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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2015-06-23

골프장 물사용 35% 줄인다 가뭄 극복 위해 첨단 기술 총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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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있는 골프장들이 사용하고 있는 물의 양은 하루 약 79억ℓ다. 골프장 한 곳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의 양은 약 49만ℓ로 집계되고 있다. 이처럼 많은 양의 물을 잡아먹는 캘리포니아 지역 골프장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사상 최대의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 전체가 물 부족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 최근 캘리포니아 주 정부가 전 지역에 걸쳐 25%의 물 사용량을 줄이라고 행정명령을 발동한 상황에서 골프장이 너무 많은 물을 사용하지 않느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많은 골프장들이 새로운 관개 기술과 농법으로 이 위기를 극복하려 하고 있다. 골프장 용 물 전문가 마이크 후크(Mike Huke) 씨는 22일 '사이언스 2.0'을 통해 “많은 골프장들이 가뭄을 극복할 수 있는 첨단 관개기술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발·산되고 있는 수분 양 정확히 측정

‘관개&잔디풀 서비스(Irrigation&Turfgrass Services)’ 사에 근무하고 있는 후크 씨는 최근 새로 적용되고 있는 골프장 관개 기술이 증발·산량(蒸發散量, evapotranspiration) 측정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캘리포니아 주에 사상최대의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골프장들이 물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첨단 관개지술과 농법이 총동원되고 있는 중. 사진은 미국골프협회(USGA) ⓒhttp://www.usga.org/
미 캘리포니아 주에 사상최대의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골프장들이 물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첨단 관개지술과 농법이 총동원되고 있는 중. 사진은 미국골프협회(USGA) 웹사이트 ⓒhttp://www.usga.org/

토양에서 물이 사라지는 것은 토양에서의 증발(evaporation)과 토양 위에서 자라는 식물 잎 표면에서의 증산작용(transpiration) 때문이다. 그러나 증발·산에 의한 토양수분의 소실은 토양의 수분함량뿐만 아니라 기후와 식생, 지표 상태에 따라 매우 다르다.

이를테면 구름이 없는 날과 구름이 있는 날 사이에 증발·산되고 있는 수분의 양은 크게 다르다. 토양 위에 어떤 종류의 잔디를 심었는지, 또 바람이 어느 정도 불고 있는지 여러 가지 요소들이 물 수요량에 영향을 미친다.

증발·산량을 정확히 측정해 분석하면 골프장에서 어느 정도 물이 필요하지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으며, 물 낭비를 줄일 수 있다. 골프장에서는 이 방식이 사용된 것은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장비 부족으로 인해 충분한 데이터를 생산할 수 없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첨단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온과 습도, 풍속과 풍향은 물론 증발·산의 원인이 되고 있는 태양 복사에너지의 양, 강우량 등을 컴퓨터를 통해 종합 분석한 후 어느 정도 물이 필요한지를 정확히 측정해내고 있다.

후크 씨에 따르면 이 일을 수행하고 있는 첨단 시스템은 하루 전에 어느 정도 물이 필요한지 측정해낼 수 있다. 또 어떤 토양이 물 보존에 더 적절한지, 그리고 어떤 잔디를 심어야 하는지 결정해 물 부족 사태를 근본적으로 줄여나갈 수도 있다.

첨단기술 도입, 물 사용량 35% 줄여 

살수 장치인 스프링클러 역시 놀라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과거에는 지표면에 3만 개 정도의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고 정기적으로 물을 뿌려주어야 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달라졌다. ‘토로(Toro)'란 기업에서는 토양 상황에 따라 급수가 이루어지는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토양의 수분 함량뿐만 아니라 기온, 염분 함유도 등을 1초 간격으로 측정해낸다. 잔디가 잘 자랄 수 있는 토양을 확보하고, 그 위에서 자라는 잔디의 품질을 높일 수 있는데 중요한 요소가 되는 항목들이다.

가뭄을 잘 견딜 수 있는 잔디도 개발되고 있다. 그동안 미국골프협회(USGA)는 물 고갈 상태에서 소금 성분에 잘 견디는 잔디를 개발해왔다. 그리고 텍사스 A&M 대학을 통해 한 여름 가문 상황에서 60% 이상 살아남는 버뮤다(Bermuda) 신품종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USGA에서는 또 내륙에서 자라는 염생초(塩生草, saltgrass), 해변가에서 자라는 참새피(paspalum) 등을 대상으로 현재 골프장 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버뮤다보다 훨씬 더 가뭄에 강한 품종을 개발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캘리포니아 주의 한 골프클럽은 이전보다 물 사용량을 35% 줄일 수 있었다. 최근 주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물 감량 비율 25%보다 10% 포인트가 더 많은 비율이다. 주 정부에서는 이 골프장에 대해 세금 감면 등 혜택을 주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 골프장에서 이처럼 첨단 기술을 일찍 도입할 수 있었던 것은 주 내에 실리콘밸리라는 벤처단지가 있기 때문이다. 가뭄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이곳 벤처 기업들은 가뭄에 대처할 첨단 기술들을 끊임없이 상용화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개발은 골프장 뿐만 아니라 다른 농업·환경 분야데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어 증발·산량 측정 기술은 지구상에서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는 가뭄 상황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으며, 대책을 세워나갈 수 있는 중요한 기술들이다.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가뭄과 과학기술과의 전쟁이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5-06-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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