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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조행만 객원기자
2013-06-04

불특정 다수를 노리는 급조폭발물 간단한 구조지만 살상 효과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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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5일 발생한 보스턴 국제마라톤 폭발 테러 사건으로 지구촌은 다시 테러의 공포에 휩싸였다. 결승선에서 아빠를 기다리던 8세 소년의 이유 없는 죽음은 언제, 어디서, 누구든 테러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또 한 번 일깨워주었다.

▲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의 부상자. ⓒ연합뉴스

무엇보다도 이 사건이 주는 공포심은 테러에 사용된 ‘급조폭발물(IED, Improvised Explosive Device)’이다. 알려진 대로 테러범들은 인터넷에서 구입하기 쉬운 압력밥솥 내부에 볼 베어링과 못들을 잔뜩 담아서 폭발시켜 대량살상을 노렸다. 실제로 폭발 현장 부근에 있었던 사람들은 이 압력밥솥에서 튕겨져 나간 파편들로 인해 심각한 부상을 당한 사람이 많았다.

미 FBI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사용된 급조폭발물은 간단한 회로기판, 흑색화약, 건전지를 내장한 타이머 기능이 장착된 기폭장치 등으로 구성됐다”며 “제조 단가가 약 100달러로 쉽게 제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급조폭발물의 위력은 이미 이라크 또는 아프가니스탄 등의 전장에서 입증된 바 있다. 미군 희생자의 70%가 급조폭발물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향후 테러범들이 대도시 중심가, 지하철역, 공연장 등의 민간인 지역으로 목표를 확대하면 그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 분명해 우려를 던져주고 있다. 

급조폭발물은 살상력이 크다는 점에서 이제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됐다. 하지만 그 구조는 매우 간단하다.

발견되지 않는 급조폭발물(IED)

지난 2009년 12월 25일 디트로이트행 노스웨스트 항공기 기내. 성탄절을 맞아서 승객들은 매우 들떠 있었다. 나이지리아 출신의 탑승객 ‘우마르 압둘무탈라브(23)’도 승객들 가운데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표정엔 성탄절 분위기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공포에 질려 있는 그의 얼굴은 창백하기 이를 데 없었다.

잠시 후, 성탄절 분위기는 완전히 날아가 버렸다. 승객들은 8년 전 9.11 테러의 악몽을 떠올리고 있었다. 가만히 앉아 있던 흑인 승객 우마르가 갑자기 고성능 폭약을 즉석에서 만들어 비행기를 폭파시키려 했기 때문이다.

사건 후 AP통신은 “압둘무탈라브가 콘돔과 비슷한 기구에 담은 고성능 폭발물 ‘PETN(펜타에리트리올)’ 80g과 액체가 든 주사기를 정교하게 만든 속옷에 꿰매 숨겨서 비행기를 탑승했다”고 보도했다.

그가 비행기 좌석에서 섞으려 했던 ‘펜타에리트리톨 테트라니트레이트(PETN)’와 ‘트리아세톤 트리페록사이드(TATP)’는 혼합하면 비행기를 충분히 폭발시킬 수 있을 정도의 고성능 폭약이 된다.

그러나 그는 폭탄 제조에 실패했고, 범행 직후 승무원과 승객들에 의해 바로 붙잡혔다. 이 급조폭발물(IED)은 신관 없이도 폭발이 가능한 6인치(15.2㎝) 정도 크기의 PETN 주사기 속에 든 액체란 점에서 다시 한 번 승객들의 치를 떨게 만들었다.

전문가들은 “시중의 화공약품 가게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화공약품을 간단히 배합하면 폭발물을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일례로, 암모니아 냄새가 나는 무색 액체인 ‘에틸렌디아민(ethylene diamine)’에 니트로메탄을 섞으면 간단한 급조폭발물이 된다.

이른바 ‘비료폭탄(fertilizer bomb)’이라고 불리는 급조폭발물은 화학비료인 질산암모늄에 연료를 혼합하고 약간의 다이너마이트를 장착해 만든 폭발물이다. 지난 1995년 4월 미국 오클라호마시티 연방건물 폭탄테러와 93년 세계무역센터 폭탄테러사건 당시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질산암모늄은 그 자체로는 섭씨 200도에서도 터지지 않는다. 하지만 디젤유와 같은 유류와 섞이면 TNT와 맞먹는 강력한 폭약으로 탈바꿈한다.

필요할 때 터뜨리는 구조

테러와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한 대의 미군 험비 차량이 도로를 따라 달리고 있다. 약 한 시간 동안 달려 외곽 국도로 접어들었을 때, 갑자기 우마차 한 대가 도로를 가로막은 채 건너고 있었다. 험비 차량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정차했다.

하지만 그것은 큰 실수이었다. 우마차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갑자기 오른쪽 노변에서 강력한 폭발음이 들리면서 험비는 공중으로 치솟았다. 탈레반의 계략에 걸려든 것이다. 이 런 급조폭발물은 목표 차량이 접근해오면 리모컨으로 적외선 센서를 작동시켜 폭발시키는 방식으로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에선 흔한 일이다. 

▲ 공항에서 폭발물 처리반이 폭발물 검색을 실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나 분자에 외부로부터 빛이나 가속된 전자를 조사, 에너지를 전달하면 원자는 빛을 발한다. 이 빛은 계속해서 다른 원자를 자극, 또 다른 빛을 방출시킨다. 이 유도 방출된 빛들이 겹쳐서 파장이 일정한 강력한 빛으로 증폭되는데 이 빛을 레이저(Laser)라고 한다.

레이저 증폭기는 한 쪽면에는 완전 반사거울, 다른 한쪽에는 일부 반사거울을 장착하고 있다. 완전 반사거울에서 100% 반사된 레이저광은 일부 반사거울에서 일부분 투과된다. 이렇게 빠져나간 레이저광은 고휘도, 직진성 등의 특성을 갖는다. 이런 특성으로 리모컨(Remocon)에 많이 활용된다.

테러범들은 리모컨으로 미군 등의 차량이 지나갈 때, 적외선 빔을 차량 쪽으로 조사한다. 가시광선만 볼 수 있는 사람의 육안은 이 적외선 빔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다. 적외선 빔이 차량을 통과하는 순간, 신관이 작동해 급조폭발물이 폭발한다.

급조폭발물은 주로 차량이 지나가는 노변에 위장 설치되어 있다. 살상력 강화를 위해 압력 판의 방향이 여러 방향으로 향해 있다. 주로 화약을 가득 담은 철통을 오목한 구리판으로 덮은 이 급조폭발물(IED)에는 적외선 센서가 내장돼 있다. 어느 정도 거리에서 테러범이 리모컨으로 적외선 센서에 적외선 빔을 조사하면 이 신호가 센서에서 전기적 신호로 바뀌어 신관을 작동시킨다.

폭발하면 열과 충격파에 의해 순식간에 구리판이 발사체로 변해 초속 2km로 날아간다. 이 급조폭발물은 10cm 두께의 장갑도 꿰뚫을 수 있다. 현재 적외선 레이저의 조사 거리는 테러범들의 안전을 보장해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기술 발전으로 레이저의 조사 거리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훨씬 더 멀리서도 급조폭발물의 신관을 작동시킬 수 있어 테러범들에게 매우 유리한 상황이 될 수 있다.  
조행만 객원기자
chohang3@empal.com
저작권자 2013-06-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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