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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조행만 객원기자
2013-05-29

고령 산모의 기형아 출산 급증 사태 과연 출산 전 검사는 완벽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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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생명이 탄생하는 분만실은 작은 감동의 현장이다. 열 달 동안 산모의 양수 속에서만 자란 태아가 세상을 처음 구경하는 곳이고, 뱃속의 내 아이가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해 하던 산모가 태아를 첫 대면하는 감격스런 곳이다.

드디어 산모의 양수가 터지면, 자연의 법칙에 따라 태아는 세상 밖으로 나온다. 대기하던 산부인과 전문의가 태아를 받아 들면 신고식처럼 태아는 첫 고고성을 울리는 것이 순서다. 그런데 산모를 비롯해 의사와 분만 스탭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태아의 목이 없어진 것이다.

▲ 고령 출산에 따른 기형아가 급증,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는 지난 90년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법의학자 문국진 박사가 쓴 법의학 에세이 ‘지상아(至上兒)’의 한 부분이다. 지상아란 태아가 태반을 통해 영양분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기형아 출산의 극단적인 사례로, 확률은 극히 낮은 편이다.

그러나 다른 여러 이유로 실제의 분만 현장에서 기형아 출산율은 꽤 높은 편이다. 중국의 경우 급속한 산업화에 따른 환경오염으로 기형아 출산율이 급증하고 있으며, 만혼이 풍속도가 된 한국에선 고령 임신에 따른 기형아 출산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2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1년까지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기형아 출산율이 6년 만에 136.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문가들은 “특별한 가족력이 있거나 35세가 넘은 산모의 경우, 출산 전에 시행하는 산전검사를 모두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어나는 고령 임산부의 증가는 기형아 출산율을 높이고 있다.  고령 임신과 기형아 출산, 과연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일까?

트리조미형 다운증후군 

지난 2010년 화제를 일으켰던 SBS 드라마 '산부인과'는 여성들만의 성역인 산부인과를 소재로 다루면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극중에서 한 출연자의 대사 한 마디가 문제가 되면서 결국 드라마 제작진이 두 번에 걸쳐서 시청자들에게 사과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그 대사는 극중에서 재벌가 며느리로 나온 연기자가 인공임신 중절수술을 받으러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다운증후군 가족력이 있다”고 말한 것. 이 내용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전파되면서 ‘다운증후군(Downs syndrome)’ 가족력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운증후군은 92~93%가 ‘트리조미(trisomy)’형 다운증후군으로 가족력과는 전혀 무관하며 돌연변이에 의해서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나머지 7~8%도 염색체 변이로 일어나는 현상. 그렇다면 트리조미형 다운증후군은 무엇인가? 

지난 2007년 2월 미국 코네티컷 주에 있는 성 프랜시스 병원 연구진은 임신 2기의 임산부 732명을 대상으로 태아의 코뼈 길이의 정규분포를 확립하기 위한 통계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임신 2기에 코뼈의 길이가 짧은 태아는 다운증후군의 위험이 높으며, 아울러 코뼈의 형성저하는 21번 삼염색체성(trisomy 21)을 예측하는 지표”라고 발표했다.

즉, 사람의 22개의 상염색체 쌍 가운데 21번 염색체의 이상으로 다운증후군이 발생한다는 설명. 세포분열 과정에서 방추사가 부착하는 동원체가 없는 염색체는 극 방향으로 이동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생식세포의 감수분열 때 어떤 세포는 21번 염색체가 3개가 되어 총 47개의 염색체를 갖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트리조미형 다운증후군이다.

21번 염색체는 낮아진 코뼈, 두꺼워진 혀, 두껍고 짧은 목, 수족 이상, 심장 기형 등과 같은 다운증후군 환자 특유의 신체적인 증상을 갖고 온다. 

노산에 의해 다운증후군 발생

최근 들어 한국 사회의 흐름 중의 하나가 만혼이다. 이는 고령 임산부를 증가시켰고, 그 부작용은 기형아 출산율을 높이고 있다. 기형아의 급증으로 산부인과 분만실에는 공포에 떠는 임산부들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첨단 의학의 눈부신 발전에 따라 많은 산전 검사가 시행되어 기형아 출산 방지에 기여하고 있다.

▲ 산전 검사는 35세 이상 임산부에겐 필수적이다. ⓒ연합뉴스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진단법은 임신 3~6개월이 되어야 가능한 양막천자(羊膜穿刺)로, 태아를 둘러싸고 있는 양수를 채취해 검사하며 1% 정도의 유산위험이 따른다. 역시 임신 3~6개월 사이에 시행되는 혈액검사법은 양막천자에 앞서 하게 되며 진단 정확도는 약65%이다.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임신 11~14주에 할 수 있는 목 두께를 초음파검사로 측정하는 방법도 있다.

코뼈 초음파 검사법은 목 두께 검사와 더불어 검사의 정확도를 높인다. 지난 2001년 11월 영국 런던 소재의 킹스대학병원 태아의료실장 ‘키프로스 니콜라이데스’ 박사는 “목 뒷부분이 두꺼워 의심되는 임신 11~14주의 태아 701명을 대상으로 초음파 검사를 실시한 결과, 49명이 코뼈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주간 의학전문지 랜싯에 발표했다.

그는 또 “이는 코뼈 초음파 검사법의 진단적중률이 73%나 되는 것”이라며 “여기에 목두께 검사를 추가하면, 진단의 정확도는 85%까지 올라간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영국 리즈대학 생식역학 교수 ‘하워드 코클’ 박사는 “코뼈 초음파 검사법이 개발된 것은 다운증후군 진단에 있어 획기적인 진전”이라고 평가하고 “코뼈 초음파 검사에 목두께 검사와 혈액검사를 추가하면, 임신 3개월 안에 다운증후군을 98%까지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기형아 출산율은 낮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환자 스스로 고령 임신을 피하고, 엽산 복용과 철저한 정기 검사만이 기형아 출산을 막는 지름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조행만 객원기자
chohang3@empal.com
저작권자 2013-05-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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