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모 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지난 10년간 과기한림원이 “정회원 262명, 종신회원 202명, 외국인 회원 59명(노벨상 수상자 33명)을 포함하는 기관으로 성장했다”면서, “창조성이 중시되는 지식기반 사회에서의 한림원의 역할”에 대해 도전을 던졌다. 정 원장은 이어서 “최근 쿄토 의정서가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면서, “환경은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주제 강연에는 노벨상 수상자인 제롬 프리드만(Jerome I. Friedman) MIT교수와 모리스 스트롱(Maurice F. Strong) UN 사무차장 겸 사무총장 특별보좌관 등이 연사로 나섰다.
프리드만 교수는 “기초과학은 자연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한 연구이기 때문에 20-30년은 걸리고, 실생활에 대한 적용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기초과학을 효율의 입장에서 보는 것을 경계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기초과학이 부실한 나라는 기술적 발전을 이룰 수 없다”면서, “어떤 현대산업국가도 경제 성장의 1/2 -2/3은 기초과학발전에 의존했다”고 주장했다. 돈이 안 되는 기초과학연구를 누가 지원하느냐의 문제에 대해서, 프리드만 교수는 “5-7년 안에 성과물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산업계의 성격을 생각할 때, 기초과학을 지원할 수 있는 건 정부밖에 없다”고 말했다.
프리드만 교수는 “과학기술계가 언론인들을 통해 대중과 만나야 하고, 정책입안자들도 직접 만나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생각할 것이 많은 정치가들에게 과학자들이 먼저 다가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서 “선진국에는 차세대를 대비하고 인력을 양성·공급하는 연구대학이 있다”면서, “국책연구소에서도 기초연구를 할 수 있지만, 새로운 인력공급이라는 측면에서 연구대학이 별도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자에 대한 호기심에서 시작했던 양자역학 연구가 트랜지스터의 개발까지 이어졌다”면서, “양자역학을 연구한 사람들이 그 응용품인 컴퓨터와 휴대전화, 혹은 요즘의 세탁기에 대해 생각했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한편 모리스 스트롱 사무차장은 “한국은 과학을 통해 개발도상국가에서 세계를 이끄는 산업국가로 발돋움했다”면서, “오늘날의 한국은 기술혁명의 비용과 위험 문제, 과학의 장단점, 환경·평화·안보·번영의 문제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가들은 모두에게 더 나은 미래의 세계를 위해 노력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과기한림원은 19일에는 과기한림원 대강당에서 기념식 및 총회를 개최하고, ‘창의적인 이공계교육’을 주제로 한-스웨덴 공동 심포지엄을 가질 예정이다.
- 전형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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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4-11-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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