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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조행만 객원기자
2013-09-09

은밀하게 다가오는 ‘죽음의 재’ 방사능 방사능 결합제 복용, 체외로 배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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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우리 정부는 일본산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 가능성에 대한 국민들의 점증하는 공포심에 대응코자 일본 후쿠시마 등 8개 현 수산물에 대한 수입을 전면 금지한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이를 입증하듯,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인근 해역인 이바라키 현 앞바다에서 잡힌 까나리에서 kg4,080베크렐(: 방사능 물질의 국제 측정단위)의 방사성 요오드가 수산물서 실제로 검출됐고, 지난해 1월 일본 환경성은 오염 지역의 31분의 1에 달하는 약 92km² 지역에 대한 오염 제거 작업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 원자로에는 세슘, 요오드, 플루토늄 등의 방사능 물질이 들어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일각에선 방사능에 대한 무지와 막연한 공포심에 대해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의 방사능 오염 공포는 생각보다 과장됐다란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

 

이에 방사능 물질이 과연 무엇인지, 위험성은 어느 정도며, 피폭시 대책은 있는지에 새삼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핵분열 시에 우라늄(U) 235가 분열할 때, 연료봉 내부에는 핵분열 생성물인 요오드(I) 131, 세슘(Cs) 137, 플루토늄(Pu) 239 등이 계속 쌓이는데 이 방사능 물질들은 곧 방사성 붕괴를 시작하면서 방사선을 방출한다. 따라서 가장 우려시되는 것이 바로 이 물질들이다.

 

이중 플루토늄 239는 반감기(방사능의 양이 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기간)2만년이 넘는 고위험 물질로 대부분 무게가 무거워 먼 거리까지 퍼질 가능성이 희박하다. 따라서 원전 폭발시 가장 문제가 되는 물질은 무게가 가벼운 요오드(I) 131, 세슘(Cs) 137 등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요오드 131, 세슘 137, 플루토늄(Pu) 239 등은 지난 1945년 히로시마 원폭 당시에도 엄청난 양이 생겨나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그러나 21세기 첨단 과학의 시대에는 방사능 오염에 대한 지식과 기술의 축적에 의해 효과적인 대책들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오히려 막연한 공포는 심리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실정이다.

 

그 날 낮에 검은 비가 내렸다

 

엄청난 섬광과 충격파가 지나갔어, 나도 불탄 자리에서 보았지만 불에 타서 벽돌이 녹아내리고, 기왓장의 색깔도 빨갛게 변했어.” 누군가 떠드는 소릴 들으며, 야스코는 우물에서 손을 씻으려고 했으나 깨끗해지지 않았다. 검은 비가 내린 자국이라고 하지만 피부에 무언가가 딱 붙어 있었다.

 

야스코는 징용을 피하기 위해 히로시마에 사는 숙부 시게마쓰의 집에 기거하고 있었다. 그 덕에 미군의 원폭투하시에 죽음의 재가 섞인 검은 비를 맞았다. 그녀의 겉모습은 혼기에 접어든 보통 여자와 다르지 않으나 번번이 혼사가 깨졌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원폭투하당시 히로시마 쪽에 있었다는 이유다.

 

시게마쓰는 조카딸 야스코가 아무런 증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혼인에 실패하자 야스코가 원폭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당시의 일기를 토대로 원폭 피해의 진상을 알리려고 노력했다. 그의 일기 속엔 히로시마 원폭 투하 당시의 생생한 현장 상황이 기록돼있었다.

 

전문가에 따르면 핵폭탄의 경우, 폭발 에너지의 약 15가 방사능의 형태로 방출된다. 이 중 5가 폭발 후, 1분 이내에 발생하는 초기 방사선으로 중성자와 감마선이 방출된다. 이 방사선이 직접 몸을 뚫고 지나가면 현장에서 바로 죽는다.

 

전문가들은 방사선 피해에는 직접작용과 간접작용이 있는데 직접작용은 방사선이 직접 DNA 등의 생체물질을 공격하는 것으로 급성 방사선 장애를 일으킨다고 말한다. 방사선이 몸을 투과하면 면역 체계가 먼저 붕괴되고 몸이 갈라지거나 잇몸이 치아와 함께 빠지고, 동공이 노랗게 변하는가 하면, 시력을 잃고, 뼈에 축적되면 녹아내리는 병 등이 생긴다.

 

이날 원폭 현장에 있던 히로시마 시민들은 폭발이 있은 다음날 하늘에서 검은 비가 내렸다고 증언했다. 이 비를 맞았거나 마신 사람들의 2세 가운데는 눈이 하나거나, 손이 붙어 있거나, 손가락이 6개가 달린 기형아들이 출산된 적이 있다

 

전문가들은 방사선 피해 중 간접작용은 방사선이 생체 중의 물 분자에 당해 래디칼(Radical)이나 활성산소를 발생시켜서 만성 방사선 장애를 일으킨다고 설명한다. 여기에는 암 유발, 유전자 변이, 생식기 장애, 백혈병 등이 있다.

 

결국 야스코에게도 원자병(原子病)이 나타나고 기형아 출산을 두려워하는 신세가 된다. 이상은 지난 1993년 타계한 일본의 반전 작가 이부세 마스지(井伏鱒二)1965년에 쓴 체험소설이자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검은 비(黑雨)’의 줄거리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원폭의 참상을 매우 사실적으로 고발했는데, 이 당시엔 방사능 피폭에 대한 특별한 치료법이 없었다.

▲ 방사능에 피폭당하면 방사능 결합제를 복용, 체외 배출시켜야 한다. ⓒ연합뉴스
 

방사능 피폭시 몸 밖으로 배출

 

후쿠시마 사고로 인해 유출된 방사능 가운데 가장 위험한 것은 우라늄 원료가 분열하는 중에 생기는 요오드 131과 세슘 137이다. 이중 요오드는 인체 내에서 갑상선에 축적된다. 문제는 인체의 기능이 일반 요오드와 요오드 131과 같은 방사능 물질을 구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인체가 방사능 요오드에 많이 노출되면 갑상선에는 방사능 요오드로 채워지게 된다. 갑상선에 쌓인 요오드 131은 갑상선 암을 유발시키고, 다른 암도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오드의 경우, 방사능의 양이 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8일이다. 따라서 한 달 후면 그 수준이 미미해지지만 안정화 요오드란 약품을 복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안정화 요오드인 자연 요오드로 갑상선에 미리 채워놓으면 인체는 더 이상 필요 없는 방사능 요오드를 점점 체외로 밀어내게 되는 원리다.

 

전문가들은 요오드 131은 직접 흡입 후, 최소 15분 내에 안정화 요오드를 투여하면 90% 이상 빼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동위원소의 하나인 세슘 137은 상황이 다르다. 세슘은 인체의 근육에 축적되고 반감기 역시 30년으로 훨씬 길다. 이 세슘 137은 강력한 감마선 조사 능력으로 자궁암의 치료에 쓰이는 반면, 정상세포에 조사되면 오히려 암을 유발시킨다.

 

전문가에 따르면 세슘이 체내에 축적되면 프러시안 블루(Prussian Blue)’라는 세슘결합제를 복용해 대변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할 수 있도록 즉시 복용해야 한다.

 

평소에 야채나 과일 등을 복용하는 것도 최후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물론 과일을 너무 과도하게 씻지 말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권고다. 그 이유는 체내항산화력, 활성산소 소거 능력을 감소시키고, 방사선 장해의 방호 역할을 하는 항산화물질이 제거되기 때문이다. 과일이나 농산물은 적당한 수준에서 씻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방사능 오염에 주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조행만 객원기자
chohang3@empal.com
저작권자 2013-09-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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