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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래 객원기자
2014-08-11

화성에서 맹활약 중인 탐사선들 오퍼튜니티, 지구 밖 최장 거리 주행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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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탐사 로봇인 오퍼튜니티(Opportunity)가 최근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지구가 아닌 다른 천체에서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한 로버(Rover)라는 타이틀을 획득한 것이다. 로버란 행성이나 위성 등을 탐사하는 로봇이나 월면차 등을 통칭하여 부르는 용어다.

로버들의 주행거리 비교표 ⓒ NASA
로버들의 주행거리 비교표 ⓒ NASA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는 지난 2004년 화성에 착륙한 뒤 하루 48미터(m) 정도를 이동했던 오퍼튜니티의 지금까지 총 주행거리가 세계 최고인 40킬로미터(㎞)에 이르렀다고 발표하면서, 조만간 마라톤 경기 거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지구 밖에서 최장 거리를 주행한 오퍼튜니티

오퍼튜니티는 나사가 화성의 과거 물 흔적을 찾기 위해 쌍둥이 로버인 스피릿(Spirit)과 함께 발사한 탐사로봇이다. 오퍼튜니티와 스피릿은 당초 3개월 동안 만 활동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런 예상을 비웃듯이 스피릿은 2010년까지 7년 간 활동했고, 오퍼튜니티는 지금까지 활동하며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오퍼튜니티는 앞으로 2킬로미터 정도만 더 가면 ‘마라톤 밸리’에 이르게 된다. 마라톤 밸리란 오퍼튜니티 프로젝팀 팀이 마라톤 경기 거리인 42.195킬로미터를 빗대서 지은 장소의 이름이다. 나사는 현재 오퍼튜니티가 활동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기 때문에, 충분히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퍼튜니티 이전에 최장 주행 기록을 가지고 있던 로버는 바로 구소련 시절의 무인 월면차였던 루노호트(Lunokhod)다. 1970년에 처음 발사된 루노호트 1호 월면차는 루나 17호 우주선에 실려 달에 착륙했으나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당시 구소련은 미국처럼 달에 사람을 보내려고 했지만, 여러 가지 문제로 로버를 보내게 되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던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처음 보낸 로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자 더 큰 상처를 입게 됐다. 절치부심 끝에 구소련은 3년 뒤 루노호트 2호를 쏘아 올렸다.

구소련의 루노호트 로버. 지난 40 년간 지구 이외의 천체에서 가장 멀리 주행한 로버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다 ⓒ NASA
구소련의 루노호트 로버. 지난 40 년간 지구 이외의 천체에서 가장 멀리 주행한 로버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다 ⓒ NASA

1973년 달에 착륙한 루노호트 2호는 이후 5개월 동안 39킬로미터를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기록은 달을 정찰하는 궤도탐사선의 영상을 근거로 산출됐다. 영상에 찍힌 로노호트 2호의 움직임을 거리로 환산한 것이다.

탐사로봇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나사의 존 칼라스(John Callas) 박사는 “당초에는 오퍼튜니티가 약 1킬로미터 정도만을 주행할 계획이었다”고 밝히면서 “장거리용으로 설계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10년 동안의 오퍼튜니티 기록은 매우 대단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칼라스 박사는 “참고로 나사의 로버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지구 이외의 행성에서 활약하는 로버 역시 오퍼튜니티임을 기억해 달라”고 전하며 “그러나 먼 거리를 갔다는 것보다는 그렇게 움직이는 동안 로버가 얼마나 많은 탐사와 발견을 했는지가 정말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오퍼튜니티는 화성의 엔데버 분화구(Endeavour Crater) 근처로 이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하여 나사의 관계자는 오퍼튜니티처럼 현재 화성을 누비고 다니는 또 다른 탐사선인 큐리오시티는 게일 분화구(Gale Crater) 근처를 배회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화성의 현재와 미래를 누빌 탐사선들

큐리오시티는 지난 5일에 화성 착륙 2주년을 맞이했다. 착륙 후 1년간은 착륙 지점 주변의 지형을 탐사하면서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1년 동안 이동한 거리는 불과 1.5킬로미터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엘로나이프베이(Yellowknife Bay)라고 명명된 착륙 지점 주변은 퇴적층이 형성된 지역으로서, 수십억 년 전에 호수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이곳에서 큐리오시티는 화성에 과거 물이 흘렀음을 암시하는 다양한 정보들을 수집했다.

나사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큐리오시티의 첫 착륙 지점은 다행히도 탐사할 것이 많은 장소였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1년 동안은 멀리 이동하지 않고도 많은 탐사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2년이 지난 만큼 다음 목표를 향한 길고 먼 여정을 진행할 계획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큐리오시티가 가려고 하는 1순위 지역은 샤프 산의 기슭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지역은 과거에 강이 흘렀던 것과 같은 지형과 더불어, 퇴적층이 있어서 화성의 과거 역사에 대한 또 다른 결정적인 단서가 숨어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장소다. 하지만 문제는 큐리오시티의 현재 몸 상태다.

착륙 2 주년 을 기념하여 자신이 지나온 자리를 촬영한 큐리오시티  ⓒ NASA
착륙 2 주년 을 기념하여 자신이 지나온 자리를 촬영한 큐리오시티 ⓒ NASA

이미 알려진 바대로 큐리오시티는 바퀴 중 하나가 손상된 상태다. 때문에 나사는 가능한 한 로버를 조심스럽게 운용하고 싶어 한다. 가능하면 평지를 달리기를 원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위치한 곳으로부터 약 3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을 가려는 로버에게 이번 시도는 매우 힘든 여정이 되리라는 것이 나사의 시각이다.

한편 나사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6년 뒤 화성에 보낼 새로운 탐사선을 개발 중에 있다고 밝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새로 개발 중인 화성 탐사선 '2020 로버'는 기존 화성 탐사선인 큐리오시티와 스피리트, 그리고 오퍼튜니티 등이 수행했던 업무를 보완하면서도 과학적인 분석 기능을 대폭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우선 2020 로버에는 화성의 공기와 토양, 그리고 지면 등을 분석하는 장치가 탑재될 예정이다. 또한 줌 기능을 가진 카메라를 장착하여 탐사선이 빠르게 주변 지역을 모델링할 수 있도록 도운다는 계획이다.

또한 탐사선에는 화성 지하의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는 레이더 장비가 처음으로 도입된다. 큐리오시티는 드릴을 통해 구멍을 낸 뒤 샘플을 채집했지만, 새로운 로버는 약 500미터 아래의 지하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나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밖에도 바위들의 위치를 지도 형태로 표현하고, 미생물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측정 장비도 탑재될 예정이다.

나사 관계자는 이 새로운 탐사선이 외계 생명체가 실제로 존재하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은 물론, 로버가 제공하는 산소를 통해 지구인들이 호흡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고, 화성의 지하 지도를 그리는 업무까지 부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4-08-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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