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을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국내에서 발생한 수인성·식품매개질환 유행 원인균을 조사한 결과, 노로바이러스의 검출 건수가 2011년 26건에서 2012년 49건으로 88.5%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영국, 호주, 일본, 미국 등에서 발견된 노로바이러스 변이주가 국내에서도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노로바이러스는 오염된 음식물이나 물을 섭취하거나 감염자의 대변, 구토물을 통해 감염된다. 평균 24시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 구토와 설사 증상이 나타나고, 면역은 약 14주간만 지속되므로 재감염이 될 수도 있다. 예방백신은 전 세계적으로 아직 개발된 것이 없는 상태로, 국내의 경우 국립보건연구원이 올해부터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단 손을 깨끗하게 씻는 등 위생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한다. 야채나 과일을 조리하지 않고 섭취할 경우 충분히 물에 씻고, 조개 등 패류는 완전히 익혀서 먹는 것이 좋다. 식재료를 70℃에서 5분간 또는 100℃에서 1분간 가열소독하는 것도 방법이다.

주용성 동국대 교수는 16일 서울 섬유센터에서 열린 ‘식품의약품안전열린포럼’에서 “노로바이러스는 기온이 낮을수록 발생하는 빈도가 증가해 겨울철에 주로 나타나는 반면, 장염비브리오의 경우 7월~9월에 검출되는 건수가 높다. 이러한 특성을 반영해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원인균별 식중독 예측 모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수온 상승으로 기생충 증가
이 밖에 권역별 모형이 있는데, 이는 기후특성에 따라 국토를 3권역으로 나눈 것으로 1권역은 동해, 2권역은 서해, 3권역은 내륙이다. 신은희 서울대 교수는 ‘기후변화에 따른 기생충 관리 및 영향분석’이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권역별로 나타나는 기생충에 대해 설명했다.
고등어, 오징어 등 수산물 50여종이 감염된 것으로 알려진 아나사키드 유충(고래회충)은 1권역에서 나타나는데, 생선회 등의 섭취를 통해 인체에 감염이 된다. 문제는 수온이 높아질수록 감염률은 증가한다는 점이다. 토양매개 기생충 역시 온도와 습도가 높을수록 발육속도가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표를 마무리하며 신 교수는 “유해인자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확대 해석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교육과 홍보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해산물에 존재하는 기생충에 대해 누구나 검색해볼 수 있는 국립수산과학원 어병정보센터를 소개했다.
생산부터 소비까지 통합연구 필요
기후변화대응 식품안전관리 연구사업단장을 맡고 있는 박기환 중앙대 교수는 지난해 9월 인천·경기지역 학교에서 발생한 집단 식중독 사례를 들며 “이전에는 식중독이 발견된 적이 없는 음식에서도 문제가 발생한다. 이는 가공단계에서 아무리 관리를 해도 생산에서 관리가 안 되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생산 단계의 안전 관리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김치를 예로 들면, 식재료인 배추 자체가 안전한 식품이어야 한다는 것. 오염된 농업용수를 사용해 작물을 재배할 경우 문제가 되고, 강수량이 증가하고 온도와 습도가 높아짐에 따른 곰팡이 번식도 관리 대상이라고 말했다.
고춧가루의 경우 자외선 살균을 적용하고 있는데 제조공정 조건 상 살균 효과가 없다고 밝혔고, 고춧가루의 미생물오염도를 낮출 수 있는 방안으로 원료 세척에 의한 초기 오염도 저감화를 방안으로 내놓았다. 분말을 살균하는 신기술이 확보되지 않으면 낮은 오염수준 달성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생산부터 수확 후 관리, 제조·가공 그리고 유통과 소비에 이르기까지 식품 공급 전 단계를 포함하는 통합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패널로 참석한 조윤미 녹색소비자연대 공동대표는 “기후변화가 식품에 미칠 영향에 관해 소비자는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정확한 내용을 제공하고 소비자 행동변화를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 권시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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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3-01-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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