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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조행만 객원기자
2014-03-17

킬 체인, 성공의 관건은 시간이다 표적 탐지 후, 즉각 미사일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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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방어 시스템으로 ‘킬 체인(Kill Chain)’ 전략이 급부상하고 있다.

북한이 계속적으로 미사일과 방사포를 동해상에 날리면서 안보 위협을 가하는 상황에서 지난해 한·미 양국은 적 미사일에 대한 실시간 탐지와 식별, 결심, 타격체계를 결합한 ‘킬 체인’을 오는 2015년까지 구축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 유사시 수도권에 큰 위협이 되고 있는 스커드 미사일. ⓒ연합뉴스

그리고 올해 들어서도 북한이 스커드 미사일과 300mm 신형 대구경 방사포를 발사하는 등 한반도의 안보를 끊임없이 위협하자, 킬체인의 구축과 완료가 더욱 시급한 선결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킬 체인이란 적의 미사일을 실시간 탐지해 무기의 종류와 위치를 식별한 뒤 타격 여부를 결심한 다음에 요격미사일을 발사하는 공격형 방어시스템을 말한다. 여기에는 탐지를 위해 감시정찰위성, 통신위성, 정보위성, 조기경보기 등 항공기와 타격을 위해 요격 미사일, 전투기 등이 동원된다.

전문가들은 “킬체인의 전제조건은 확실한 탐지(detection)로서 북한의 미사일, 방사포 등의 공격 징후가 포착돼서 결심이 굳혀지면 선제 타격으로 북한 미사일을 선제타격한다는 계획이다”고 설명한다.

이를 위해 최소 6기 이상의 정찰위성과 북한의 방공망 위에서 활동하는 고고도 무인정찰기의 보유가 필수적이다. 이외에도 조기경보기와 고성능 레이더 그리고 이지스함의 배치도 중요한 사항이다. 

아울러 선제 타격의 경우, 무엇보다도 요격미사일의 정확성이 확보돼야 하는데 수십m 단위의 공산오차를 수m 단위로 줄이는 것은 물론 은밀하게 갱도화된 북한의 미사일 및 방사포 기지를 파괴할 수 있는 벙커버스터와 이를 운반할 수 있는 스텔스 전투기의 도입도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과학기술 발전으로 킬 체인 가능해

1970년대말부터 미사일 개발에 사활을 건 북한은 스커드-B를 역설계하는 방식으로 탄도미사일 개발을 추진해오면서 스커드-C와 노동-1호를 개발하고, 지난 2006년 7월 5일 북한은 대포동 2호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기도 했다.

지난 2012년 4월에는 대포동보다 사거리가 두 배 이상 늘어난 은하 3호 로켓 발사에 성공, 동북아를 넘어 미 본토마저 위협하고 있다. 아울러 사거리가 훨씬 늘어난 신형 방사포의 존재도 미사일 못지 않은 위협이 되고 있다. 여기에다 미사일과 방사포 모두 이동식 발사대를 갖추고 있어서 도발시, 원점 타격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킬 체인은 바로 이런 상황에 대응한 대미사일 방어 전략 시스템으로 알려져 있다. 1991년 걸프전이 발발하자 미군은 개전 초에 바그다드의 중요 군사시설을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F-15 공군전술편대를 이용해 파괴하는데 성공했지만 이는 부분적인 성과에 그쳤다는 분석이다. 그 이유는 대부분이 고정 표적이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이동식 스커드 미사일 발사대가 미군을 위협하는 가장 중요한 목표물이었는데 이를 파괴한 성과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전술 공군기들은 수시로 진지를 변환하는 이동식 스커드 발사대를 탐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이라크 영공을 향해 이륙했고, 그 횟수는 무려 2,500여회에 이르렀다.

반면에 미 전술 공군기에 의해 파괴된 스커드 발사대는 80여기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사실은 2003년 벌어진 이라크 전쟁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21세기 들어서 급격하게 향상된 과학기술은 킬 체인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우선, GPS를 이용한 위성항법장치의 등장, 24시간 적정을 감시할 수 있는 정찰위성, 글로벌호크와 같이 적진을 제집 안방처럼 드나들 수 있는 스마트 무인정찰기의 등장이 바로 그것.

▲ 향후 구축될 킬 체인(Kill Chain) 방어 시스템의 개념도. ⓒ연합뉴스

원거리에서 정밀하게 목표물을 파괴할 수 있는 정밀무기체계(JDAM)도 핵심 수단이다. 미군은 이런 기술 발전을 통해 목표물 탐지 후, 2시간 이상 걸리던 요격 시간을 45분 이내로 단축시켰는데 이것이 바로 킬 체인의 핵심 개념이다. 

한 개의 미사일도 걸르지 않는 킬체인

지난 2012년 10월 7일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커지자 한·미 양국은 기존의 탄도 미사일 사거리를 300㎞에서 800㎞로 늘리고, 탄두 중량 500㎏을 유지하는 데 합의하는 ‘새로운 미사일 정책’을 선언했다. 이 선언에는 북한 미사일에 대한 선제타격을 하는 킬체인 구축에 대한 내용도 들어 있었다.

이후 지난 2월 13일에 국방부는 “북한의 비대칭 위협에 대한 억제전략으로 킬체인을 2015년부터 조기구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형 킬 체인 구축을 통해 북한의 도발징후가 탐지되면 30분 내에 선제타격하겠다는 것.

이는 한·미의 정찰위성과 정찰기 등으로 1분 내에 위협을 탐지하고, 1분 내에 식별한 다음에 이 획득된 정보를 통해서 3분내에 타격을 결심, 25분 내에 목표물 타격을 완료하는 순서로 이뤄져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선 탐지-식별-추적-평가 등의 4단계를 표방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공중에서 24시간 적국의 영역을 감시하는 정찰위성, 무인정찰기 또는 조기경보기가 필수적이다"고 말한다.

무인항공기의 경우, 비행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에 대비해 적절하고도 신속하게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스마트 기능을 통해 자율비행 제어시스템이 가능해 킬 체인을 위한 정찰 능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일반 항공기는 공중 급유를 받더라도 6시간 이상 비행이 불가능하지만 무인항공기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비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 무인기에 스텔스 기능이 추가되면서 적 미사일 탐지에 매우 효과적인 수단으로 변모해가고 있다.

만약에 이 단계에서 타격에 실패했을 경우, 다음 요격지점은 상층에서 이뤄진다. 전문가들은 “탄도 미사일의 경우, 100km 이상 높은 고도인 대기권 밖에 있을 때, 타격하기에 가장 좋은 조건이 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 원거리용 탐지/포착레이더가 필요하다.

또 패트리어트(PAC-3) 미사일괴 SAM 미사일 등은 킬체인에서 매우 중요한 요격 무기체계다. 첫 요격에 실패하면 바로 다음 미사일이 요격을 위해 발사되는 다단계 구조로 이뤄져 있는 통합 운용을 통해서 물샐틈없는 방공망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조행만 객원기자
chohang3@empal.com
저작권자 2014-03-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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