 인증서 수여
특별히 박람회 첫날, 교육의 사회 환원과 나눔문화 정착에 앞장서 온 기업‧대학‧공공기관‧대학생 동아리 등을 발굴해 교육기부 기관(동아리)으로 지정하는 교육기부 인증서 수여식이 있었다. 올해는 44개 기관과 11개 동아리 총 55개 기관(동아리)이 인증서를 받았다.
이번에 인증서를 받은 기관이나 동아리들은 박람회 현장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먼저 ‘다빈치’라는 수술로봇을 개발한 인튜이티브 서지컬 코리아는 ‘청소년 다빈치 교실’이라는 부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다빈치 수술로봇은 복잡한 수술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로봇수술기를 말한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다빈치 수술로봇을 직접 작동해 보면서 로봇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의‧공학에 대한 꿈을 키워가고 있었다. 체험에 나선 장승윤 학생(지산중)은 “로봇수술에 대해 설명도 듣고, 의사 가운도 직접 입어보고, 비록 시뮬레이션이지만 다빈치 로봇 수술기를 체험해 보니까 정말 의사가 된 것 같았다”며 “몇 개의 작은 절개만으로도 수술이 가능한 것을 보니 더욱 신기하고 놀라웠다”고 말했다.
서효철 인튜이티브 서지컬 코리아 이사는 “청소년들이 다소 어렵게 느낄 수 있는 로봇 수술의 원리를 직접 체험해 봄으로써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이곳에 참가했던 학생들이 나중에 다른 학생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나눔으로써 더 나은 가치를 함께 만들어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교육기부의 수혜자가 이제는 교육기부 주체로
또 다른 부스에서는 ‘태양광랜턴 조립체험교실’이 진행되고 있었다. 전기 없이 살아가는 아프리카 지역의 어린이들을 위해 태양광랜턴을 직접 조립, 체험해 봄으로써 에너지 빈곤을 직‧간접적으로 느껴보자는 취지였다.
이 같은 ‘교육기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있는 곳은 장애인을 비롯한 소외된 이웃의 사회통합과 복지증진에 힘쓰고 있는 밀알복지재단이다. 이번 교육기부 박람회의 특징이 바로 과거 기부의 수혜자였던 기관이나 단체가 이제는 교육기부의 주체가 되고 있다는 것.
홀트아동복지회나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 월드비전, 사회복지법인 베타니아 등이 그 대표적 사례다. 특히 홀트아동복지회는 해외 입양이 주업무였던 것과 달리 이제는 해체되는 가정을 건강하게 지키는데 힘쓰고 있으며 교육기부도 가정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는 홀트가족나눔교육 ‘패밀리 메이커’를 진행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가난과 장애, 질병으로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하는 하트하트재단에서는 ‘발달장애인 예술강사가 학교로 찾아가는 장애이해교육 하트해피스쿨’을 교육기부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다.
장진아 하트하트재단 사무국장은 “하트해피스쿨은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재능을 활용해 교육기부에 주체적으로 참여하여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는 탁월한 교육모델”이라고 설명하며 “교육기부가 장애인, 비장애인이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며 더불어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20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교육기부 박람회에서는 누구나 교육기부에 참여할 수 있고, 누구나 교육기부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새로운 사회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 김순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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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5-09-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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