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해 하반기에 ‘사회적 격차해소 기술개발사업’을 위한 기획연구에 착수했다. 이 사업은 사회적 취약계층이 안고 있는 생활의 문제나 불편사항 등을 발굴하여, 그 해결방안을 과학기술 차원에서 모색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이처럼 과학기술을 사회적 약자를 위한 도구로 활용하려는 정부의 정책 추진에 맞춰,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도 지난 2일에 과학기술 발전의 혜택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우리 사회의 격차를 줄여줄 10대 미래유망기술’을 발표하여 주목을 끌고 있다.

미래의 핵심 이슈로 떠오른 사회적 격차

KISTEP은 향후 10년 내에 국내에서 가장 파급효과가 크며 시급한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핵심 이슈로 ‘사회적 격차 및 불평등의 증가’를 선정했다. 그리고 그에 따른 세부 이슈 분석을 위해 Blog나 SNS 같은 소셜데이터(Social Data)와 뉴스에서 보도되는 사회적 격차 및 불평등 현상을 분석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우리 사회의 격차를 의료 격차 및 정보 격차, 그리고 에너지 격차, 문화·교육 격차 등으로 세분화했다. 그리고 이를 대상으로 10년 내 실현가능성과 미래 격차 이슈 대응성, 경제적 파급효과, 혁신적 발전에의 기여도 등을 수립한 다음, 전문가들의 평가를 거쳐 10대 미래유망기술을 최종 선정했다.

이렇게 최종 선정된 ‘우리 사회의 격차를 줄여줄 10대 미래유망기술’로는 △스마트폰 이용 진단기술 △의료 빅데이터 기술 △신체부착 센서기술 △가시광통신 기술 △가상촉감기술 △비콘 기술 △진공단열 기술 △나노 소재 활용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 △개인맞춤형 스마트러닝 △실감공간 구현기술이 뽑혔다.

사회적 격차를 줄여줄 10대 미래유망기술

다음은 KISTEP이 선정한 ‘우리 사회의 격차를 줄여줄 10대 미래유망기술’의 분야별 세부 내용이다.

1. 의료 격차 해소 분야

▶ 스마트폰 이용 진단기술 = 스마트폰의 센서 및 카메라, 그리고 간단한 액세서리 등을 통해 혈당, 혈압, 심박수 등의 생체정보를 측정하고, 그 결과를 실시간으로 전송해주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런던위생열대의과대학이 개발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인 ‘피크비전(Peek Vision)’의 경우, 저개발 국가의 가난한 환자들에게 기본적인 시력검사와 색각 검사 등을 비롯하여, 백내장과 같은 중증 질환도 현장에서 바로 검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 의료 빅데이터 기술 = 건강정보나 진료정보 등과 같은 다양한 의료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 뒤에 이를 유용한 정보로 제공하는 기술이다. 따라서 난치성 환자들의 과거 이력을 토대로 미래의 건강상태를 예측하고, 예방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데이터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신체부착 센서기술 = 반창고나 스티커, 또는 문신처럼 피부에 붙여 몸의 건강상태를 모니터링하는 기술로서 일명 바이오스탬프(Biostamp) 기술로도 불린다. 최근 조사된 과학기술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이와 관련된 피부생체정보 기반 건강 모니터링 기술은 세계적으로는 2018년에, 국내에서는 2023년경에 실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 정보 격차 해소 분야

▶ 가시광통신(Li-Fi) 기술 = 빛에 정보를 실어 통신하는 기술이다. 특히 LED(발광다이오드) 기술의 발전으로 새로운 무선개인통신망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영국 에든버러대의 해럴드 하스(Harald Haas) 교수가 와이파이를 꺾을 새로운 근거리 통신기술이라는 뜻으로 Li-Fi(Light Fidelity)이라는 명칭을 지난 2011년에 처음 사용했다. 조명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나 사용이 가능하며, 인체에 무해하고 저렴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 가상촉감기술 = 가상의 환경에서 접촉하는 대상체를, 실제 현실에서 만지는 듯한 촉감을 느끼도록 하는 기술이다. 거친 촉감은 물론 뜨겁거나 차가움, 그리고 진동감과 같은 물리적 자극을 사람의 피부에 가해 마치 실제 표면을 만지는 것과 유사한 촉감을 재현한다. 이 같은 기술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만지는 체험이나, 온라인 박물관에서 실제 유물을 만져보는 등의 효과를 낼 수 있다. 또한 촉감을 통한 감정 전달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이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 현장의 생생함을 체험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비콘(Beacon) 기술 = 반경 50미터(m) 이내의 실내외에서 사용자의 위치를 찾아 다양한 정보를 사용자에게 자동으로 제공하는 근거리통신기술로서, 사물인터넷 실현의 핵심 기술로도 급부상하고 있다. 이 기술을 통해 시각장애인에게는 길을 자동으로 안내해주는 디지털 지팡이와 같은 장애인 보조기구를 구현할 수 있고, 환자에게는 심전도 모니터링 기기와 같은 개인용 헬스케어 제품을 제공하여 사용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3. 에너지 격차 해소 분야

▶ 진공단열 기술 = 열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진공기술을 활용한 단열소재 제조기술이다. 진공단열재의 경우 가전용 및 건축용에 사용되어 고효율 및 고성능을 발휘하는데, 이는 기존 단열재 대비 단열성능이 5~10배나 우수하다. 가전용으로 적용 시 약 20~30퍼센트(%) 정도의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고, 건축용으로는 제로에너지빌딩 구현 등을 통한 에너지 빈곤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나노 소재 활용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 = 복합 및 나노소재를 활용하여, 버려지는 기계적 진동에너지나 폐열 에너지 등을 전기 에너지로 변환시킨 후 이를 저장하거나 사용하는 기술을 말한다. 또한 인체의 열을 이용하는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로 배터리 교체 수술이 필요없는 인공장기나 혈관에 투입하는 미세한 크기의 의료로봇을 위한 무한 동력으로 응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절대빈곤 국가나 저개발 국가의 국민들을 위해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나 사회간접자본 등의 구축 시 필요한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

4. 문화 및 교육 격차 해소 분야

▶ 개인맞춤형 스마트러닝 기술 = 학습자의 능력과 특성에 맞춰, 지능적으로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여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자기주도형 학습을 가능하게 하며 지역 간 및 계층 간의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 실감공간 구현기술 = 실제 사물 또는 가상의 물체를 실제와 같이 3 차원 공간에 자연스럽게 재현하는 기술이다. 특히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하여 테마파크나 박물관, 그리고 공연장 등 다양한 가상의 모습을 현실로 구현하여 오지나 산간 등에 문화적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10대 유망기술을 발표한 KISTEP 미래예측본부의 최문정 본부장은 “혁신적인 기술의 발전이 우리 사회의 격차와 불평등을 감소시킬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과 계층 간 격차를 더 심화시킬 것이라는 부정적 시각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언급하며 “이번에 발표한 ‘사회 격차 줄여줄 10대 미래유망기술’이 과학기술의 공공성과 사회적 기여도를 높이는 데 일조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