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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준래 객원기자
2013-09-24

지구를 단층촬영하는 ‘토모그래피’ 지진 연구에 활용되는 공간정보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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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상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상반기의 국내 지진(규모 2.0 이상) 발생 횟수는 총 50회로, 디지털 관측을 시작한 1999년부터 2012년까지의 상반기 지진발생 연평균 횟수인 24.8회보다 약 2배 정도가 더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 연도별 지진발생현황(1월~6월) ⓒ기상청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지질 전문가들은 지진의 발생특성을 고려할 때 대규모 지진의 전조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한반도 지진활동에 대한 원인 규명을 위해 과거 지진자료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 및 공간정보를 기반으로 한 단층조사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공간정보를 활용한 토모그래피 기술

지진을 연구하는 지진학은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는 지진의 원인과 특성을 규명하는 ‘지진원 연구’ 분야가 있고, 둘째로는 지진파가 통과한 지층과 지각구조를 연구하는 ‘지진파 분석’ 분야가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지진예보와 같은 지진의 예상 관측이나 지진피해를 최소화하는 저감기술을 개발하여 지진의 위험으로부터 안전을 추구하는 ‘지진 예측’ 분야가 있다. 이 3가지 분야 모두 공간정보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 토모그래피의 원리 ⓒ3TECH
따라서 공간정보를 어땋게 정확히 알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지진의 원인과 특성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지진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처럼 공간정보를 활용하여 지하의 단층구조를 찾을 수 있는 탁월한 방법으로 토모그래피(Tomography)라는 기술이 있다.

지질 분야에서의 토모그래피를 지오토모그래피(geo-tomography)라고도 부른다. 이는 지진파의 P파와 S파가 관측소에 도달하는 시간을 분석하여 지진파가 통과한 3차원의 지층이나 지각구조는 물론 잠복되어 있는 활성단층을 찾을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지오토모그래피의 구조를 살펴보면, 두 개의 시추공 중 하나의 시추공에 송신기가 위치하고 다른 하나의 시추공에 수신기가 위치한다. 지하 탐사는 송신기를 특정 위치에 고정시킨 후 일정간격으로 시추공을 따라 수신기가 이동하면서 이루어진다.

이 같은 방법을 통해 전체 수신 시추공에서의 자료가 모두 수집되면, 송신기를 다음 위치로 이동시킨 후 다시 수신기를 시추공에 따라 이동시키면서 탐사한다. 이런 방식을 게속적으로 반복하다 보면 더욱 정확한 평균값에 근접하게 된다.

지질 분야의 토모그래피는 이렇게 정의할 수 있지만, 더욱 넓은 의미의 토모그래피는 X-선 단층촬영법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정보를 영상화하는 일련의 기술을 포괄적으로 지칭할 때 사용하는 용어다.

판의 경계에 대한 정확한 공간정보 파악이 중요

지구의 구조는 수십에서 수백 km 두께로 된 여러 개의 판(plate)이 모자이크로 구성되어 서로 부딪치고 벌어지는 운동을 계속한다. 이러한 운동을 판구조론이라고 부르며 지진은 이러한 판이 서로 만나고 갈라지는 경계에서 주로 일어난다.

따라서 지구물리학에서 판의 경계에 대한 공간정보를 정확히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이지만 그만큼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다. 특히 지진의 경우는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지하에서 발생하고 그 규모도 매우 크기 때문에 판의 경계를 결정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작업이다.

동북아 지역의 판구조 운동(plate tectonic theory)에는 유라시아판과 아무르판, 그리고 태평양판 및 필리피판, 오호츠크판 등이 관여하고 있다. 여기서 중국 동북부 지역과 우리나라 서해를 지나가는 아무르판의 경계 및 일본 홋카이도 서부를 통과하는 아무르판의 정확한 공간정보가 아직 확실하게 규명되지 않은 상황이다.

▲ 오호츠크판의 지각 구조 ⓒwikipedia
따라서 지난 1976년에 지진 65만명의 인명피해가 난 규모 8.0의 중국 당산 지진을 비롯해서 최근에 백령도와 홍도 부근에서 자주 발생하는 지진 현상은 서해의 아무르판 경계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지진은 육안으로 관찰할 수 없는 지하 수 km에서 수 백 km 밑에서 일어나는 물리적 현상이기 때문에 정확한 공간정보 기술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그렇지만, 지진이 지표상에서 지진파로 관측되거나 피해를 주었을 때 발생하는 정적현상은 정확한 공간정보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역추적으로 지진의 원인과 피해를 추적할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여기서 한걸음 더 진전된 탄성파 소음 단층촬영(seismic noise tomography) 기술을 통해, 지질전문가들은 지구 내부구조를 더욱 정밀하게 영상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탄성파 소음이란 대륙의 내부를 포함하여 지구상 어느 곳에서도 지진파 기지국에 기록되는 신호음을 말한다. 이 음파를 활용한 단층촬영 방법은 탄성파장비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지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동안의 많은 다른 탄성파 소음 연구에서 상호 대비된 신호음이 나타내는 뚜렷한 표면파는 보여주었으나 내부파는 명확치 않았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는 표면파를 없애고 전체 네트워크에서 기록된 상호 대비음을 증폭시켜 맨틀 내 경계부에서 수직으로 전파되는 내부파를 취득하는 성과를 거뒀다.

최근의 연구성과를 살펴보면 과거 10~20년간 복합 탄성파 배열로 데이터가 수집되었고, 이들 자료의 심층 분석을 통해 심부 지구 내부에서 오는 내부파에 대한 많은 정보가 축적되었다. 이렇게 마련된 정보는 맨틀 전이대의 지형을 분석하고 맨틀 전이대 내의 광물에 대한 열역학을 아는 데 많은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많은 탄성파 기지국에서 입수되는 자료와 개선된 신호음들은 처리과정을 거쳐 지구의 암권과 맨틀 전이대는 물론 코어와 맨틀 경계에 대한 정밀정보 분석의 기초자료로 사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탄성파 소음 분석기술은 지진발생과는 관계없이 지구의 내부구조를 영상화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방법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김준래 객원기자
joonrae@naver.com
저작권자 2013-09-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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