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A씨가 4세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던 중 ‘책 읽어주는 로봇’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래서 이 아이디어를 정부가 운영하는 ‘창조경제 타운’ 사이트에 제안했다. 사이트에서는 전문가들을 통해 A씨 아이디어를 평가했다.
그리고 사업화가 가능하다는 판단에 이른다. 그 결과에 따라 A씨와 협의를 거쳐 기업인, 연구원 등과 함께 ‘책 읽어주는 로봇’ 제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변리사 등의 도움을 얻어 특허 절차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런 과정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A씨 아이디어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S사는 큰 관심을 보이며 A씨와의 접촉을 시도했다. ‘책 읽어주는 로봇’에 대한 사업화 의도를 표명했다.
협력과제 통해 지식중심 생태계 구축
제품(로봇) 판매 시 매출액의 일부를 기술료로 지불하겠다고 제안했고, A씨가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책 읽어주는 로봇’에 대한 기술 라이센스 계약이 체결됐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특허청이 공동으로 구상하고 있는 미래 시나리오다.
이런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최문기 미래부장관과 김영민 특허청장은 11일 서울 역삼동 한국지식재산센터에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국민들로부터 나오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지식재산화해 창업 및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는 것.
앞으로 두 부처가 힘을 합쳐 추진해나갈 ‘6대 공동 협력과제’를 채택했다. 6대 공동협력과제는 ▲ 창조경제 관련사업 공동 추진 ▲ 아이디어·기술 보호 및 활용 ▲ 국가 연구개발 성과평가 관련 협력 ▲ 특허성과 검증 효율화 ▲ 공공정보 공유 및 활용 ▲ 원천·핵심·표준특허 획득 및 활용 인프라 등이다.
첫 번째 창조경제 관련사업에는 창조경제문화 확산을 위한 ‘1가구 1지식 재산운동’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전 국민 대상의 창업지원 프로젝트를 수행할 ‘창조경제타운’ 구축, 지식재산권·발명 등을 연계한 ‘무한상상실’ 신설 등이 들어 있다.
아이디어·기술 보호 및 활용을 위한 방안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아이디어 보호 행동수칙’을 게시해 국민 각자가 아이디어를 자율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아이디어 보호를 위한 표준 가이드라인을 책정하기로 했다.
또 미래부에서 시작한 ‘창조경제타운’ 프로그램과 특허청 ‘지식재산 보호시스템’을 연계해 아이디어 창업화 과정을 더욱 실속 있게 만들고, 더 나아가 신속한 특허처리와 함께 전 국민 창업화 과정을 촉진시켜나간다는 계획이다.
국민이 미래부에 사업화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특허청은 이를 지식재산 기반 국민행복기술 사업과 연계해 우수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구체화하고 지식재산권 획득까지 가능하게 하는 포괄적인 지원방식이다.
특허 중심 새로운 기술거래 모델 개발
국가 연구개발 전 과정에 있어서도 아이디어·기술 보호 및 활용을 위한 협력 작업이 진행된다. 특히 공공연구기관 연구결과에 대해 제품 단위 특허포트폴리오를 구축해 타당성 있는 연구결과에 대해 기술이전을 시도해나갈 계획이다.
또 대학, 출연연 등 공공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기관의 특허기술에 대해서는 이전과 다른 새로운 기술거래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국가 R&D 성과평가와 관련해서는 특허에 대한 질적 성과지표를 공동 개발해 공공연구기관 등에 질 중심의 평가 제도를 연구현장에 적용하고, 질 중심의 R&D 제도를 통해 국가 연구개발 투자 효율성을 향상시켜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특허성과 검증 효율화를 위해 양 기관이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연구성과에 대한 정확한 피드백 기능을 수행해나갈 계획이다.
공공정보 공유 및 활용을 위해서는 데이터베이스 운영, 공모전 등을 통해 정보 활용도를 높이고, 지식재산 정보 시스템을 활용한 서비스 R&D 과제를 발굴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업무협약에서 가장 강조하고 있는 것은 국민 창업 생태계다. 관계자는 협력과제 시행을 통해 국민들이 일상생활이나 창업과정 등을 통해 획득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쉽고 편리한 과정을 통해 지식재산화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문기 미래부장관은 “양 기관이 업무협약을 체결함으로써 그동안 해온 업무에 더 놀라운 성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며 “앞으로 무한상상실 운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지식자산 운용에 더 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영민 특허청장은 “미래부와 협력을 통해 창의적 아이디어가 적절한 보상을 받고, 또 새로운 아이디어가 자연스럽게 창출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허청에서는 또 창의인재 양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인재개발 측면에서 공동협력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창조경제와 관련해 국가 부처 간에 업무협약이 이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계자는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창조경제 실현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한 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두 기관의 MOU는 창조경제 조기실현을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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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3-09-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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