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일본 東京工科大學교수로 있는 미야자키 구미코(宮崎久美子)라고 합니다. 오늘 이 곳에서 강연을 할 수 있어서 기쁘고 초청해 주신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여러분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한국은 이제 일본 사람들이 찾는 도착지(destination)로 1위를 기록했습니다. 이제까지는 하와이가 차지했는데 금년 상반기를 기해 한국이 하와이를 추격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 한국과 일본과의 관계가 더욱 친밀해 지고 과학기술 분야 등 여러 분야에서 교류도 더욱 활발해 질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진국들도 대부분 같은 경우겠지만 일본은 현재 대량 생산 속에 있습니다. 그리고 정부든 기업이든 대량생산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시장을 통해 제품을 팔아야 하고 그 돈으로 또 생산을 합니다. 오늘 우리가 이야기 하려는 혁신의 내용도 경쟁력을 갖고 원활한 시장진입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혁신은 각기 다른 그룹을 포함하는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전통적인 수요나 시장개념과는 달리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집단들이 혁신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고 그래서 혁신과정은 시스템적 관점에서 파악하게 됐습니다. 예를 들면, 한 나라의 혁신 성과는 우선적으로 기업, 대학, 공공 연구소, 또는 개인들이 지식의 창출과 이용이라는 집단적 시스템에서 어떻게 상호 영향을 미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국가혁신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새로운 기술의 창출과 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각각 다른 요소들의 상호작용이라고 간주됩니다.

혁신은 단순히 기술발명뿐만 아니라 생산자-소비자-공급자와의 관계, 메커니즘, 경쟁구조, 교육, 정부의 정책 등에 달려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시장, 그리고 새로운 그룹이 산업의 구조와 역동성을 변화시킨다고 생각합니다.

혁신궤적이란 혁신 프로세스와 그 변화의 역동성과의 상관관계를 설명하는 것으로 기술궤적보다 범위에 있어서 더 넓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기술궤적은 혁신프로세스의 전반적인 과정을 설명하지 못합니다. 혁신궤적은 연구(과학), 개발(기술)과 시장활동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혁신궤적의 변동은 새로운 과학의 발견, 기술의 발명, 시장 및 그 구조의 변화 등 몇몇 요인들에 의해서 발생합니다. 저는 여기에서 유선형 타입과 복합형 타입의 혁신궤적을 논하려고 합니다.

최근 몇 년간 발생한 구조적 변화로 인해 기존의 유선형 혁신 궤적이 복합형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혁신궤적은 혁신의 축에 있어서 분명한 방향이 없는 복합형 궤적입니다. 여러 요소들의 상호작용관계를 설명할 수 있는 궤적을 예견하기가 힘들고 그래서 국가의 정책이나 기업의 전략을 수립하는데도 어려움이 많습니다. 다양한 여러 요소들이 복잡하게 서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유선형의 궤적은 변화를 만들어 내는 요인들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 궤적은 과학, 기술, 시장이라는 축 속에 보다 분명하고 정확한 상황이 전개돼 있습니다. 이에 대한 예로 일본의 로봇산업에 대해 이야기 하겠습니다. 지난 몇 년간 우리는 로봇산업을 연구했습니다. 그리고 혁신궤적에 있어서 한가지 변화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연구에서 우리는 TEN(Techno-Economic Network) 프레임워크를 이용했습니다.

로봇혁신은 대단한 기술변화, 다양한 용도, 시장의 도전이었습니다. 전통적으로 로봇은 제조업 분야에서 이용하는 것만을 생각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이 분야에서 예상치 못했던 상당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로봇은 이제 산업용에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되기 시작한 것이죠.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유선형 궤적에서 복합형 궤적으로 변화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로봇사용에 대한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자 정부의 규제가 시작됐습니다. 로봇산업의 경우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경쟁력을 높이고 수요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로봇은 이제 일본정부가 권장하는 국책산업의 일부가 됐습니다. 일본 로봇산업의 성공의 열쇠는 초기단계에 로봇 산업의 잠재력을 알고 정확한 전략을 세웠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로봇개발은 중소업체가 담당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 기술을 소유하고 잇는 중소업체에 재정적인 지원을 하고 있고 여러 가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궤적의 변화는 예견할 수 있는 유선형궤적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정책이나 기술을 필요로 합니다.

일본의 로봇산업은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로봇은 처음에 사람들이 기피하는 소위 3D업종을 대치하기 위해서 만들어졌지만, 그러나 이 로봇이 예상과 달리 상당히 인기를 끌었고, 기술이 발달하자 산업용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벗어나 무기로, 또는 범죄용으로도 쓰였기에 이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로봇과 시장(수요)과의 함수관계, 또 정부와의 관계를 면밀히 연구하고 추적해서 혁신의 궤적을 만들어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혁신은 로봇이 잘 팔리도록 상황을 추진하는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정부의 개입과 시장의 상황변화를 관찰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일이 중요했고, 바로 이것이 혁신에서 필요한 일입니다.

궤적변화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의사결정 체계에 의거해 활동, 주체, 네트워크, 국가 등 4개 분야에서 분석을 범주화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혁신궤적의 변동은 상당한 수준의 정책적 주의가 필요합니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주위 환경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변화하는 환경에 따른 정책결정이 중요합니다. 특히 과학기술과 시장이라는 변수에 대해 주의 깊은 성찰이 필요하고 이는 의사결정 시스템에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이 될 것입니다.

사회에는 여러 주체들이 있습니다. 과학기술에 한정한다면 정부가 될 수 있고 기업과 대학이 될 수도 있지만, 이 주체들은 주위 환경에 따라 변할 수 있습니다. 즉, 새로운 과학적 발견, 새로운 기술 발명, 시장구조의 변화 등에 따라서 같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각각 주체들의 변화의 궤적(흐름)을 추적하고 분석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앞에서 언급했듯 각 주체의 변수를 다른 주체의 변수들과 연계해 다시 종합적인 궤적을 만들어 보는 것입니다. 그러한 분석이 가능하다면 외부의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길 것입니다. 혁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변화라는 도전(challenge)에 응전(response)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일입니다.

/ 정리 : 김형근 사이언스타임즈 객원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