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방학임에도 불구하고 서울 대신초등학교는 학생들의 목소리로 꽉찼다. 대학생 돌봄교실 봉사단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이었다. 경희대 아동가족학과 '예그리나'가 진행하는 '이모저모 직업세계' 프로그램이다.
'여름방학 대학생 돌봄교실 봉사단'은 전국 100개 대학 동아리 학생 643명이 지난달 20일부터 이번달 28일까지 진행하는 대학생 교육기부 사업이다. 전국 101개 돌봄교실에서 진로체험, 과학실험, 문화예술체육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대신초등학교 3학년 이준혁 학생은 "부모님이 바쁘셔서 이번 돌봄교실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날 돌봄교실에는 이준혁 학생처럼 맞벌이 부부의 자녀를 비롯하여 다양한 학생들이 참여하였다.
이날 프로그램은 미디어 직업군에 관한 활동으로 진행되었다. 학생들이 배우, 작가, 감독, 연출 등 미디어 전반에 있는 직업군을 미리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되었다. 본격적인 체험에 앞서 퀴즈를 통해 호기심을 유도하고, 자연스럽게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작가를 체험해보기 위해 학생들은 대본을 쓰는 체험을 했다. 단순히 주제를 주고 쓰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상상력을 높이기 위해 영상을 보여주고 뒤를 이어 자유롭게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생은 직접 소품을 만들어 연극을 준비하기도 했다.
대학생들은 학생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최대한 상상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어떤 것을 정해주고 이야기를 덧붙이기 보다는,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활동을 진행하고자 노력했다. 어려워하는 학생에게 예시를 들어주기도 했지만, 그 과정에서도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경희대학교 아동가정학과 '예그리나'는 송지은(2학년) 학생을 비록하여 총 4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송지은 학생은 "예그리나는 동대문구 건강가정지원센터와 협력하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대외활동에도 많이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지은 학생은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진행하다보니, 아이들이 쉽게 이해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변수가 생길 때는 힘들다"고 하면서 "하지만 아이들이 다음 활동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낼 때는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성미래(2학년) 학생은 학교에 들어올 때 아이들이 반갑게 인사를 해줄 때 기분이 좋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성미래 학생은 "회차마다 회의를 꼼꼼하게 진행하지만,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생길 때는 어렵다"고 하면서 "하지만 피드백을 길게 할수록 좋은 내용을 얻을 수 있어서 좋다"라고 말했다.
돌봄교실에 참여하는 소감에 대해 성미래 학생은 "학교에서 공부만 하는 것보다 아이들을 직접 경험하는 것이 좋다. 경험을 통해 사명감이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성미래 학생은 돌봄교실과 기존 동아리 활동이 같지 않아 어렵다는 고충도 털어놓았다.
돌봄교실에 참여한 대신초등학교 3학년 류아연 학생은 "다양한 활동과 프로그램을 할 수 있어서 좋다"고 했으며, 2학년 강다연 학생은 "방학 때 집에만 있으면 심심한데, 돌봄교실에 나오면 친구도 많이 있고 활동도 많아서 즐겁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돌봄교실은 전담교사가 이끌어갔지만, 올해부터는 대학생이 진행하면서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생겨났고, 지원도 늘어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대신초등학교 교사 김희중씨는 "처음이라 다소 어수선한감이 있지만, 대학생이 진행되기 때문에 아이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다"라고 했다.
돌봄교실은 단순히 방학 때 대학생이 봉사활동을 하고, 방학 때 갈 곳이 없는 아이들이 참여하는 활동이 아니다. 아이들에게는 사회성 발달에 있어 좋은 기회가 되며,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대학생들에게는 새로운 경험과 사명감을 갖게 만드는 기회이다.
- 이슬기 객원기자
- justice0527@hanmail.net
- 저작권자 2015-08-18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