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성게처럼 뾰족한 표면을 가진 구겨진 공 모양의 그래핀 분말을 대량으로 저렴하게 합성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는 기존 탄소 소재보다 전지 저장용량을 3~4배 향상시킬 수 있어 슈퍼축전기 개발을 앞당길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광전하이브리드연구센터의 손정곤·이상수 박사팀은 고밀도 에너지 저장을 위한 산화철 식각(약물을 써서 유리나 금속에 조각하는 작업) 공정으로 성게 모양 3차원 그래핀 공 입자를 제작했다고 18일 밝혔다.
그동안 그래핀 소재는 전기 전도도가 우수하고 기계적 내구성이 높아 슈퍼축전기 전극의 이상적인 소재로 알려져 왔지만 판 모양의 그래핀은 전지 제조 공정 과정에서 판과 판 사이의 강한 인력 때문에 다층구조로 쌓이거나 빈틈없이 뭉치게 돼 이온들이 다가갈 수 있는 면적이 줄어 전지 성능이 떨어졌다.
많은 연구진은 이러한 적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래핀의 틈을 넓혀 다양한 3차원 형상의 그래핀 구조로 전지를 구현했지만 빈 공간이 커져 부피당 그래핀 양이 줄어 결국 전기용량이 낮아지고 에너지 손실이 생겼다.
연구팀은 일반적으로 다결정의 산화철 입자는 식각 공정을 거치면 성게처럼 뾰족한 모양이 되는 현상에 주목했다. 산화 그래핀 용액을 산화철 입자에 코팅하고 산화철의 식각 공정과 산화 그래핀의 환원 공정을 동시에 진행하는 작업을 거쳐 치밀하게 구겨진 성게 모양의 공 구조 그래핀을 만든 것이다.
이렇게 제조된 그래핀 공은 비표면적과 전기전도도가 높아 전극으로 제작했을 때 무게당 전기의 저장용량이 400 F/g(Farad·전기 용량의 국제단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재료 본래의 구조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외부의 강한 압력에도 그 형상과 물성이 유지될 수 있는 장점도 지닌다. 실제로 이 그래핀 공은 재료 특성의 변화없이 공간이 확연하게 줄어 부피당 저장용량 또한 330 F/cm3 까지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 기존의 그래핀 기반 전자 소자의 부피당 저장용량이 100 F/cm3 이하임을 고려할 때 3~4배 이상의 성능향상을 보인 것이다.
특히 이 방법은 저렴한 산화철 입자를 녹여내는 간단한 용액 공정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저가로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KIST는 설명했다.
KIST 손정곤·이상수 박사는 "성게 모양의 그래핀 공은 대량·저가 생산이 가능하고 성능이 뛰어나 차세대 고성능-고압축 전지 개발을 위한 획기적인 솔루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 제공
- 저작권자 2015-05-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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