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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황정은 객원기자
2013-01-24

수학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국립중앙과학관, 수학문화특별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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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만큼 학생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학문도 없을 것이다. 수학을 좋아하는 학생들은 문제 하나에 희열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은 학교에서 선생님의 수업을 듣는 것만으로도 곤욕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수학을 싫어하는 학생들은 왜 수학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많은 전문가들은 수학을 학문으로만 접근할 경우 쉽게 관심을 갖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국립중앙과학관이 방학을 맞은 학생들을 위해 수학의 역사부터 다양한 수학자들을 소개하는 ‘수학문화특별전’을 개최했다.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수학’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전시는 수학교구와 입체도형, 퍼즐 등 학생들의 흥미를 당길 수 있는 다양한 테마로 마련돼 수학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수학의 시작이 뼈부터라고?

‘수학’이라는 개념은 과연 언제부터 생겨난 것일까. 전시에 따르면, 가장 오래된 수학적 유물은 BC 35000년경의 레봄보 뼈(Lebombo bone)다. 이는 개코 원숭이의 종아리뼈에 29개의 새김눈금이 있는 것으로 아프리카 남부 스와지랜드의 레봄보 산 국경 지역 동굴에서 발견, 지금까지 가장 오래된 수학적 기록으로 알려져 있다.
 

▲ 국립중앙과학관이 개최한 수학문화특별전. 학생들이 수학체험 코너에 참여하고 있다. ⓒScienceTimes

그 이후가 BC 25000년경의 이상고 뼈(Ishango bone)로 이상고는 콩고 내에 있는 지명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수학은 시간을 측정하려는 기록과 함께 시작됐는데, 이상고 뼈 역시 당시 시간을 측정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였던 것으로 보인다. 

계산 도구는 BC 8000년 신석기 시대와 함께 탄생했다. 구석기 시대에 계산막대로 셈을 했었다면 신석기 시대에는 구체적인 계산을 위한 여러 가지 기하학적 모양의 도구를 고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계산 도구들은 구, 정사면체, 원뿔, 원기둥, 원판, 사각형, 삼각형 등의 기본적인 기하학 모양으로 이때부터 광주리와 가죽 주머니, 토기 등에 보관되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숫자는 BC 3000년부터 시작됐다. BC 3100년경 바빌로니아의 숫자가 탄생했고 BC 3000년경에는 이집트 숫자가 탄생한 것이다. 특히 바빌로니아 사람들은 인류 최초로 자릿값이 있는 60진법의 수 체계를 사용했으며, 고대 이집트 수는 기원 후 1000년 까지 사용되었는데, 이는 자릿값이 없는 상형문자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 이후부터 우리가 익숙히 알고 있는 수학자들의 공식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한다. 일명 ‘피타고라스의 정리’로 잘 알고 있는 공식은 BC 1900년경 등장했다. 이는 한 점토판에 그려진 숫자와 기하학 도형으로 먼저 나타났다. 해당 점토판의 기록에서 바빌로니아 사람들이 피타고라스 정리와 2의 제곱근의 근삿값을 매우 정확하게 구한 것을 알 수 있다는 게 전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한 BC 1650년에는 린드 수학 파피루스가 발견되었는데, 이는 아메스에 의해 기록된 중요한 이집트의 자료로 손꼽힌다.

이외에도 고대 중국의 숫자는 BC 1400년경에, 그리스 숫자는 BC 700년에 등장했으며 BC 500년에는 최초의 이진법과 로마 숫자가 탄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숫자는 BC 400년 인도의 힌두 사람들이 고대 인도 수로부터 창안한 것으로 힌두 숫자가 페르시아로 전파되고 아랍사람들이 이 숫자를 서양으로 전했기 때문에 아라비아 수라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가장 오래된 계산기는 무엇일까? 전시에 의하면, BC 150년경의 안티키테라 기계장치다. 1901년 그리스 안티키테라 섬에서 발견된 해당 장치는 과학적으로 눈금을 매긴 도구로는 유일한 유물이고 대략 기원전 150년, 또는 10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후 주판도 개발되고 아츠텍 돌 달력과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혁명, 로그 등이 발견되며 수의 역사는 점점 혁신의 길을 걷게 됐다. 계산기도 초기의 모습에서 급속도로 발전하며 1642년에는 파스칼의 계산기가 나올 수 있었다.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파스칼이 1642년 덧셈용 계산기(pascaline)를 제작했는데, 각 다이얼에는 프랑스 화폐 단위인 리브르가 적혀있고 각각은 더 작은 단위 12개와 29개로 나뉜 구조로 이뤄졌다.

위대한 수학자를 만나보자

▲ 마야의 달력 ⓒ국립중앙과학관

수의 역사에 이어 수학자들도 만날 수 있다. 기원전 3100년경 60진법의 바빌로니아 수를 만든 것도 수학자며 증명을 도입한 탈레스 역시 수학자다. 그 후에도 많은 수학자들이 확률론과 미적분, 집합론 등의 연구에 매진했는데, 사실 이러한 모든 수학적 공식과 원리는 추상적인 데서 얻은 게 아니라 우리의 실생활에서 얻은 것이어서 더욱 흥미를 일으킨다.

우리는 수학자가 오직 수학만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많은 수학자들은 철학가이자 물리학자였으며 발명가이자 천문학자였다. “기하는 영원히 존재하는 것에 대한 지식이다”라는 말을 남긴 피타고라스는 그리스의 철학자로 수학 뿐 아니라 천문학과 음악이론의 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다.

학생들에게 많이 익숙한 아르키메데스 역시 수학자이면서 물리학자이고 엔지니어였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뉴턴이나 라이프니츠보다 무려 2000년이나 앞서 구분구적법을 사용했고 도르래나 나사 펌프 등의 다양한 기계를 만들기도 했다. 무엇보다 아르키메데스는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던 도중 비중의 원리를 깨닫고 “유레카!”를 외치며 벗은 몸으로 뛰쳐나간 일화가 유명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빼놓을 수 없는 수학자 중 한 명이다. 이탈리아가 배출한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라고 일컬어지는 그는 수학 뿐 아니라 미술, 조각, 건축, 음악, 과학, 해부학, 식물학, 심지어는 작가로까지 그 명성을 떨쳤다. 그렇게 다방면에서 큰 두각을 나타낸 그는 “수학적으로 설명하고 입증하지 못하는 인간의 탐구는 진정한 과학이 아니다”라고 해,  이 말이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뉴턴의 이야기도 들어보자. 사과를 떨어뜨리며 ‘만유인력의 법칙’을 알아낸 수학자로 유명한 그는 영국의 물리학자이자 천문학자, 자연주의 철학자로서 가장 영향력이 큰 과학자로 알려져 있다. 미적분의 기초를 확립했을 뿐 아니라 만유인력의 법칙, 관성의 법칙, 가속도의 법칙 등 우리가 수학과 물리학 등에서 한 번 쯤 접했을 법한 다양한 이론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수학자다.

이외에도 사영기하학의 기초를 굳힌 독일의 천문학자이자 수학자인 뫼비우스, 일반 상대성이론을 만든 물리학자 아인슈타인도 위대한 수학자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수학에 대한 다양한 역사를 접한 이후에는, 전시를 찾은 학생들이 직접 퍼즐을 맞추며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코너가 마련돼 있다.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직접 만들어보고 비너스조각상 앞에서 황금비율에 대한 인체의 미학을 접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싸이클로이드 체험, 포물면 집음기 체험 등 수학을 이용한 과학원리를 전시해, 수학을 어려워하는 어린이들이 보다 흥미를 가지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전시를 찾은 김영현(인헌중, 3년) 학생은 “부모님과 함께 수학전을 찾았다. 수학에 흥미가 없어 조금 걱정이었는데 전시도 보고 직접 퍼즐맞추기도 해보니 생각보다 흥미 있는 과목이라는 것을 알았다.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자녀와 함께 전시를 찾은 박수영(42, 서구 둔산동) 씨는 “평소 아이들이 수학을 재미있어하는데 이번 전시가 열린다고 해서 아이와 함께 과학관에 왔다. 책에서만 보던 내용들을 이런 곳에서 접하니 아이들의 생각이 많이 달라지는 것 같다. 매우 유익하고 만족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시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학생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수학을 보고, 만지고, 느끼면서 수학의 가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에 초점을 뒀다”며 “수학에 담긴 과학원리를 직접체험하면서 어린이들이 수학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수학놀이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전시는 오는 6월 30일까지 상설전시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황정은 객원기자
hjuun@naver.com
저작권자 2013-01-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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