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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조행만 객원기자
2014-07-01

북한이 보유한 로미오급 잠수함 온도 경계층에선 탐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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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바다에 초록색 잠수함이 나타났다. 대부분의 군사 목적의 잠수함은 멀리에서 보았을 때, 또는 잠항시 고래와 혼동하기 쉬운 위장색인 검은 색을 주로 입힌다. 그렇다면 이 초록색 잠수함은 새로 생긴 관광목적의 민간 잠수선 이었을까?

그러나 장시간 잠항이 가능한 오늘날에 잠수함의 외부 색깔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지난 16일 동해 바다에 출현한 초록색 잠수함은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승선한 로미오(Romeo)급 잠수함으로 밝혀졌다.

북한이 동해 함대에 배치한 로미오급 잠수함.  ⓒ 연합뉴스
북한이 동해 함대에 배치한 로미오급 잠수함. ⓒ 연합뉴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동해 잠수함 부대인 제167군부대를 방문, 잠수함에 직접 승선해 훈련을 지휘했다”고 대외적으로 보도했다. 그리고 노동신문은 잠수함에 탑승한 김정은의 모습 등을 담은 사진 8장을 공개했다.

로미오급 잠수함의 일반 제원은 수중 배수량 1830톤, 전장 76.6m, 선폭 6.7m이며, 2x37D 디젤엔진으로 수중에서 13노트의 속력으로 달릴 수 있고, 최대잠항심도는 500m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로미오급 잠수함이 탄생한 배경은 냉전이 한창이던 지난 1950년대 구소련 해군이 방대한 영해의 연안을 방어하기 위해 개발한 잠수함”이라고 설명한다. 복잡한 해저 환경인 연안에서는 리액터(Reactor) 소리가 크고 규모가 큰 핵잠수함보다 민첩하고 신속한 디젤 엔진 잠수함이 매복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중국 해군을 거쳐서 북한으로 건너온 이 구형 잠수함은 노후화돼 소음이 심하고, 장비들이 낡아서 성능에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연안에선 아직도 쓸모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연안 방어를 위해 개발된 로미오급  

로미오급 잠수함의 원형은 제 2차 대전 당시에 나치 독일이 개발한 U-21이다. 구소련은 독일 점령 후, 이 U-21을 분석해 서방에서 위스키급 잠수함으로 분류하는 613형 잠수함을 설계했다.

 1950년대 연안 방어에 주력했던 구소련 해군은 해저에 매복이 용이한 디젤 잠수함을 선호했고, 면적이 크지 않은 발트 해 등에서 운용하기 위한 613형 잠수함과 좀 더 원거리까지 진출하기 위한 633형 잠수함을 설계했다. 나토(NATO)는 이 633형 잠수함을 로미오(Romeo)급 잠수함으로 분류했다.

 이 로미오급 디젤 잠수함은 스노켈과 디젤 엔진 추진 체계의 통합, 수중 기동에 좀 더 적합한 잠수함 형태 설계 등을 통해 1951년 수중에 함체를 노출시키지 않고 장시간 작전이 가능하도록 바뀌었다.

 U-21의 발터(Walter) 추진 시스템을 기반으로 내부에 저장된 과산화수소에서 산소와 수중기 가스를 발생시켜서 이를 연소실에서 연료와 혼합, 폭발시켜서 고압의 가스를 형성시킨다. 이 가스로 터빈을 구동시켜서 추진력을 얻는 시스템이다.

당시의 중소 우호조약에 따라 중국 해군에 제공됐는데 중국형 로미오급 잠수함은 북한 해군에서도 대량 면허 생산돼 동해 함대에 배치되어 있다.

북한 김정은이 잠망경을 들여다보고 있다.  ⓒ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이 잠망경을 들여다보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러나 50년대에 설계된 이 로미오급 잠수함은 기술적으로 매우 구형이어서 수중기동성이 떨어져 수중의 최대 속력이 수상 항해 속력보다 늦다. 또 전문가들은 “잠수함의 동력원인 축전지의 에너지 밀도가 부족해 최대 연속 잠항 시간이 하루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수온 경계층에서 소음 반사시켜

어두운 바다 속을 잠항하는 잠수함은 항해 수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바다 밑의 지형도 알아야 안전한 잠항이 보장된다. 이를 위한 장비가 바로 소나(Sonar). 소나는 음파를 발생시켜서 주변을 관찰한다. 이를 위해 잠수함은 다양한 소나를 함체의 여러 부분에 장착하고 있다.

육상에서 사용되는 전파는 수중에선 감쇠가 매우 심해서 조금만 바다 속으로 들어가도 매우 빨리 감도가 줄어드는 특성을 갖고 있다. 반면에 음파를 이용하는 소나는 수중의 다양한 음향정보를 분석, 다가오는 어뢰를 해저의 소음인지, 아니면 적이 발생한 어뢰의 음향 신호인지 알아내고 대응을 준비하게 한다.

소나의 경우, 음압(Sound pressure)을 측정하고, 이를 이용해 정보를 분석한다. 수중에서의 수위 1mm의 변화는 음압의 10Pa의 변화를 야기시키는데 이는 음압으로 치면 140db에 해당될 정도로 크다.

음파의 특성은 수중에서 수면방향으로 음파가 전파되어 수면에서 반사가 일어날 경우, 수면에서는 음압이 0에 가까워지는 조건을 가지며 이를 PRC(Pressure release condition)라고 한다. 반대로 공기에서 물속으로 음향에너지가 입사될 때, 경계면에서는 수직입사의 경우, 음압이 2배가 되는 강체 경계조건과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

음압에 반응하는 장비인 소나는 깊은 심도에서 수심이 일정하지 않고 해저면의 수압과 온도가 저주파를 반사시킬 정도로 심층수를 압축시키지 못할 경우, 취약성을 갖는다.

전문가들은 “동해의 경우, 여름에 남쪽에서 북쪽으로 흐르는 해류로 인해 해저의 심층부에서 해안을 향해 움직이는 해수가 표층으로 노출되면서 곳곳에 수괴가 형성된다”고 말한다.

특히, 한류가 강해질 때에 한류에서 분리된 해수가 난류에 갇히면서 많은 수괴가 발생하고, 이 내부에서는 엄청난 소용돌이를 발생시킨다. 이로 인한 소음은 수괴 바깥의 대잠탐지 소나체계가 수괴 내부의 잠수함을 탐지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특히, 커다란 음향 신호를 내는 로미오급 잠수함의 소음도 이 온도 경계에서 대부분 차단돼 은밀한 수중 작전을 가능케 하는 것으로 알려져 우려를 주고 있다.

 

 

 

조행만 객원기자
chohang3@empal.com
저작권자 2014-07-0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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