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메이커운동(Maker Movement)이 붐을 이루고 있다. ‘메이커운동’이란 필요한 것을 스스로 만들어 쓰는 손수제작자, 즉 메이커들이 만드는 방법을 공유하고 나누는 흐름을 이르는 말이다.
이것이 확산되는 계기가 된 것이 바로 ‘메이커 페어(Maker Faire)’다. 이에 본지에서는 미국 뉴욕의 메이커페어에 이어 일본의 도쿄 메이커 페어를 소개하고 일본의 메이커 문화 특징을 짚어보고자 한다.
도코 메이커페어, 밀도높은 다양한 경험
스스로를 엔드유저 창작자를 위한 디지털 미디어 교육과 컴퓨팅 기술매체를 기반으로 키트를 만들고 워크숍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업을 하는 메이커로 소개하는 김승범 씨를 통해 일본의 도쿄 메이커페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2005년 미국에 컴퓨터 관련 학회에 참여하러 갔다가 무료로 ‘Make:’ 잡지를 무료로 받아보면서 처음으로 메이커 문화를 접하게 됐습니다. 당시에는 신선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지금처럼 메이커 문화가 활성화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었지요.”
그러다 김승범 씨는 2012년 서울 메이커페어에 메이커로 참여를 했고, 그것을 계기로 뉴욕과 도쿄 메이커페어도 방문을 하게 됐다.
여기서 김 씨는 “처음에 도쿄 메이커페어에 갔을 때는 너무 썰렁해 보여서 살짝 실망을 했었는데 안으로 들어가 보니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고 소개하면서 “뉴욕은 넓은 야외에서 펼쳐지는 페스티벌과 같은 분위기였다면 도쿄는 실내 공간에 메이커 부스들이 3~4m 간격으로 빽빽하게 자리하고 있어 굉장히 밀도가 높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본에도 소규모로 다양한 메이커페어들이 곳곳에서 진행되어 왔지만,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공식적인 메이커페어는 2012년 일본과학미래관에서 열린 것이 처음이었다며 김 씨는 “우리나라도 올해 과천과학관에서 메이커페어가 열렸었는데 이것을 보면 메이커문화가 과학 분야와 좀 더 관계가 깊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로봇산업이 발달한 일본이라는 특징을 반영하는 듯, 실물 사이즈의 건담 로봇이나 실제로 움직이는 전투형 로봇까지 다양한 로봇들이 상징적 의미로 도쿄 메이커페어를 대표하고 있었다며 김 씨는 “머리 속에 있는 것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것이 도쿄 메이커페어의 특징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휴모노이드 로봇과 애완경 로봇 등은 물론 쓰레기를 던지면 그것을 추적해서 받아주는 쓰레기통 로봇까지 도쿄 메이커페어는 로봇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일본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일본의 메이커문화와 오타구문화
김승범 씨는 일본의 메이커문화가 오타쿠문화와 만나 더욱 다양하면서도 깊이를 갖게 된 것 같다는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도쿄 메이커페어에서는 전기, 전자, 로봇 등과 관련된 작업들이 유난히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 수준들이 상당히 높아 제가 보기에는 과학적이나 연구적인 접근인 것처럼 깊이가 있어 보였는데, 그들은 모두 취미일 뿐이라고 말을 하더군요. 이것이 일본 사람들이 팬이나 마니아 문화를 넘어 더 깊이 들어가는 일본의 오타쿠 문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도쿄의 메이커문화 가운데 김 씨에게 가장 인상 깊게 느껴졌던 것은 아키하바라의 부품샵이었다.
그 이유에 대해 “우리나라에서는 다양한 부품들을 도매 위주로 대량 판매하기 때문에 개인 창작자, 메이커들이 구입하기에 어려움이 많은데 비해 일본의 아키아바라 부품 상가에는 아주 작은 구멍가게들이 즐비하게 있고 부품들을 낱개로 한 두 개씩 따로따로 포장해 판매하기 때문에 메이커들이 원하는 작은 부품들까지 얼마든지 구입이 가능하다는 점이 정말 부러웠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승범 씨는 “일본 도쿄의 메이커페어에는 장인부터 일반 취미가, 아마추어 제작자들까지 모두가 모이는 곳이었다”며 “다양한 프로토타이핑 도구 등 메이커들이 활용할 수 있는 많은 새로운 도구들을 만나볼 수 있기 때문에 창작을 원하는 메이커라면 오는 한번쯤 가보면 좋을 것 같다”고 추천했다.
- 김순강 객원기자
 - pureriver@hanmail.net
 - 저작권자 2014-11-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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