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과학을 이끌어갈 청소년 여러분의 다양한 연구 활동을 기대합니다. 이번 'STEAM R&E 페스티벌'을 통해 여러분이 그동안 고민한 연구 결과들을 마음껏 선보이시기 바랍니다.”
미래 과학을 선도할 청소년, 그들의 연구결과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최한 ‘2014 STEAM R&E 페스티벌’이 지난 21일 대전에 소재한 카이스트 문지캠퍼스에서 개최됐다.
‘STEAM R&E 페스티벌’은 STEAM R&E가 시작된 이후 세 번째 열리는 행사로, 학생들이 한 해 동안 수행한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참가 학생 간의 활발한 교류를 도모하는 데 목표가 있다. 지난 해에 이은 올해 행사에서도 학생들은 자율적인 분위기에서 각자의 연구 성과를 활발하게 선보였으며, STEAM R&E 지도교사와 연구 수행 학생, 심사위원 및 교육부, 재단 관계자 등 총 7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과학축제는 막을 올렸다.
‘STEAM R&E 페스티벌’은 융합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스팀(STEAM) 프로그램의 한 해 동안의 결실을 접하는 시간이다. 기존 교육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주입식 교육을 지양하고 학생 스스로 문제를 탐색하고 가설을 세운 후, 이에 대한 실험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인 것이다.
본래 스팀(STEAM)은 미국에서 시작된 교육방법이다. 미국에서는 ‘STEM’ 교육이 진행되지만 우리나라는 여기에 예술(Arts)을 추가해 과학적 사고 외에도 예술적 사고방식을 갖출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즉, 국내의 스팀(STEAM)은 과학(Science)과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예술(Arts) 그리고 수학(Mathmatics)의 소양을 지닌 융합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융합인재 육성의 출발점답게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진행한 ‘STEAM R&E 페스티벌’ 에는 다양한 학생들이 다양한 연구주제를 갖고 참석했다. 전국의 110개 학교 학생들이 참가, 물리와 화학, 생물학 등 과학의 각 분야에서 연구 활동을 진행한 학생들의 성과가 고스란히 나타났다.
서울 혜원여고 학생들은 누수탐지 기술을 접목한 분수를 개발해 주목을 받았으며 서울 과학고등학교 학생들은 전기 이중층을 이용한 에너지 수확장치를 개발했다. 서울과학고의 또 다른 참가팀은 마우스의 학습과 관련된 뇌파 신호측정 실험을, 부산장안고등학교 학생들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미술작품 청각화 장치를 개발했다.
특히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과학과 예술의 조합을 이룬 연구 성과가 눈에 띄었다. 부산장안고 학생들의 시각장애인을 위한 미술작품 청각화 장치 외에도 부산 한국과학영재학교 학생들은 3D프린터를 이용한 다 빈치 발명품을 현대적으로 구현,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3D프린터와 예술품의 조화를 이뤘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자연으로부터 모티브를 얻어 진행한 연구도 있었다. 인천 송도고등학교 참가팀은 매미의 발성기관 연구를 통한 발성기관 모형의 실용적 가능성을 탐구했고 인천과학고등학교 학생들은 고슴도치 가시의 내부골격구조를 이용한 건축물 내진 설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인천여자고등학교 학생들 역시 잉어류 비늘의 곡선에서 모티브를 얻어 효율적인 수력발전에 대한 연구를 선보였다.
생활과 바로 직결되는 연구내용도 눈에 띄었다. 대전 대덕고등학교 학생들은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학습 중 졸음 탐지 및 알람 방법을 고안했으며 대덕고등학교의 또 다른 참가팀은 생활환경에 따른 진드기 서식 상황을 조사하고 항진드기 물질 성능 평가를 통해 새로운 제품을 설계했다. 대덕고등학교 내 다른 참가팀 역시 계면활성제의 환경오염 저감 방안을 연구해 선보였다.
특히 학생들 스스로 스마트폰과 SNS에 의문을 나타내는 연구들이 다수 존재해, 학생들 사이에서도 스마트폰 사용은 큰 고민거리 중 하나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경기 시흥매화고등학교 학생들은 ‘청소년 스마트기기 중독 예방을 위한 학습 환경 조성 방안에 관한 연구’를, 충북 청주고등학교 학생들은 ‘SNS, 우리들에게 ‘약’일까? ‘독’일까?, 시선추적을 통한 주의집중 연구’를 발표했다.
이외에도 참가학생들은 각각 기발하고 재기발랄한 연구주제를 선보이며 미래 과학인재로서의 가능성을 내보였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한 학생은 “직접 연구주제를 선정하고 친구들과 고민하는 과정이 뜻 깊었다”며 “연구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았지만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앞으로 이러한 기회가 또 주어진다면 다시 한 번 참여하고 싶다”며 소감을 전했다.
참가학생의 한 학부모는 “아이가 이러한 과학적 탐구소양을 갖고 있다는 것에 새삼 놀랐다”며 “평소 과학에 관심이 많고 이를 연구하는 것에 흥미를 보이곤 했는데, 하나의 결과물로 나온 것에 스스로도 만족하지 않을까 싶다. 아이에게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행사와 관련 한국과학창의재단의 한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스팀 교육의 성과를 접할 수 있도록 마련된 것”이라며 “청소년들이 스스로 문제의식을 찾고 이를 탐구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초석이 되는데 주안을 두고 있다. 현장에서 학생들이 자신들의 연구주제를 직접 발표하고 설명하는 모습을 보면 학생들 안에 무한한 잠재력이 자리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른들도 놀랄 만큼의 좋은 연구성과를 나타내는 경우도 종종 보이는 만큼, 앞으로 이러한 장을 꾸준히 만들어준다면 학생들의 과학교육에 대한 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이 날 페스티벌에는 김승환 이사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오프닝 공연, 포스터 자유 관람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됐으며 2부에서는 각 팀별 과제 심사가 진행됐다. 학생 참여 프로그램에는 포스터 자유관람 및 인기상 투표, 팀미션 프로그램, 스팀(STEAM) 창의 공간 운영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되기도 했다. 포스터 심사에는 ‘STEAM R&E’ 중간발표회에서 조사된 전공분야에 해당하는 전문분야 심사위원에게 과제별로 4회 포스터 발표심사가 이뤄졌다.
- 황정은 객원기자
- hjuun@naver.com
- 저작권자 2014-11-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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