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보다 수백 배 얇은 전기전자 회로를 3D 프린터로 손쉽게 인쇄할 수 있을까. 

'꿈의 소재'로 불리는 미래형 전자소자 핵심소재인 그래핀(graphene)으로 다양한 형태의 3차원 나노 구조체를 제작할 수 있는 3D 나노 프린팅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한국전기연구원 설승권 박사팀은 나노미터(nm, 1nm=10억분의 1m) 수준 그래핀 3D 구조체를 다양한 형태로 프린팅하는 데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기술은 3D 나노 프린팅 기술 선점과 인쇄전자 분야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개발한 그래핀 3D 나노 프린팅 기술은 미래형으로 입을 수 있는 스마트 기기를 생산하는 데 적합한 인쇄전자 분야 발전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기술로 국외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아직 3D 프린팅 기술은 거시적인 구조물을 제작하는 것에 그치고 있으며, 전자소자를 만드는 데 필요한 나노미터 수준의 미시적인 구조물을 제작하는 것에는 기술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연구팀은 기존 3D 프린터로는 제작할 수 없는 나노미터 단위 구조체 제작과 새로운 프린팅 기술을 개발을 위해 초정밀 노즐을 제어하고 초미세 프린팅 과정을 실시간 고해상도 영상으로 관찰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된 3D 나노프린터를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 개발로 다양한 소재로 구성된 인쇄형 전기소자는 물론 앞으로 휴대전화 같은 스마트 전자기기를 3D 프린터를 이용해 제작할 수 있는 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설 박사팀은 이 기술을 특허 출원했으며 관련 업체 협의를 통해 응용분야에 적합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설 박사는 "이번 개발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3D 프린팅 기술을 나노미터 단위의 그래핀 3D 패터닝(기판에 물질을 점·선 등 다양한 형태로 배열)에 적용한 세계 최초 성과"라며 "기술을 통해 이른 시일 내 3D 나노 프린터를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재료분야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트리얼즈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되고 나노기술 분야 세계적인 포털사이트인 미국 나노월크(Nanowerk)에도 소개되는 등 국내외 연구자들이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