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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준래 객원기자
2015-03-16

조명으로 햇빛과 파란 하늘 구현 빛 산란 현상 활용…채광창 시스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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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은 살면서 파란 하늘과 따스한 태양빛에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끼는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대인들에게는 그런 체험의 기회마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낮 시간의 대부분을 빌딩에서 일하며 보내기에 햇빛을 즐기는 시간이 충분치 않고, 또한 외출을 하더라도 공기 오염 등으로 인해 파란 하늘을 보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코룩스 시스템은 방안에 실제로 태양처럼 균일하게 비추는 얇은 조명 광원과 파란색 하늘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조명을 연출한다 ⓒ COELUX
코룩스 시스템은 방안에 실제로 태양처럼 균일하게 비추는 얇은 조명 광원과 파란색 하늘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조명을 연출한다 ⓒ COELUX

이처럼 자연이 주는 편안함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탈리아의 한 조명회사가 자연에 가까운 빛을 내면서도, 더불어 파란 하늘까지 감상할 수 있는 창문형태의 LED 전등을 개발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과학기술 전문 매체인 디스커버(Discover)는 지난달 17일 코룩스(CoeLux)라는 이탈리아의 한 조명기술 회사가 태양빛과 파란 하늘을 완벽하게 생성해 주는 채광창(skylight)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보도하면서, 사람의 눈이나 카메라로는 차이를 알아낼 수가 없을 정도의 자연스러움을 제공해준다고 밝혔다. (전문 링크)

빛의 산란 현상을 이용하여 자연스러운 채광 유도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 지상에 도달하는 태양빛은 대기 중의 입자들과 부딪혀 산란(scattering) 현상이 일어난다. 이 때 상대적으로 파장이 짧은 파란색이 파장이 긴 빨간색 보다 산란이 잘 되는데, 이 같은 현상을 ‘레일리 산란(Rayleigh scattering)’ 효과라 부른다. 바로 지구의 하늘이 파란 이유를 설명해 주는 법칙이다.

코룩스사의 연구진은 나노 기술을 이용하여 대략 10킬로미터(km)에 이르는 방대한 지구 대기층을 수 밀리미터(mm) 정도의 초미세 공간으로 압축시켰다. 그리고 이 압축된 공간에 자신들이 개발한 광학 기술을 적용하여, 태양으로부터 지구 대기층까지의 거리에 해당하는 공간에서 발생하는 산란현상이 일어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광원의 경우는 태양빛에 가장 가까우면서도 백색광을 방출하는 LED 프로젝터를 선택했다. 연구진이 프로젝터로 백색광을 방출하여 압축된 공간을 통과시키자, 그 곳에서 인공적인 레일리 산란 효과가 일어났다.

인공의 산란 효과가 보인 결과는 놀라웠다. 실제 하늘에서 비치는 태양빛과 구분이 어려울 정도의 LED 광원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태양빛 자체만을 재현하려고 노력했던 기존의 LED 조명 기술과 달리, 빛의 산란 현상을 활용하여 파란 하늘과 어우러지도록 한 점이 전문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코룩스는 태양빛의 산란 현상을 이용하여 만든 조명 시스템이다 ⓒ COELUX
코룩스는 태양빛의 산란 현상을 이용하여 만든 조명 시스템이다 ⓒ COELUX

이 채광창 시스템은 방안에 실제로 태양처럼 균일하게 비추는 얇은 조명 광원과 파란색 하늘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조명을 연출한다. 따라서 창문이 없는 방안에도 마치 실제 창이 있는 것처럼 자연적인 빛을 접할 수 있다. 코룩스사는 이 조명 시스템의 브랜드에 회사명인 코룩스를 그대로 붙여 회사를 대표하는 제품임을 공개적으로 알렸다.

연구진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개발한 조명 시스템은 풀(Full) 스펙트럼 LED를 사용하여 태양 빛이 유리창을 통해 굴절되어 들어오는 방식을 모방하여 만들었다”고 밝히며 “따라서 조명이나 전구를 켜 둔 느낌이라기보다는 실제 창을 통해 파란 하늘과 태양빛을 보는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코룩스 시스템을 구입하려는 고객은 ‘코룩스60’과 ‘코룩스45’, 그리고 ‘코룩스30’ 등 총 세 가지 형태의 제품을 고를 수 있다. 이 세 가지 타입은 각각 하늘색과 온도가 지역 조건에 맞게 조금씩 다르게 설정되어 있고, 인공 태양도 각각 서로 다른 각도에서 빛나도록 개발되었다.

코룩스60의 경우 적도 열대지방의 강렬한 열대 태양빛과 하늘을 제공하며, 코룩스45는 지중해의 온화한 태양빛과 쾌청한 하늘을, 그리고 코룩스30은 북유럽의 건조하면서도 고요한 스칸디나비아풍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을 생각하는 기능성 조명 제품들의 등장 이어져

코룩스사는 현재 단순히 실내 채광을 아름답게 하는 것 이상으로, 실용적인 면을 보완한 조명 시스템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이른바 실내에서 일광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품인데, 연구진은 일광욕 기능을 가진 조명 시스템이 건강에 이롭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현재 코룩스사의 경영진은 코룩스 시스템이 병원이나 창문이 없는 사무실, 그리고 지하 수백 미터의 공간에서 근무하는 근로자 등 그 활용범위가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유일한 단점이라면 가격인데, 코룩스의 가격은 우리나라 돈으로 대략 6천만 원 정도이고, 설치하는데 만도 7백만 원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하지만 다른 첨단 기술과 마찬가지로 코룩스 시스템도 수요가 증가하면, 가격은 분명히 크게 떨어질 것으로 연구진은 예측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나올 신제품에는 개인 고객들의 취향에 맞게 태양의 위치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도록 할 예정이며, 색과 온도도 수시로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는 것이 코룩스사의 계획이다.

한편 코룩스 시스템처럼 LED 조명을 이용하여 다양한 기능성을 제공하는 제품들이 최근 들어 봇물 터지듯 증가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미 네이처브라이트사의 ‘선터치플러스(Sun Touch Plus)’란 조명 시스템은 푸른 하늘의 광활한 빛의 스펙트럼을 그대로 재현하여, 사람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미 네이처브라이트사의 ‘선터치플러스'
미 네이처브라이트사의 ‘선터치플러스'  ⓒ NatureBright

이 제품에서 나오는 빛을 쬐면 마치 주말 낮에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공원에서 산책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또한 음이온을 분출시키기 때문에 폭포나 숲 같은 자연에서 느낄 수 있는 치료 효과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라이트스팀사에서 개발한 LED 조명 시스템도 신체의 통증을 완화해주는 기능성 제품이다. 이 시스템은 피부와 신체 조직이 식물처럼 빛을 흡수하여 에너지로 바꾼다는 점에 착안하여 개발되었다. 적색과 암적색, 적외선 등을 포함한 72가지 치료 효과가 있는 LED 파장과 광원 색을 동시다발적으로 분출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라이트스팀사의 관계자는 “빛에너지가 피부에 직접 닿아 콜라겐과 탄력소 생성을 촉진하고 해로운 박테리아를 파괴하여 혈액순환을 돕는다”라고 설명하며 “주로 근육통과 관절염 통증, 신체 경직을 완화하고 멍도 빨리 사라지게 한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국내의 경우는 지난해에 국민대 생명나노화학과의 도영락 교수팀이 태양 스펙트럼과 유사한 백색 LED 조명 시스템을 개발해 관심을 모은 적이 있다. 도 교수팀이 개발한 백색 LED는 기존 시스템과는 달리, 시시각각 달라지는 자연광처럼 시간에 따라 빛을 조절하여 마치 햇빛 아래 있는 것 같은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스마트 조명 시스템의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5-03-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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