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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조행만 객원기자
2014-07-28

항공 기술 경쟁 그 핵심은 '연비' 항공역학과 재료과학의 합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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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항공기의 연비 경쟁이 뜨겁다. 지난 14일 런던 판버러에서 열린 ′판버러 국제 에어쇼′에서 에어버스(Airbus)社는 ‘A330 네오’ 시리즈를 공개하면서 “이 신형 기종 모두 롤스로이스 신형 ‘트렌트 700’ 엔진을 탑재해 기존의 380 기종보다 14퍼센트(%)의 연료 효율을 더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에어버스가 최대의 라이벌인 보잉의 차세대 기종을 놓고 가장 민감한 사안인 연비 개선을 언급한 것은 그만큼 연비 문제가 항공업계의 최대의 관심사기 때문이다.  

에어버스사의 야심작 A380 시리즈.  ⓒ 연합뉴스
에어버스사의 야심작 A380 시리즈. ⓒ 연합뉴스

대형 여객기는 ‘기름 먹는 하마‘란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연비 문제는 항공업계의 최대의 관심사다. 일례로 보잉 747-400을 기준으로 볼 때, 항공유를 연료탱크에 최대한 채운다면 5만7285 갤런이 들어간다. 이 양은 21만6840리터(L)에 해당하며 1만3570킬로미터(km)를 갈 수 있는 양이다.

이를 리터당 연비로 계산하면 1만3570km/21만6840L로 0.063 km/L이며 이를 자동차와 비교하면 일반 자동차 연비가 10km/L라고 볼 때, 별명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이렇게 연비가 중요하기 때문에 항공사와 항공화물수송업체들은 연료 효율적인 항공기를 구입하는데 큰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항공기 제조업체가 부단히 엔진의 효율성을 개선시키는 이유가 된다.  

글로벌 항공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보잉과 에어버스는 일찍부터 연비 개선을 놓고 오랫동안 경쟁해왔고 이를 통해 최첨단 기술의 대형 항공기의 연비는 지속적으로 개선돼왔다.

고 바이패스 엔진이 대세

항공회사의 연료 효율은 사활을 건 게임처럼 전사적으로 진행된다. 유럽의 일부 항공사들은 최적의 강하 각도를 유지하며 자연스럽게 강하, 착륙하는 ‘연속 강하 접근법’을 통해 3%의 유류를 절약했고, 일본 항공사도 ‘에코’ 착륙이라 불리는 조종법으로 연료를 절약한 사례도 있다.  

이외에도 각국의 항공사들은 이륙전 유도로 접근시, 한쪽 엔진 끄기, 비행기 정비 시에 엔진 물로 닦기 등 각종 방법을 통원해 연료 절감에 나서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항공업계의 연료 효율은 엔진 성능의 개선, 기체의 경량화 등에서 나온다”고 잘라 말한다.  

현재 대형 항공기에는 주로 터보팬 엔진이 사용되고 있다. 엔진을 시동시키면 맨 앞의 대형 팬이 돌면서 입구로 공기를 흡입하고 이 공기는 압축기에서 압축되고, 연소기에서 연료를 분사, 점화하여 연소하면 터빈을 통해 연소가스가 배출되면서 추력을 얻는 과정으로 돼있다.  

이때 고 바이패스(Bypass) 터보팬 엔진의 경우, 엔진 중심이 아닌 바깥으로 흐르는 공기가 있다. 이는 중심보다 무려 30배나 많은 공기가 흐른다. 이 바이패스 추력은 전체 추력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므로 터보팬 엔진 팬의 직경은 커질 수밖에 없다.  

대형 팬에 의해 공기 유입량이 많아져 엔진 배기가스의 소용돌이가 바이패스의 기류에 의해 줄어들고 손실이 감소한다. 이는 팬을 구동시키는 동력을 더 커지게 만들어 추력과 열역학 효율을 훨씬 더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 절반의 A380기에 장착되는 롤스로이스 트렌트(Trent) 900 엔진의 터보팬 엔진의 팬 날개 직경은 무려 116인치다. GE사의 GE 90엔진도 바이패스 비가 무려 9:1이나 되는 것도 있다.  

바이패스 비의 개선은 연료 효율에 목말라하는 항공사의 갈증을 해소시키는 단비와 같은 존재로서 항공사의 선택은 이 문제를 해결한 기종에 쏠릴 수밖에 없다.  

터포팬 엔진의 대형 팬은 연료 효울과 깊은 관련이 있다.   ⓒ 연합뉴스
터포팬 엔진의 대형 팬은 연료 효울과 깊은 관련이 있다. ⓒ 연합뉴스

연료 효율은 탄소섬유에 있다  

터보팬 엔진의 날개의 크기는 연료 효율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기체의 중량을 증가시켜 오히려 연료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 이에 또 하나의 문제점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기체의 경량화다.  

이는 매우 패러독스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것은 바로 최대 구조강도와 최소 무게의 특성을 동시에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물질이 바로 탄소섬유 복합재료(CFRP)다. 에어버스 관계자는 “A380은 동체의 20% 가량을 탄소섬유 복합재료로 제작했고 A350XWB의 탄소 섬유 복합재 사용량은 53%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주로 A350XWB의 주 날개와 동체 대부분에 사용될 예정이며, 기체 중량의 50%에 해당하는 약 35톤이 사용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존의 항공기에 10%의 탄소 섬유를 사용한 것에 비하면 매우 괄목할만한 증가라고 할 수 있다. 경쟁사인 보잉사도 최신 기종인 B787 드림라이너의 탄소섬유 적용률이 50% 이상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탄소 섬유의 효용성은 이제 의심할 바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이에 가볍고도 강하고, 가격도 싼 재질로 떠오른 것이 폴리머를 매트릭스로 해서 탄소나 아라미드와 같은 강도와 강성이 우수한 섬유를 강화재로 사용한 재료가 항공기의 표면이나 구조부재용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런 탄소섬유 복합재료는 강도가 높지만 중량은 철의 거의 절반 정도이고, 알루미늄의 70% 정도로 기체의 경량화를 통한 연료 효율 개선에 큰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조행만 객원기자
chohang3@empal.com
저작권자 2014-07-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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