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기초·응용과학
김준래 객원기자
2013-10-16

계란도 이제는 식물성으로? 식물성 기반의 인공 계란 등장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계란은 사람들에게 가장 친근한 먹을거리 중 하나다. 고기보다 훨씬 저렴하고 요리하는 과정도 비교적 수월하며 영양가도 풍부하기 때문에 그동안 계란은 세계 어디서나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완전식품으로 사랑을 받아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계란이 완전식품이라는 점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늘어나고 있다. 콜레스테롤의 함량이나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을 소량 포함하고 있는 문제부터 시작하여, 계란이 양산되는 양계장의 비위생적인 환경으로 인해 조류 독감이나 살모넬라 등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 등이 계란에 대한 시각을 바꾸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진짜 계란과 구별이 쉽지 않은 식물성 인공 계란

종합방송 매체인 폭스뉴스(Foxnews)는 이 같은 계란이 가진 여러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미국의 식품 과학자들이 진짜 계란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한 식물성 기반의 인공 계란에 대한 본격적인 시판을 앞두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폭스뉴스는 이 식물성 계란이 진짜 계란보다도 더 영양분이 많고 저렴하며 맛있는 완전식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면서, ‘비욘드에그(Beyond Egg)’라 이름 붙여진 이 인공 계란이 여러 가지 면에서 진짜 계란을 뛰어 넘는 지속 가능한 식품으로 존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식물성 인공 계란은 ‘인간과 동물에게 더 건강하고 맛좋은 대체 식품을 개발하여 공급한다’라는 경영목표를 가지고 창업한 신생기업 ‘햄프턴 크리크 푸즈(Hampton Creek Foods)’가 개발한 제품이다.

이 회사는 자신들이 개발한 식물성 인공 계란을 이용하여 마요네즈와 유사한 식품 및 여러 가지 가공 음식을 만들었는데,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물론 맛이나 먹을 때의 식감도 진짜 계란을 넣은 경우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흡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개 신생기업에 지나지 않았던 햄프턴 크리크 푸즈사가 유명해진 계기는, 전 마이크로소프트의 회장이었고 현재는 스타트업 기업의 투자자로 활동 중인 빌 게이츠(Bill Gates)에 의해 ‘음식의 미래를 만드는 글로벌 3개 기업’에 선정되어 투자를 받으면서부터다.

▲ 햄프턴 크리크 푸즈사를 알리는 빌 게이츠의 트윗 글 ⓒH.C.F

특히 작년 말 개최된 투자자들을 위한 모임에서 투자자로 참석한 빌 게이츠와 페이팔 공동 창업자인 피터 티엘(Peter Thiel) 등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는데, 진짜 계란으로 만든 머핀과 비욘드에그로 만든 머핀을 제공한 결과 이들로부터 상당한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주위의 찬사에 대해 햄프턴 크리크 푸즈의 연구원인 고시아 제이커배시(Gosia Jakubasch)는 “마요네즈에서는 계란이 수분과 기름의 중개를 하지만, 우리가 개발한 마요네즈용 비욘드에그에서는 완두콩의 단백질이 그 기능을 대신한다”며 “이 같은 원리를 바탕으로 쿠키용 비욘드에그는 수수가루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제이커배시 연구원은 “이외에도 저지방 샐러드 드레싱용이나 파스타용 비욘드에그를 여러 식품업체에 계란의 대체품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특히 중소 식품업체 입장에서 볼 때 비욘드에그의 사용이 비용을 절감하고 환경도 보호하기 때문에 호평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의 대표인 조시 테트릭(Josh Tetrick) CEO에 따르면, 이 식물성 인공 계란은 비교적 간단해 보이는 형태와는 달리 완두콩과 수수 등 총 11가지의 식물로 만들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하여 테트릭 대표는 “현재 우리 회사는 기포와 유화, 그리고 응고와 착색 등 다양한 음식물의 조리 과정에서 계란이 맡아 행하던 역할들을 어떻게 식물로 대체시킬 수 있을까를 놓고 끊임없이 연구개발 중”이라고 했다.

환경 오염을 막는 역할도 수행할 것으로 기대

미시간 법대 출신의 법학 박사이자 채식주의자인 테트릭 대표는 아프리카에서 다양한 사회사업에 종사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미국에 돌아온 후 사업을 위해 식품시스템을 분석하던 중 “대량의 CO2을 배출하는 식육 생산과정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테트릭 대표는 “우리가 먹는 계란의 99%가 어두침침하고 분뇨 냄새가 가득한 산업용 창고에서 나오는데, 동물 학대 문제는 제쳐놓고서라도 계란이 나오는 현장조차 역겨워서 도저히 볼 수 없는 지경”이라며 “이처럼 지저분한 현장은 조류 바이러스 등 식품의 안전 문제와도 직결된다”고 비욘드에그를 개발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테트릭은 “그렇다고 비욘드에그가 채식주의자들만을 위한 제품은 아니다”라며 “내 아버지는 고기를 무척 좋아하는데도 불구하고 비욘드에그가 들어간 식물성 쿠키의 열광적인 팬”이라고 소개했다.

▲ 비욘드에그를 만드는 생화학 장비 ⓒH.C.F

현재 햄프턴 크리크 푸즈의 홈페이지에는 비욘드에그가 계란보다도 건강에 유익하며, 가격도 실제 계란보다 19% 정도 가격이 싸다고 게재되어 있다.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듯 조만간 유기농 매장으로 유명한 대형 식품체인인 홀푸즈(Whole Foods) 마켓에 시판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햄프턴 크리크 푸즈의 주장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미 농업국의 생리학자인 레이먼드 글란(Raymond Glahn) 박사는 “비욘드에그 같은 대체 제품이 기존 양계산업에 영향을 줄 만큼 물량을 생산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이 같은 대체 식품들은 과거부터 늘 나왔었다”고 평가절하했다.

글란 박사는 식물성 식재료를 사용하는 비욘드에그의 영양학적 가치는 인정하면서도 “햄프턴 크리크 푸즈사의 홈페이지에 올라온 주장들은 일종의 영업 전략일 뿐”이라며 “과연 실제로 비욘드에그가 계란 맛을 낼지도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김준래 객원기자
joonrae@naver.com
저작권자 2013-10-16 ⓒ ScienceTimes

태그(Tag)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