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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손은혜 객원기자
2013-11-01

우리가 바라는 과학관의 미래는? 국립중앙과학관, 세계과학관 심포지움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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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보다 세분화된 전문화를 추구해야하며, 창조경제 시대에 과학관은 시민의 잠재된 상상력을 일깨우고 북돋을 수 있는 장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최종배 국립중앙과학관 관장은 지난달 31일에 미래창조과학부 주최로 열린 ‘제3회 세계과학관 심포지움’ 환영사에서 “2011년 이후 3주년을 맞이한 이 행사가 글로벌 심포지엄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과학관과 대학 및 관련 산업기관의 전폭적인 지원덕분이며, 세계 과학관 관계자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장소로 탈바꿈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번 심포지움의 주제 ‘우리가 바라는 미래의 과학관’에 대해서 행사 첫 날인 30일에 아더 몰레라(스미소니언 르멜슨센터 관장)과 앤 폴린(스웨덴 국립과기관 관장)이 사례발표를 했으며, 다음날 국립중앙과학관에서 9명의 전문가가 세션별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화두는 “비판적 사고”…과학관에서 생각하게 하라

첫 세션(과학관에서의 융합콘텐츠 및 뉴미디어)에서는 ▲앤드류 가이거(아시아태평양과학관협회 ASPAC) ▲메구미 오쿠야(국립미래과학관) ▲아서 몰렐라(스미소니언 르멜슨센터)의 주제발표 후 종합토론이 이어졌다.

특히, 앤드류 가이거는 “과거 과학관은 기초과학을 강조해왔지만, 오늘날 대중은 기초과학에 관한 지식들을 다른 통로로 습득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형태의 과학교육의 필요성을 느낀 가이거는 앞으로 과학관에서 글로벌 이슈에 대해 논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그는 “대중들은 과학이 지식을 생산하는 맥락보다 ‘그렇다, 아니다’와 같은 결과에 모든 관심이 쏠린다. 과학자들은 확률적인 정보를 전달하므로 대중은 이를 분석할만한 능력을 키우고, 이를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어야한다. 즉, 과학관 교육은 현안에 대해 토론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한다”고 강조했다.

메구미 오쿠야도 과학관이 관람객들에게 자아성찰을 할 기회를 줘야한다고 말했다. 일본 미래과학관은 올해 3월에 ‘돈에 대한 모든 것’이라는 기획전시를 진행한 바 있다. 전시의도는 돈을 사용하는 10가지 상황을 기획하여 관객들 스스로가 의사결정과정을 성찰할 수 있게 하는 것.

미래과학관 기획전시는 ‘돈을 사용하는데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리는가’를 전시를 통해 스스로 깨닫도록 한다. 예컨대, 두 사람이 10,000원을 9,000원과 1,000원으로 나누어 갖되 합의가 성립되더라도 1,000원을 받는 쪽이 분노와 감정을 일으킨다. 이는 경제학에서 인간을 호모에쿠노미쿠스(합리적인 인간)라 보았던 전통적인 개념을 탈피한 사례이며, 인간은 합리적인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시를 통해 표현했다.

이는 과학관이 실험공간이 되어 관람객이 의사결정하는 다양한 방법을 습득하고, 그들이 사회를 만들고, 더 나아가 그들의 미래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였다.

▲ 이 날 국내외 과학관 관계자와 대학교수들이 모여 과학관의 미래에 대해 토론했다. (사진제공=세계과학관심포지움 운영국) ⓒ세계과학관심포지움 운영국

과학관 소장품, 무엇을 전시할 것인가?

이어진 세션에서는 ‘과학관 소장품의 새로운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 논의가 계속됐다. 요하네스 기어트하그만(독일박물관)은 ‘무엇이 가치있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며 과학관의 소장품이 지니는 가치의 다양한 측면을 논했다.

그는 “박물관에서 가치란 유용성과 중요성과 같은 기준에서 논할 수 있다. 허름하고 조잡해보이는 실험 테이블조차도 가치가 있다. 왜냐하면 여기에서 20세기 핵분열실험이 성공했기 때문이다”며 과학관 큐레이터는 역사적 연구를 통해 이 오브제가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운기(국립중앙과학관)는 소장생물표본의 가치에 대해서 발표했다. 그는 국립중앙과학관이 한국의 생물다양성에 관한 정보를 80%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독수리 서식지 이동연구는 학계에서 큰 관심을 이끈바 있다고 전했다.

한편, 아일자 베리(영국 자연사박물관)는 콘텐츠 접근법과 전송구조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영국은 이민자들의 증가, 경기 침체, 재원부족, 디지털 시대 등의 사회변화가 있어왔다”며 “사람들은 평생 박물관에 3번 오는 것이 아니라, 6시간을 머문다. 그렇기 때문에 온라인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그들과 소통하는 전략을 세워야한다”고 말했다.

과학관 증축과 리노베이션

마지막 세션에서는 로잘리아 바르가스(유럽과학관협회장)의 실무경험이 풍부한 사례발표가 참가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바르가스는 1997년 포르투갈에 과학관이 처음 개관하면서 국가차원의 네트워크를 성공적으로 구축시킨 장본인이다. 그는 지자체의 지원이 과학센터 운영과 직결되어야 한다며 거버넌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포르투갈에는 현재 20개정도의 과학관이 세워졌는데, 이들 중 9개는 부지를 선정해 신축했으며, 나머지는 기존의 건물을 증‧개축한 것이다. 도심재개발차원에서 감옥을 재건축하거나 오래된 창고, 교회등이 과학관으로 새롭게 단장한 것이다. 이를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지자체들의 건물 기부, 튼튼한 재정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르가스는 과학관 건립을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정부와 의사결정권자들의 지원 ▲과학관 간 협력 ▲ 과학관을 장기간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제3회 세계과학관심포지움 기념촬영 ⓒ세계과학관심포지움 운영국

한편 종합토론에서는 과학박물관과 과학센터가 추구해야 할 방향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과학센터는 HP나 구글과 경쟁하듯이 과학의 좋은 면만 보여주는 것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에 발터 스타벨로즈는 “과학센터도 과학기술만 추종하다가는 위험에 빠지게된다. 당연히 과학기술을 비판하는 입장이 되어야 하며 균형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과학박물관과 과학센터는 역할이 다르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영역이 흐려지고 중첩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은혜 객원기자
iamseh@naver.com
저작권자 2013-11-0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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