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양자점 안정성에 관한 비밀을 풀었다. 그동안 양자점은 크기가 커지면 산소나 물 등에 접촉하는 공간이 발생하면서 산화가 진행, 대기안정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는 다양한 연구와 산업화에 걸림돌이 됐기에 이를 풀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곤 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기계연구원(이하 기계연) 나노역학연구실 정소희 박사팀이 카이스트 나노과학기술대학원 김용현 교수팀과 함께 연구를 진행, 매우 작은 나노사이즈 수준에서도 양자점의 안정성 문제를 해결해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 최초로 대기노출에 안정한 직경 1.5나노미터(nm) 크기의 황화납(PbS) 양자점을 합성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팔면체서 육팔면체로 바뀌는 현상 규명
재료가 갖고 있는 특성 중 하나는 크기의 변화가 물질의 성질까지 변화시키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나무를 잘게 쪼갠다고 해서 나무의 부도체 성질이 변하지 않듯이 물질의 크기와 물질의 특성은 일반적으로 상관관계가 없다고 정의된다.
하지만 물질의 크기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작아질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육안으로 식별할 수 없는 나노사이즈로 크기가 작아지게 되면 물질의 성질, 더불어 색까지도 변화하는 것이다. 이를 활용해 특수한 성분의 제품을 만들고 있으며, 이는 현대사회에서 국가 경쟁력을 논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되기도 한다. 나노사이즈에서 물질을 잘 구성시킨다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재료를 만들 수 있기에 나노연구는 21세기의 연금술이라고 불리곤 한다.
물질의 사이즈가 달라짐에 따라 특성이 바뀌는 순간을 일컬어 ‘양자점’이라고 한다. 화학적 합성 공정을 통해 만드는 나노미터 크기의 반도체 결정체를 말하는 만큼, 초미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기존의 양자점은 대기안정성이 없어 이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연구과제였다.
“어떠한 연구를 진행한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상태에서 연구가 가능하죠. 기초 연구뿐 아니라 산업화를 위한 기술개발에 있어서도 안정성은 필수 항목이라고 할 수 있어요. 또한 이번 연구를 통해 롤 투 롤(roll to roll) 공정에도 이용할 수 있게 됐는데, 대기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모두가 불가능한 이야기죠.”
이번 연구는 기존 학계에 널리 퍼진 양자점의 불안정성에 대한 생각을 뒤집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의가 있다. 앞서 언급했듯 양자점의 대기안정성 확보 문제는 태양전지와 바이오 이미징 등의 분야에서 중요한 이슈로 제기돼 왔지만 여전히 답보상태에 있었던 것이다.
“기존 연구에서는 작은 사이즈를 안정적으로 제작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어요. 기존의 경우 3나노미터 사이즈로 연구가 진행됐지만, 이번 연구는 1.5나노미터 수준에서 안정성을 입증했죠. 더불어 기존에는 이러한 현상을 보았어도 그냥 지나쳤을 경우가 많을 거예요. 불안정한 상태가 워낙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다 보니 안정적인 상태를 보았어도 주목하지 못했을 수 있는 거죠.”
나노사이즈로 물질이 작아짐에 따라 상태가 불안정하다는 것은 표면적의 크기와 관련이 있다. 나노사이즈로 잘게 쪼개질수록 표면적이 넓어지는 만큼 수분과 대기에 민감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정소희 박사팀의 연구는 굉장히 안정적인 상태를 보여줬다. 기존의 3나노미터 사이즈에서도 안정적일 뿐 아니라 더욱 크기가 작은 1.5나노미터 수준에서도 안정적인 현상을 보였다.
“저희 팀의 연구는 양자점 표면 분자를 제어한 것입니다. 물질은 무기물이지만 표면은 유기물로 캐핑(capping)하는 것이죠. 그리고 작은 사이즈일수록 더욱 완벽하게 캐핑이 돼 있어 산소나 물이 투과할 수 없어요. 하지만 오히려 크기가 커지면서 캐핑이 듬성듬성 되죠. 크기가 커질수록 안정적이지 않은 면이 드러나는 거예요. 때문에 구조가 바뀌면서 불안정해지는 것입니다.”
기초연구의 중요성 자각(自覺)
정소희 박사팀의 이번 연구는 응용연구가 아닌 기초연구 분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연구들이 기초연구보다 응용연구에 다소 무게중심이 옮겨간 상황에서, 이번 연구는 기초연구 중요성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킨 셈이다.
“학위를 양자점 연구로 받았어요. 그리고 기계연구원에 입사한 지 올해로 7년째인데 그동안 꾸준히 양자점 연구를 진행했고요. 초기에는 양자점을 대량생산하는 프로세스와 LED 적용 분야를 주로 고민하다가, 최근에 와서 양자점의 태양전지 연구를 진행하고 있죠. 미국 유학중에 양자점 표면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는데, 좋은 응용연구를 도출하기 위해 기초연구를 탄탄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결국 좋은 결과로 나타나 매우 뿌듯합니다.”
양자점에서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은 다음 단계로의 진보를 가능케 하는 것이므로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정소희 박사팀은 더 멀리 도약하기 위해 기초연구에 매진하자는 결론을 내렸고, 이번 연구는 바로 그러한 연구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양자점으로 다양한 응용 제품이 나오고 있는 만큼 많은 사람들이 양자점 기초연구가 모두 진행됐다고 생각하세요. 하지만 아직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또한 기초적인 것들을 제대로 알아야 성공적인 상업제품들도 만들 수 있죠. 오히려 기초적인 것을 탄탄히 다지지 않는다면 어느 정도의 수준까지는 성장할 수 있을지라도 그 이상을 뛰어넘지는 못해요. 급하게 달리다 보면 정작 중요한 것들을 지나치게 마련인데, 결국 기본적인 것들을 확실히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구 과정 중 가장 어려웠던 점에 대해 정소희 박사는 태양전지 효율이 나오지 않을 때였다고 말했다. 처음 양자점으로 태양전지를 적용했을 2008년 당시, 4년 동안 효율이 전혀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정 박사는 “어둠 속을 헤매고 있었다. (웃음) 4년의 기간이 암흑처럼 느껴졌지만 최근 이러한 효율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어려움도 덜었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연구는 광범위한 응용처에 적용될 수 있어 기대를 받고 있다. 양자점이 응용된 전반적인 분야에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소희 박사는 앞으로 인류에 도움이 되는 좋은 에너지 소자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과학자의 꿈 중 하나가 자신의 연구결과가 큰 영향력을 끼쳐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일 거예요. 저 역시 그렇습니다.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에너지 소자를 만들어 널리 응용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이런 가운데 한국기계연구원(이하 기계연) 나노역학연구실 정소희 박사팀이 카이스트 나노과학기술대학원 김용현 교수팀과 함께 연구를 진행, 매우 작은 나노사이즈 수준에서도 양자점의 안정성 문제를 해결해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 최초로 대기노출에 안정한 직경 1.5나노미터(nm) 크기의 황화납(PbS) 양자점을 합성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팔면체서 육팔면체로 바뀌는 현상 규명
재료가 갖고 있는 특성 중 하나는 크기의 변화가 물질의 성질까지 변화시키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나무를 잘게 쪼갠다고 해서 나무의 부도체 성질이 변하지 않듯이 물질의 크기와 물질의 특성은 일반적으로 상관관계가 없다고 정의된다.
하지만 물질의 크기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작아질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육안으로 식별할 수 없는 나노사이즈로 크기가 작아지게 되면 물질의 성질, 더불어 색까지도 변화하는 것이다. 이를 활용해 특수한 성분의 제품을 만들고 있으며, 이는 현대사회에서 국가 경쟁력을 논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되기도 한다. 나노사이즈에서 물질을 잘 구성시킨다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재료를 만들 수 있기에 나노연구는 21세기의 연금술이라고 불리곤 한다.
물질의 사이즈가 달라짐에 따라 특성이 바뀌는 순간을 일컬어 ‘양자점’이라고 한다. 화학적 합성 공정을 통해 만드는 나노미터 크기의 반도체 결정체를 말하는 만큼, 초미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기존의 양자점은 대기안정성이 없어 이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연구과제였다.
“어떠한 연구를 진행한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상태에서 연구가 가능하죠. 기초 연구뿐 아니라 산업화를 위한 기술개발에 있어서도 안정성은 필수 항목이라고 할 수 있어요. 또한 이번 연구를 통해 롤 투 롤(roll to roll) 공정에도 이용할 수 있게 됐는데, 대기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모두가 불가능한 이야기죠.”
이번 연구는 기존 학계에 널리 퍼진 양자점의 불안정성에 대한 생각을 뒤집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의가 있다. 앞서 언급했듯 양자점의 대기안정성 확보 문제는 태양전지와 바이오 이미징 등의 분야에서 중요한 이슈로 제기돼 왔지만 여전히 답보상태에 있었던 것이다.
“기존 연구에서는 작은 사이즈를 안정적으로 제작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어요. 기존의 경우 3나노미터 사이즈로 연구가 진행됐지만, 이번 연구는 1.5나노미터 수준에서 안정성을 입증했죠. 더불어 기존에는 이러한 현상을 보았어도 그냥 지나쳤을 경우가 많을 거예요. 불안정한 상태가 워낙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다 보니 안정적인 상태를 보았어도 주목하지 못했을 수 있는 거죠.”
나노사이즈로 물질이 작아짐에 따라 상태가 불안정하다는 것은 표면적의 크기와 관련이 있다. 나노사이즈로 잘게 쪼개질수록 표면적이 넓어지는 만큼 수분과 대기에 민감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정소희 박사팀의 연구는 굉장히 안정적인 상태를 보여줬다. 기존의 3나노미터 사이즈에서도 안정적일 뿐 아니라 더욱 크기가 작은 1.5나노미터 수준에서도 안정적인 현상을 보였다.
“저희 팀의 연구는 양자점 표면 분자를 제어한 것입니다. 물질은 무기물이지만 표면은 유기물로 캐핑(capping)하는 것이죠. 그리고 작은 사이즈일수록 더욱 완벽하게 캐핑이 돼 있어 산소나 물이 투과할 수 없어요. 하지만 오히려 크기가 커지면서 캐핑이 듬성듬성 되죠. 크기가 커질수록 안정적이지 않은 면이 드러나는 거예요. 때문에 구조가 바뀌면서 불안정해지는 것입니다.”
기초연구의 중요성 자각(自覺)
정소희 박사팀의 이번 연구는 응용연구가 아닌 기초연구 분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연구들이 기초연구보다 응용연구에 다소 무게중심이 옮겨간 상황에서, 이번 연구는 기초연구 중요성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킨 셈이다.
“학위를 양자점 연구로 받았어요. 그리고 기계연구원에 입사한 지 올해로 7년째인데 그동안 꾸준히 양자점 연구를 진행했고요. 초기에는 양자점을 대량생산하는 프로세스와 LED 적용 분야를 주로 고민하다가, 최근에 와서 양자점의 태양전지 연구를 진행하고 있죠. 미국 유학중에 양자점 표면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는데, 좋은 응용연구를 도출하기 위해 기초연구를 탄탄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결국 좋은 결과로 나타나 매우 뿌듯합니다.”
양자점에서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은 다음 단계로의 진보를 가능케 하는 것이므로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정소희 박사팀은 더 멀리 도약하기 위해 기초연구에 매진하자는 결론을 내렸고, 이번 연구는 바로 그러한 연구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양자점으로 다양한 응용 제품이 나오고 있는 만큼 많은 사람들이 양자점 기초연구가 모두 진행됐다고 생각하세요. 하지만 아직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또한 기초적인 것들을 제대로 알아야 성공적인 상업제품들도 만들 수 있죠. 오히려 기초적인 것을 탄탄히 다지지 않는다면 어느 정도의 수준까지는 성장할 수 있을지라도 그 이상을 뛰어넘지는 못해요. 급하게 달리다 보면 정작 중요한 것들을 지나치게 마련인데, 결국 기본적인 것들을 확실히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구 과정 중 가장 어려웠던 점에 대해 정소희 박사는 태양전지 효율이 나오지 않을 때였다고 말했다. 처음 양자점으로 태양전지를 적용했을 2008년 당시, 4년 동안 효율이 전혀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정 박사는 “어둠 속을 헤매고 있었다. (웃음) 4년의 기간이 암흑처럼 느껴졌지만 최근 이러한 효율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어려움도 덜었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연구는 광범위한 응용처에 적용될 수 있어 기대를 받고 있다. 양자점이 응용된 전반적인 분야에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소희 박사는 앞으로 인류에 도움이 되는 좋은 에너지 소자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과학자의 꿈 중 하나가 자신의 연구결과가 큰 영향력을 끼쳐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일 거예요. 저 역시 그렇습니다.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에너지 소자를 만들어 널리 응용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 황정은 객원기자
- hjuun@naver.com
- 저작권자 2013-05-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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