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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순강 객원기자
2015-07-07

메이커 활동으로 취업 '일석이조' [한국의 메이커스] 박상우 R&D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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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진학률이 70%를 육박하는 상황에서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취업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요즘은 내로라하는 대학이나 대학원을 졸업한 고학력자들도 취업이 어려운 상황이라 더더욱 그렇다. 그것도 단순한 취업이 아니라 외국계회사에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서 입사를 한 것이라면 더욱 놀랄만한 일이다.

주인공은 로봇개발회사 메카솔루션의 R&D 매니저를 맡고 있는 박상우 씨다. 하지만 인터뷰를 위해 만난 박상우 씨는 매니저라는 직함도, ‘~ 씨’라는 호칭도 어색할 만큼 앳된 모습이어서 또 한 번의 놀라움을 주었다.

메이커 활동이 취업으로까지 이어져

Let;s make포럼 강사로 초청되어 강연하고 있는 박상우 메이커 ⓒ 김의제
Let;s make포럼 강사로 초청되어 강연하고 있는 박상우 메이커 ⓒ 김의제/ Science Times

아직은 교복이 더 어울릴 법한 모습이었는데, 벌써 직장생활 2년차라고 했다. 아두이노를 활용해 다양한 만들기를 즐겨하던 메이커 활동으로 인해 로봇개발회사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게 됐고, 고교 재학시절부터 직장생활을 시작했던 것.

“어릴 적 레고블럭부터 각종 만들기는 무조건 좋아했습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해서는 기계공고의 특징을 살려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했는데, 거기서 로봇을 만들고 그 과정을 페이스북에 공개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제 페이스북을 보고, 스카우트 제의가 와서 친구들보다 일찍 직장생활을 하게 된 것이지요.”

메이커 활동이 취업으로까지 이어진 케이스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박 씨는 “처음에는 메이커가 뭔지도 잘 몰랐다”며 그저 만들기가 좋아서 취미활동을 했을 뿐인데, 남들이 메이커라고 불러주더라”고 말했다. 그의 메이커 활동 시작은 다른 사람들의 블로그를 따라서 해보는 것부터였다.

“방과 후 심심하면 다른 사람들의 블로그를 둘러보면서 뭐 따라할 거 없나 찾는 게 제 일과였지요. 블로그에는 개인블로그와 기업형 블로그가 있는데, 따라 하기에는 기업형 블로그가 좋습니다. 과정을 단계별로 잘 올려놨거든요. 그렇게 따라서 만들어 본 후엔 바꿔보고, 추가해보고, 응용해보면서 제 것을 만들기 시작한 겁니다.”

이렇게 집에서 취미활동으로 하던 만들기를 그는 학교 내 동아리활동으로 가져왔다. “만드는 게 좋은데, 부품이 많이 들어가니까 비용이 부담스럽기 시작했다”며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것에 대한 기획서나 품위서를 올려서 동아리 선생님께 허락을 받고 동아리 지원비로 만들기 작업을 계속했다는 것.

학교에서 KBS 골든벨 프로그램 촬영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거기에 출품할 작품을 만들겠다는 명목으로 교내에 비치되어 있는 3D프린터와 같은 시설을 빌려 쓰기 시작했다. 거기서 박 씨는 장애물이 나타나면 스스로 피하는 거북이 로봇을 만들었다.

인간의 삶에 이로운 로봇 만들고파

“시각장애인들은 지팡이로 두드려 보면서 앞에 장애물을 확인하는데, 아두이노 센서를 활용하면 두드려보지 않고도 장애물이 나타나면 소리가 나거나 진동이 울리는 것을 만들고 싶었어요. 훨씬 더 편리할 거 같다는 생각을 했지요.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거북이 로봇이지요.”

“이렇게 만들고 싶은 것을 기획한 후, 그것을 만들 자금을 확보하고 제작에 들어가는 작업을 반복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메이커가 되어있었다”며 박 씨는 앞으로 “인공지능이 탑재된 로봇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인간의 삶에 이로운 로봇을 만들고 싶단다.

“실제적으로 만드는 건 잘하는데, 공학적인 부분을 정식으로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좀 많이 부족한 거 같아서 요즘 무크 강좌 같은 것을 이용해 필요한 로봇공학에 대한 내용들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학사 학위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이론적 부족을 채우기 위함이기 때문에 대학진학이 아니라 전 세계 유수의 대학 강의를 무료로 수강할 수 있는 교육과정인 무크(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를 활용하는 것을 보면 어린 나이답지 않은 실속파다.

현재 박 씨는 회사에서 기술 상담과 블로그 관리를 맡고 있다. 기술상담은 아두이노나 라즈베리파이와 같은 보드를 이용해서 뭔가를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려주는, 일종의 컨설팅상담을 말한다.

블로그 관리는 자신이 개발한 아두이노 로봇 키트 같은 것을 활용해 만드는 과정을 블로그에 상세하게 올려놓는 것이다. 즉 아두이노를 잘 모르는 초보들도 그 과정만 따라하면 얼마든지 로봇을 만들 수 있도록 상세히 그 과정을 공개하고 있다.

이처럼 박상우 씨는 바쁜 직장생활 속에서도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고 사용하고 공유하는’ 메이커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히든 메이커' 박상우 씨가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 나아갈지 그의 성장이 더욱 기대가 되는 까닭이다.

김순강 객원기자
pureriver@hanmail.net
저작권자 2015-07-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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