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이 미 하원 국방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예고 없이 서울과 수도권에 장사정포 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지난달 31일 북한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해상사격과 맞물려 큰 우려감을 주고 있다.
북한군은 지난달 31일 낮 12시15분부터 오후 3시30분쯤까지 7개 해역에서 8차에 걸쳐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했으며 국방부 확인 결과, 동원된 포의 종류는 해안포와 방사포 등이었으며, 무려 500여발을 사격했고, 이중 100여발이 NLL이남 우리 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포병 전력 증강의 배후에 김정은이 있다는 것이 군의 분석이다. 북한 정권은 김정은을 “GPS를 활용한 포병 술의 대가”라고 소개하고 있고, 실제로 그는 김일성군사종합대 포병학과를 2년 동안 다녔고, 졸업논문으로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을 활용한 포 사격 정확도의 향상 방법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지난해 10월 공개된 북한 내부 문건에는 “김정은 동지는 포병 부문에 매우 정통하고, 정확한 지점에 화력타격을 가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쓰여 있었다.
현재 북한은 NLL 인근 장산곶과 옹진반도 등에 해안포 900여 문, 그리고 해주 일원에만 해안포 100여 문을 배치하고 있다. 서해 NLL 인근은 총성 없는 전쟁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 포병의 위협은 NLL에서만 그치지 않고 있다. 주체포로 불리는 170mm 장사정포에 사거리연장탄을 쓸 경우, 최대 54km를 날릴 수 있어 안양, 시흥 등의 수도권마저 위협하는 실정이다. 장사정포 총 1천여 문중에 3백여문은 수도권을 사정거리안에 놓고 명중률 향상에 혈안이 돼있다.
밀도 있는 화력에서 명중률 위주로
소련군은 포병을 ‘전쟁의 신’이라 부를 정도로 일찌감치 포병을 중시 여겼다. 다량의 화포를 집결시켜서 결정적인 방향에 집중적으로 투입, 전황을 유리하게 이끌었다. 북한 역시 인민군 창군 당시부터 소련군의 군사교리를 그대로 받아들여 포병 전력을 중하게 여겼다.
2차 대전 당시에 소련군은 사격밀도 즉, 단위 문수당, 단위면적당 포탄의 수에 큰 관심을 기울인 결과, 밀도 있는 포병 화력으로 집중적인 타격을 가하는 전술을 채택했다. 이를 받아들인 북한은 1950년 한국전쟁 남침 당시의 공격 준비 사격에서 38선에 배치된 국군에 강력한 화력을 집중, 대혼란을 일으켰고, 지난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에도 엄청난 화력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대 포병의 화력은 관측과 정확한 사격제원 계산, 신속한 통신을 통해 그 위력이 발휘된다”고 말한다. 포병이 적 목표물을 정확하게 타격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표적 획득과 포의 정확한 위치 결정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이에 시대가 바뀌면서 북한군의 포병 전술도 바뀌고 있다. 밀도 있는 운용 못지 않게 사거리 증대와 정확도의 상승을 기하고 있는 것.
특히, 주체포로 알려진 북한의 장사정포와 같이 장거리를 타격하는 포는 명중률에 있어서 큰 오차의 단점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긴 사거리의 포는 사탄산포율이 높아서 오차가 증가한다”고 말한다.
북한군 역시 포병 화력의 명중률 향상을 위해 최첨단 신기술인 GPS와 무인기를 활용한 밀도 있는 화력 전술에 큰 관심을 갖고, 이미 방사포엔 장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거리 포탄 명중룰 높이는 신기술
포탄이 정확하게 목표물에 명중하려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격제원 산출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오차를 제거하는 것. 이를 위해 포병은 표적의 종류와 표적까지의 거리, 방향 등 표적에 대한 정확하고, 신뢰성 있는 자료를 획득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 다음의 방법들이 활용되고 있다. 첫째, 목표 탐지레이더를 사용하는 것. 레이더는 장파를 사용하기 때문에 다른 수단에 비해서 표적까지의 사거리 계산에 매우 효과적이다. 야간탐지레이더는 어둠 속에서 사용가능하지만 가시거리가 짧다.
둘째, 무인항공기(Remotely Pioleted Vehicle, RPV)를 이용하는 것으로 정찰, 레이저를 이용한 표적지시, 표적획득 및 사격조정까지 이용된다.
셋째, 제공권이 확보되지 못한 상황에서 포탄 내부에 GPS 신관 및 비디오 영상탄(VIP) 기능을 조합한 정찰 탄을 사용하는 방법이 활용될 수 있다. 이 포탄은 목표지점의 영상을 획득하여 본부로 송신한다. 이를 탑재한 자탄이 무선을 조절하는 가운데 적 상공을 비행하면서 전장상황을 비디오 영상으로 송신한다. 이 영상 데이터는 지상에 있는 수신기 패널에서 시현된다.
이때 포탄이 적 지역의 상공을 날면서 체공하는 시간은 약 5분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도 표적탐지, 식별 및 사격, 표적지역의 파괴정도 등을 평가할 수 있는 실시간 운용이 가능하다.
또 GPS의 장점은 표적의 좌표를 곧바로 딸 수 있어서 포 방열의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아울러 사탄산포(탄의 분산 오차)를 수정하는데도 이용된다. 즉, 탄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PTS(Projectile Tracking System)와 GPS로 비행중 자기 위치를 계산, 내부의 컴퓨터에서 표준탄도와 비교해 직접 수정할 수 있다. 이는 탄의 탄착 오차를 보정해 목표물을 정확하게 타격하게 한다.
향후 북한군 포병이 방사포에 이어서 장사정포에도 GPS의 이점을 활용하게 된다면 수도권 안보에 또 하나의 큰 위협으로 다가설 것으로 보인다.
- 조행만 객원기자
- chohang3@empal.com
- 저작권자 2014-04-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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