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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조행만 객원기자
2014-07-15

신형 전차 개발에 주력하는 일본 C4I 체계로 무장한 10식 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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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대표팀이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마치 2차 대전 당시의 독일 전차군단처럼 파죽지세로 결승에 오른 독일은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를 꺾고 결국 우승컵을 안았다.

독일 팀은 강력한 슈팅과 장신 선수들을 이용한 고공 헤딩력으로 강호들을 격파하면서 결승을 향해 쾌조의 진군을 했다. 독일 팀을 이길 상대는 일찌감치 없어 보였다.  

군사 퍼레이드를 하고 있는 일본 자위대의 10식 신형 전차.  ⓒ 연합뉴스
군사 퍼레이드를 하고 있는 일본 자위대의 10식 신형 전차. ⓒ 연합뉴스

지금으로부터 75년 전 2차대전 초기의 독일 전차군단도 이와 비슷했다. 독일이 전차군단을 이용한 전격전을 통해 유럽을 휩쓰는 동안 맞설 나라는 없었다.

하지만 1939년 독일이 유럽을 제패하는 동안 동맹이자 추축국에 섰던 일본의 전차부대 사정은 많이 달랐다. 1938년 7월 구 소련과 싸운 할힌골 전투에서 일본군 기갑부대는 97식 치하 전차와 95식 하고 전차 등을 동원했으나 하나같이 주포 구경이 작고, 장갑이 약한 경전차들이었다.

이에 일본군은 기습을 이용했지만 큰 피해를 입고, 퇴각할 수밖에 없었다. 일본군의 주력인 치하 전차는 소련의 BT 전차의 45밀리미터(mm) 전차포에 맞고 쉽게 관통됐고, 주포들의 화력과 명중률 역시 극히 떨어졌다. 2차 대전 중 일본은 계속 전차를 개발했지만 모두 실패작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일본은 발전한 과학기술의 힘으로 초음속 항공기, 이지스함 등을 개발, 해상 및 항공 방위산업의 선두주자로 군림하고 있다. 그리고 과거의 실수를 만회하듯, 육상전력의 핵심인 차세대 주력 전차(MBT) 개발에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화력, 기동력, 장갑력 모두 약해

구소련과의 첫 전차전에서 대패한 일본군은 이어 벌어진 태평양 전선에서 당시의 일본의 주력 전차인 95식(Type-95) 하고 전차로 미군에 맞섰다. 37mm 소구경 주포를 장비한 무게 7.4톤에 불과한 소형 경전차인 하고 전차는 2차 대전 중 일본이 제작한 전차 가운데 그 생산 댓수가 2,300대로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전차는 화력이 우수해야 하고 주포의 구경이 작더라도 강력한 파괴력을 가진 철갑탄을 사용하면 중장거리 사격에서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한다.

전략적으로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싸움이었던 과달카날 섬의 전투에서 일본군은 하고 전차로 미군의 M3 스튜어트 경전차를 노렸다. 울창한 정글 속에서 은밀하게 매복해 있다가 지나가는 미군 전차에 포탄을 정확히 날렸지만 대부분의 탄두는 미군의 M3 스튜어트 경전차의 장갑을 관통하지 못하고 튕겨나갔다.

역사학자들은 “당시 일본의 야금학 수준이 크게 뒤떨어졌다”고 말한다. 적 전차의 장갑에 직접 부딪히는 포탄의 탄두는 금속 중에서 강도가 가장 높고, 마멸성이 가장 적은 단단한 금속을 사용한다.

이것이 바로 중석이라고 불리는 텅스텐(Tungsten)이다. 문제는 일본이 이 텅스텐을 탄두로 사용하는 철갑탄 제조 기술이 매우 뒤떨어졌던 것이다.

위치가 노출된 일본군 전차는 곧바로 반격을 받고 파괴됐다. 빈약한 장갑은 미군 전차의 전차포탄을 막지 못했고, 출력도 부족해 톤당 출력비 11Hp/ton으로 15톤의 가벼운 경전차의 최고 시속이 38km/h에 불과해 시속이 58km/h인 미군 전차로부터 도망가는 것도 불가능했다.

C41 시스템 등의 첨단 장비로 무장한 일본의 신형 전차.  ⓒ 연합뉴스
C41 시스템 등의 첨단 장비로 무장한 일본의 신형 전차. ⓒ 연합뉴스

전차 설계의 3대 조건인 화력, 기동력, 장갑력 등에서 일본 전차는 완전히 뒤떨어져 있었다.

첨단 기술로 과거의 약점 극복

2차 대전 후 전차 개발에 나선 일본은 90식(90-Type) 전차를 개발, 90년대까지 주력으로 활용했다. 독일의 레오파드 전차를 벤치마킹한 90식 전차는 일본에서 독자 개발한 1500마력 디젤엔진을 탑재했다.

여기에다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화력통제시스템(FCS)과 120mm 독일제 활강포 그리고 자세제어능력을 갖춘 유기압식 현수장치와 자동장전시스템 등 첨단 기술들을 대거 채택됐다.

우선, 유기압 현수장치(Hydro-pneumatic Suspension)는 전차의 앞뒤 높이를 조절, 능선과 같은 지형에서 전차의 앞부분을 주저앉혀서 하향 사격을 할 수 있는 장비다. 산악 구조로 되어 있는 일본의 지형을 고려해서 채택한 첨단 기술이다.

아울러 일본의 90식 전차에서 주목할 점은 자동장전장치다. 이는 빠르게 기동하는 전차 내부에서 동양인이 무거운 120mm 포탄을 수동으로 장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채택된 고급 사양의 기술이다. 여기에다 육상자위대 병력이 부족한 점 등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수가 탄종을 선택해 자동으로 장전함으로써 탄약수는 필요 없게 된다. 따라서 컴퓨터로 통제되는 이 전차는 각 탄의 잔량을 표시할 수 있고, 스스로 장비 감시와 고장진단을 하는 기능을 갖추었다. 아울러 90식 전차는 목표물에 대한 자동추적기능도 갖고 있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90식 전차도 노후화하기 시작했고, 일본 육상자위대는 90식 전차를 대체할 10식(10-Type) 신형 전차를 개발했다. 10식 전차의 중량은 90식 전차보다 훨씬 가볍지만 험준한 일본의 산악지형을 극복할 수 있는 야지 기동성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무게가 가벼워졌지만 높은 방어력을 갖추었다. 장갑 소재 자체가 결정립 미세화로 가볍지만 90식 전차의 장갑보다 3배 이상 경도가 높은 소재를 사용했다. 독일 라인메탈(Rheinmetall)사의 120mm 활강포의 구경 장을 90식 전차의 L44에서 L55로 교체, 전차 포탄의 포구초속이 빨라져 관통력이 크게 증가했고, 아울러 사정거리도 늘어났다.

무엇보다도 10식 전차의 C4I 체계는 자신들의 위치와 적 전차의 위치와 좌표를 찾아내 전차 내부의 터치스크린에 송출한다. 이를 통해 모든 아군 전차들은 이 정보를 서로 공유할 수 있어 전차 부대장은 각 전차에 맞는 표적을 할당해 효과적으로 전 전차를 공격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

 

 

조행만 객원기자
chohang3@empal.com
저작권자 2014-07-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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