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디스플레이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의 보고에 따르면 OLED TV 시장은 2016년부터, OLED 조명 시장은 2019년부터 빠르게 성장해 2020년에 OLED TV 시장은 약 10조 원, 2023년에 OLED 조명시장은 약 7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 OLED 대량생산을 위한 연구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상용화의 길은 기대만큼 활짝 열리지 않고 있는 상황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는 오직 '기술력' 이라는데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첫 연구 변형한 업그레이드 버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하 KRISS) 이주인 박사팀은 지난 2013년 8월, 8세대 이상 크기의 OLED 대량생산이 가능한 하향식 증발증착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그동안 OLED 5.5 세대 이하 크기의 경우 기판을 위에 두고 유기물질을 아래에서 위로 증착시키는 '상향식 증발증착기술'이 주로 채택된 가운데 이 기술은 당시 업계 관계자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당시 이 기술이 이토록 주목을 받은 이유는, 5.5세대 방식에 진행된 증발증착기술이 8세대 이상의 대형 기판 제작에는 적용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상향식 증발증착기술이란 기판을 진공챔버 위쪽에 고정한 후 유기물을 아래에서 위로 증발증착시키는 기술이다. 이 때 기판을 위에 단단히 고정해야 하는데, 기판이 커질수록 안정적인 고정이 힘들 뿐 아니라 자체의 무게로 인해 기판 가운데 부분이 휘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는 곧 제품 수율문제로 연결됐고 현재 시판되는 55인치 OLED 가격이 1000만원 대의 높은 가격으로 설정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기도 했다.
결국 핵심은 기판을 어디에 고정시키느냐는 것이었다. 이런 가운데 많은 기업들이 하향식 증발증착기술의 개발을 기다렸고, 이주인 박사가 그 갈증을 해소시켜준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완전한 해답을 주지는 못했다. 증발원의 형태 문제로 실용화에 많은 한계가 있던 것이다.
"당시 산업체에서 가장 아쉬워했던 부분은 유기물질을 분사하는 증발원의 형태였습니다. 당시 저희는 '점' 형태로 증발원을 개발했어요. 하지만 산업체의 경우 증발원이 직선형태로 제작되길 원했죠. 점 형태는 각 증발원을 동작하기 위한 모듈이 따로 있어야 하기 때문에 유기물 증착공정이 어렵고 제작비용도 높아진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직선형태로 이뤄진다면 다수의 증발원 노즐을 한 번에 조작할 수 있고, 이는 곧 증착 공정의 용이함과 생산수율 증가로 이어져 공정단가를 낮출 수 있는 것이죠."
이에 따라 이주인 박사팀은 직선형의 증발원을 개발해 하향식증발증착기술을 또 한 번 업그레이드 시켰다. 2013년 개발한 기술에서 문제점으로 언급된 열선 문제 등도 모두 해결했다.
"2013년 저희팀이 개발한 기술은 분말 오염기술이 기판에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데 무게를 실었다면 이번 연구는 전반적인 기술의 업그레이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향식 증발증착기술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거론됐던 것이 바로 오염물질이 기판위에 떨어질 것에 대한 우려였습니다. 아무래도 중력의 힘을 받다보면 혹시 모를 오염물질이 아래에 있는 기판으로 떨어질 수 있으니까요. 당시 저희는 필터 개념을 적용해 이를 해결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증발원이 점식 형태인 만큼 열선이 증발원보다 조금만 위에 존재해도 증기가 나오는 출구가 막혀 온도가 잘 올라가지 않았다는 거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번에는 고주파 유도가열을 사용했어요."
상용화 길 더욱 활짝 열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주인 박사는 발전된 광기술을 응용해 증기의 분사각도를 조정, 기판에 수직으로 분사되는 면적당 비율을 점형 대비 다섯 배 이상 증가시켰다. 이에 따라 UHD(Ultra-HD)와 같은 고해상도 OLED를 제작 뿐 아니라 재료사용 효율도 80% 이상으로 높이는 결과가 나타났다.
"2013년 점형 기술을 개발했을 때는 단순히 그것을 배열하게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럴 경우 증발원과 증발원 사이의 간격 조절도 마음껏 할 수 없고 분사구 개수도 마음대로 개수를 늘릴 수 없었습니다. 증발원 각각의 각도를 따로따로 조절해야 했죠. 그럴 경우 여러 장비를 구성하는 데 있어 단가가 올라간다든지 조절의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문제로 거론됐습니다. 재현성에도 영향을 줬죠. 당시 기술이번을 받고 싶다는 한 기업도, 결국은 배열 문제가 직선으로 되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또한 열선 문제와 각도 문제도 조절되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있었고요. 시장의 요구와 니즈(needs)를 파악하고 나니 연구를 진행하는 데도 방향을 잡기가 훨씬 쉽더군요."
특히 분사각도와 증발원 사이의 간격은 유기코팅 두께를 일정하게 조절하는 열쇠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다. 기판의 끝 부분까지 일정한 두께로 코팅하기 위해서는 증발원이 기판의 기기보다 길어야 하는데 이주인 박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해당 '여분의' 길이도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는 곧 재료 손실의 감소로 이어졌다.
"분사각이 넓은 것보다 좁은 것이 좋습니다. 분사각도가 넓을 경우 그 각도가 심한 부분에서는 마스크의 그림자 효과가 두드러집니다. 한 쪽은 코팅이 되고 한 쪽은 코팅이 안 돼 불균일한 모습을 보이는 거죠. 하지만 분사각을 좁혀주면 마스크의 그림자 효과를 줄일 수 있어요. 이는 마스크 픽셀의 면적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 오고, UHD 같은 고해상도 OLED 패널 제작을 가능하게 해 줍니다."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하던 이주인 박사는 "올해로 KRISS에 들어 온지 벌써 25년이 되는 해"라며 "오랜 시간을 이곳에 있으면서 내 기술이 현장에 사용되는 가능성과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게 뿌듯하다"고 운을 뗐다.
"과거에는 페이퍼 위주의 연구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화하면서 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는 기술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연구자들도 거기에 공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해나간 것 같아요. 제가 이 연구를 진행한 것도 그러한 일환 중 하나죠. 저는 광반도체 연구를 주로 진행했습니다. 사실 OLED 연구는 광반도체 연구에 비하면 많이 했던 것은 아니에요. 당시 진행한 연구는 '퀀텀닷' 이었습니다. 스스로 빛을 내는 반도체라고 하죠. 빛을 흡수한 후 재방출 하는 원리에요. 현재 OLED에는 유기물이 사용되는 빛을 내는 유기물은 수분에 굉장히 약하고 수명이 짧다는 단점이 있어요. 이 부분을 퀀텀닷으로 대체하면 이러한 단점을 해결할 수 있죠. 때문에 그 연구를 진행한 것이고요. 헌데 분야가 분야인 만큼 연구비가 사실상 어마어마하게 들어갑니다.(웃음) 때문에 더 많이 진행하지 못하고 현재 당장 필요한 분야를 모색한 후 지금의 연구를 진행한 거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퀀텀닷 연구를 완전히 마음속에서 접은 것은 아니다. 현재 국내 대기업들도 퀀텀닷을 활용한 TV 개발에 관심을 보이는 만큼 앞으로 차근차근 해당 연구를 진행해 보고 싶다는 게 이주인 박사의 바람이었다.
"그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이번에 진행한 기술이 널리 사용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죠. 현장과 함께 하는 연구를 앞으로도 계속 선보이고 싶습니다."
- 황정은 객원기자
- hjuun@naver.com
- 저작권자 2015-03-23 ⓒ ScienceTimes
관련기사

뉴스레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