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서는 이미 일상의 일부분이 되었다. 인간이 보고 듣고 하는 오감을 기계적·전자적으로 본떠 만든 것으로 이해하면 쉬운데, 동작을 감지하거나 소리에 따라 반응하는 등 그 활용 범위는 매우 넓다. 그 종류도 온도 센서, 압력 센서, 음향 센서 등 종류도 아주 많다.
어떤 사람들은 더이상 센서가 발전하지 못하고 지금의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한다. 이미 너무나 많은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그 기술력 또한 아주 높기 때문이다. 현관문의 점멸등은 이미 일상이 되었고, 더 나아가 스스로 정보나 수치를 계산·판단하여 처리하는 냉난방 기구의 온도센서 등도 있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의 예상을 뛰어넘어 센서는 계속해서 발전해나가고 있다. 지금보다 더 유연하게, 더 정밀한 센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최만수 서울대학교 교수와 김태일 성균관대 교수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은 이 노력의 시발점을 바로 '거미'의 감각기관으로 잡았다. (원문링크)

연구팀은 미세균열(nano crack)을 이용하여 변위, 진동, 압력, 음성 등 기존 센서보다 최소 100배에서 최대 1000배 이상 향상된 감도로 측정할 수 있는 초고감도 센서를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거미의 감각기관에 미세 균열이 있는 것에서 착안, 그 원리를 규명하고 이를 모사한 것이다.
연구팀은 거미의 균열형상의 감각기관을 모사하여 유연폴리머 기판 위에 백금박말을 올렸다. 그 후, 미세균열을 형성하고 이를 초고감도 센서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을 보였다. 균열면 주위에 전류가 흐를 때, 균열이 완전히 접촉되어 있는 경우에는 전기저항이 매우 작다.
하지만 외부 자극에 의해 균열이 벌어지게 되면, 전기 저항이 크게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이 저항의 변화를 측정하면 주위의 진동 등 미세한 물리적 변위를 측정할 수 있게 된다. 연구팀은 바로 이 원리를 이용하여 현재 센서보다 감도가 최대 1000배 이상 향상된 초고감도 센서를 개발한 것이다.
이번에 개발된 센서를 통해 음성 인식 센서는 물론이고 피부에 부착시켜 인체의 생리적 변화를 측정할 수 있는 유연 센서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압력과 유량 센서 등에도 적용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그 활용 범위가 기대된다.
나노센서를 이용하여 유연한 피부를 만들기도
센서의 활용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지난해에는 바로 이 센서를 이용하여 인공피부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호삼 해크(Hossam Haick) 이스라엘 기술연구소(Technion – Israel Institute of Technology) 교수를 비롯한 연구팀은 PVC 기판위에 금나노 입자를 이용하여 인공피부를 만들어냈다. (원문링크)
놀라운 정확도를 가진 압력, 습도와 운도를 감지하며 저렴하고 유연한 센서를 만들어냈다. 이 센서는 다리나 수족 절단 수술받은 사람에게 새로운 다리를 만들어 줄 인공 피부를 만드는데 사용되었다. 특히 사람과 닮은 인공피부를 제공하여 인공피부가 균열을 감지하도록 시키는데도 사용됐다.
지금까지 개발된 것은 거의 정확하게 인간의 손가락으로 감지하여 압력을 느낄 수 있었다. 매우 적은 전력을 소모하며 정교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인간의 피부와는 다르게 그저 압력을 '감지' 할 수 있는 정도였다. 세밀한 작업을 하는데도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개발된 이 센서는 더 많은 작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존의 터치 기반 전자 피부 시스템보다 터치에서 적어도 10배 더 민감하기 때문이다. 섭씨 1도(℃)보다 낮은 해상도의 온도도 측정할 수 있으며, 오차는 9퍼센트(%) 정도이다.
연구팀은 기판의 두께와 재질을 변경하여 센서가 얼마나 민감하게 제어할 수 있는지를 밝혀냈다. 유연한 센서의 장점은 매우 적은 전력을 사용하고 싸고, 굽힘이 유연하다는 것이다. 이 센서 역시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교량 및 균열에 대한 모니터를 하는데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연구진, 초고감도 센서개발 원천기술 개발 성공
이와 같은 초고감도 센서를 만들기 위해서는 원천기술이 필요하다. 이 원천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효용성이 높은 밀리미터(mm) 파장의 테라헤르츠(THz)파를 1나노미터(nm) 구멍에 집어 넣는데 성공하면서 개발해냈다. 김대식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 박남규 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 오상현 미네소타대학교(University of Minnesota, USA) 교수 연구팀의 연구이다. (원문링크)
이번 기술에 사용된 테라헤르츠(THz)파는 마이크로파와 원적외선 사이의 100기가헤르츠(GHz)에서 10테라헤르츠(THz) 대역 전자파이다. X선처럼 투과성을 가지고 있는데, 파장이 길어 투과력이 강하다. 또 에너지가 낮아 생체 세포에 매우 안전하며, 투과 대상물체를 손상시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병리조직 진단이나 분자검출, 위험물 또는 마약 탐지 등에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파장보다 매우 작은 영역인 극소량의 분자에서 초정밀 검출을 하거나 나노공정 등에 응용하는 것은 어렵다. 테라헤르츠파를 좁은 영역 안에 강하게 빛을 한군데로 모아야 한다.
이런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나노미터(nm) 수준의 구조를 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지난해 11월 수십 나노미터(nm) 크기의 갭에서 테라헤르츠파가 증폭된다는 것을 관측하였다. 그리고 증폭된 테라헤르츠파를 이용하여 극소량의 폭발물을 검출하는데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단일분자 검출이나 1나노미터(nm) 수준의 리소그래피 등을 개발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처럼 전기장의 집속, 증폭 등의 특성을 갖는 구조와 현상을 이용한다면 초비선형 현상과 초고감도 센서 분야가 크게 발전할 수 있다.
- 이슬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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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4-12-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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