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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욱 객원편집위원
2015-03-19

개기일식으로 태양광 발전에 비상 20일, 유럽 일조량 80% 최대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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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일 오전 9시 43분(한국 시각) 유럽 지역에서 ‘개기일식’이 일어난다. 달이 해를 완전히 가리는 시간은 채 5분이 되지 않지만 유럽의 태양광 발전회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이번 개기일식이 시작되는 시각은 오전 8시 20분이다. 달이 태양의 귀퉁이를 가리기 시작하는 제1접촉이 발생한 이후 1시간 20분 동안 그림자 부분이 커진다.

9시 43분부터 47분까지 3분 넘는 시간 동안은 달과 태양이 정확히 겹쳐져 검은색 테두리만 희미하게 빛나는 제2접촉 상태가 된다. 이후 서쪽면에서 밝은 빛이 생기는 제3접촉을 거친다. 태양의 밝고 둥근 모습은 오후 12시가 넘어야 달 그림자가 끝부분에 걸리는 제4접촉을 지나 평소대로 돌아온다.

천문관측자나 일반인은 신기한 이벤트 정도로 끝나겠지만 전기를 생산하는 입장에서는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잠깐의 시간이지만 일조량 부족으로 인해 태양광 발전 효율이 급속히 낮아진다. 유럽의 각 업체와 발전소는 대비책을 세우느라 분주하다.

오는 20일 유럽 지역에서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이 일어난다. 사진은 지난 1999년의 개기일식. ⓒ Wikipedia
오는 20일 유럽 지역에서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이 일어난다. 사진은 지난 1999년의 개기일식. ⓒ Wikipedia

개기일식 그림자 지나가는 북유럽에 피해 우려

일식은 지구와 태양 사이에 달이 끼어들어 빛을 가리는 현상이다. 개기일식처럼 태양이 완전히 가려지면 지상에는 수백 킬로미터 크기의 둥근 그림자가 생기고 해당 지역은 태양빛을 받지 못한다.

일조량이 부족하면 지상에서도 피해가 발생한다. 우선 기온이 하강한다. 개기일식의 경우 기온이 5℃ 넘게 내려가기도 한다. 지역에 따라서 20도의 온도차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동물들이 불안해하면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햇빛이 갑자기 줄어들고 기온이 떨어지면 가축들이 위기상황이라 인식하고 우리를 탈출할 가능성이 있다. 미리 대비를 하지 않으면 주인도 다칠 위험이 있다.

무선 통신망도 영향을 받는다. 태양 전파와의 간섭을 계산해서 설정된 무선 통신장비들이 갑작스런 변화에 오작동을 일으키거나 성능이 저하되기도 한다.

가장 큰 문제는 발전소에서 생긴다. 태양광 발전 설비의 경우 출력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안정적인 전기 공급이 필수적인 공장이나 병원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일식은 태양이 달의 뒤에서 비치는 현상이므로 지구에는 달이 만들어낸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지구는 자전을 하므로 달 그림자도 그 속도에 맞춰 지구 표면을 지나간다. 지구, 달, 태양의 각도 때문에 지역마다 일식의 모양이 달라지고 그림자의 농도도 서로 다르다.

이번 20일 유럽에서 발생하는 일식은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이다. 개기일식을 볼 수 있는 지점은 지름 460km 가량의 검은색 그림자가 지나간다. 나머지 지역은 그보다 흐리지만 지름이 수천 킬로미터에 달하는 그림자의 영향을 받는다.

전체 그림자는 일출 직후부터 아프리카 서부를 가리기 시작해 유럽 전체를 훑고 시베리아를 지나 오후 12시 이후에 지구를 빠져나간다. 그림자로 인한 일조량 감소는 아프리카와 남유럽이 20% 가량, 러시아 북부는 60% 가량으로 예측된다.

그보다 진한 검은색의 개기일식 그림자는 오전 9시 경에 대서양 한가운데에서 나타나 북대서양을 지나서 북극 근처로 빠져나간다. 제2접촉과 제3접촉 사이에 발생하는 완전한 개기일식 시각에는 영국과 노르웨이 윗쪽을 지난다. 이 때 북유럽의 일조량은 80% 가까이 급감할 것으로 예측된다.

일식으로 인한 그림자는 4시간에 걸쳐 지상에 드리워진다. 유럽 국가들은 태양광 발전 효율을 걱정하고 있다. 최근 일식이 발생했던 1999년에는 유럽 전체의 태양광 발전 비율이 0.1%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현재는 10%를 넘어선 상태라서 일식으로 인해 전력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특히 독일은 원자력발전소 폐쇄 결정 이후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에 집중 투자해 전국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25%를 대체에너지에 의존한다. 태양광 발전이 책임져야 하는 전력량도 7%나 된다.

이번 개기일식 동안에 독일의 태양광 발전량은 절반 이하로 급락했다가 다시 가파르게 상승해 급격한 변화를 겪는다. ⓒ Opower
이번 개기일식 동안에 독일의 태양광 발전량은 절반 이하로 급락했다가 다시 가파르게 상승해 급격한 변화를 겪는다. ⓒ Opower

급격한 발전량 변화 대비해 설비 손본다

이번 개기일식 동안에 독일의 태양광 발전량은 절반 이하로 급락했다가 다시 가파르게 상승해 급격한 변화를 겪는다.

싱크탱크 그룹인 아고라 에네르기벤데(Agora Energiewende)는 “평소 24.6GW(기가와트) 수준이던 발전량이 일식 시작 후 17.5GW로 떨어졌다가 개기일식 순간에는 최대 6.2기가와트까지 급락한다”고 분석했다. 독일 전체의 손실분으로 따지면 중형 발전소 80개에 해당하는 35기가와트 규모다.

일식 이후 갑자기 원래 상태로 회복하는 것도 문제다. 발전소 설비들은 30분만에 18.4GW가 오르내리는 급격한 발전량 변화를 견뎌내야 한다. 독일의 각 발전소에서는 설비 제어를 담당하는 소프트웨어를 손보느라 분주하다.

에너지기업 오파워(Opower)는 “평소에는 일출과 함께 태양광 발전량이 급격히 증가하지만 오는 30일에는 9시 30분 이후 개기일식으로 인해 다시 급격한 저하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일식이 끝나면 발전량이 다시금 가파르게 상승해서 오후 2시 이후 해가 기울기 시작할 때부터 다시 하강을 겪는다. 하루에 발전량 변화를 4번이나 겪는 것이다.

일식 진행 중에는 발전소 간에 연결된 핫라인을 통해 서로의 상황을 체크하고 대비책을 공유할 예정이다. 석탄과 가스로 운영하는 화력발전소와 수력과 풍력에 기대는 대체에너지 발전소도 태양광 발전소의 출력 저하를 감당하기 위해 지원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일식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대부분 지역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임동욱 객원편집위원
im.dong.uk@gmail.com
저작권자 2015-03-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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