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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준래 객원기자
2015-06-19

항공모함 사출 시스템은 '진화 중' 미 해군, 차기 항공모함에 전자기 방식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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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모함의 활주로가 길다고는 하지만, 지상의 활주로와 비교하면 턱없이 짧다. 그런데도 함재기(Shipboard Aircraft)들은 아무런 문제없이 항공모함에서 이륙한다. 짧은 거리에도 안전하게 뜰 수 있도록 만든 함재기의 특성 때문일까? 물론 그런 이유도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바로 항공모함만이 가진 독특한 사출 시스템 덕분이다.

사출 시스템이란 함재기가 정상적으로 이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를 말한다. 시속 200km의 속도로 비행기를 순식간에 가속시키는 시스템으로서, 마치 쇼트트랙 계주에서 앞의 선수가 빨리 나갈 수 있도록 등을 떠밀어주는 효과와 비슷하다.

활주로가 짧은데도 함재기가 문제없이 이륙하는 이유는 사출 시스템 덕분이다 ⓒ Wikipedia
활주로가 짧은데도 함재기가 문제없이 이륙하는 이유는 사출 시스템 덕분이다 ⓒ Wikipedia

그동안 미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의 항공모함들은 사출에 필요한 에너지로 수증기의 힘을 이용해 왔다. 하지만 속도의 한계와 복잡한 공정으로 인한 문제들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최근 들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 해군은 제작 중인 차기 항공모함부터 ‘전자기사출시스템(EMALS)’을 사용하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첨단기술 전문 매체인 엔가젯(engadget)도 지난 7일자 기사를 통해 항공모함의 사출 시스템이 기존의 스팀 방식보다 훨씬 힘이 세고, 공정도 간단한 전자기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 링크)

기존 방식에 비해 크기는 작고 출력은 높아

스팀 사출 시스템(Steam Catapult)은 ‘바다에 떠있는 기지’로 불리고 있는 항공모함의 든든한 힘이었다. 원자력 엔진에서 공급되는 수증기를 이용하여, 여기서 발생하는 에너지로 함재기나 군용기를 힘차게 밀어 이륙시켰다.

이 시스템은 50년 이상의 긴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이제 그 성능에 있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스팀이 낼 수 있는 속도의 한계도 문제지만, 탈염 장치를 통해 바닷물을 증류한 후 이를 다시 증발시켜 사출 시스템 안에다가 고압으로 밀어 넣는 방식이기 때문에, 차지하는 공간도 엄청나게 넓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EMALS의 구조 개요 ⓒ Wikipedia
EMALS의 구조 개요 ⓒ Wikipedia

반면에 전자기력의 힘을 이용하는 EMALS는 스팀 사출보다 크기는 훨씬 작지만, 더 강한 힘을 갖고 있다. 기존의 스팀 사출기 출력이 가스 사용 열량단위를 뜻하는 95메가줄(MJ)이었다면, EMALS의 경우는 이보다 29% 증대된 122메가줄의 출력을 낼 수 있다.

또한 탈염 설비나 증기 발생기가 필요 없고 구조가 아주 단순하여, 정비와 유지 보수가 쉬운 것은 물론 부피도 획기적으로 적게 차지한다. 여기에 출력도 기준의 증기 사출기보다 크기 때문에, 더 무거운 함재기를 이륙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EMALS의 원리는 자기부상열차의 원리와 비슷하다. 자기부상열차의 원리가 같은 극의 자기장을 서로 밀어내는 힘을 활용하는 것처럼, 이 사출 방식도 자기장의 밀어내는 힘을 사용한다. 그러므로 스팀 방식보다 차지하는 공간을 좁게 가져가면서도, 구조까지 단순하게 만들 수 있다.

항공모함 사출 시스템의 표준 방식으로 대두

실전 투입이 가까워지면서 EMALS에 대한 관심이 최근 들어 높아지고 있지만, 사실 지상에서의 성능 테스트는 4년 전에 마친바 있다. 당시 결과가 성공적이어서 이제는 바다에서의 테스트만이 본격적으로 남아 있는 상황인데, 그에 앞서 미 해군은 최근 함재기의 무게와 비슷한 무게의 강철 카트를 EMALS로 발사하는 테스트를 실시했다.

테스트 결과 EMALS에 의해 가속된 강철 카트는 엄청난 속도로 바다로 날아갔다. 비행기가 아니어서 카트는 이내 바닷물 속으로 들어갔지만, 이날 테스트에서 EMALS는 36톤(T)에 달하는 물체라도 쉽게 날려 보낼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

EMALS의 도입으로 미 해군은 더 무거운 함재기도 운용할 수 있는 미래의 능력을 확보한 점을 고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항공모함을 건조하면 적어도 한 세대 이상 사용하기 때문에, 미래에 등장할지 모르는 더 무거운 함재기에 대한 대비도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항공모함에서 발사 대기중인 강철 카트 ⓒ US navy
항공모함에서 발사 대기중인 강철 카트 ⓒ US navy

이처럼 EMALS는 이처럼 기존 스팀 방식에 비해 기술적 이점이 다양하다. 따라서 중국이나 일본 등 미래에 항공모함을 건조할 계획이 있는 국가에서도 이와 유사한 시스템을 고려하는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만 EMALS에게도 약점은 있다. 바로 적의 전자기탄(EMP, Electromagnetic Pulse) 공격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강력한 전자파를 발사하여, 전자 장치만을 고장 내는 EMP에 대해 미 해군은 아직 방어 체계를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다.

EMP를 맞게 되면, 전원공급 유닛부터 시작하여 비상 전원장치까지 EMALS가 갖고 있던  제반 기능은 모두 상실하게 된다. 이런 상황을 맞게 되면 기존의 기계식 시스템처럼 인위적으로 가동시키는 것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무력화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미 해군도 이 같은 문제를 우려하면서, 현재 EMP 공격에 대한 대비책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MALS 실전 배치의 마지막 관문이 될 EMP 방어 체계가 완성된다면, 차기 항공모함 제작부터 EMALS가 표준 시스템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5-06-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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