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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권시연 객원기자
2012-12-31

클래식 공연의 정수를 맛보다 금호아트홀에서 공연기획자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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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연주 소리가 객석의 위치에 따라 다르게 들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앞으로 공연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인 것 같아요. 그리고 녹음기기가 워낙 섬세해서 녹음할 때는 더 열심히 연습해야겠어요.”

▲ ‘금호아트홀 원데이 비전 프로그램’은 공연 기획자의 업무를 체험하고 클래식 공연 산업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직업체험 프로그램이다. 사진은 학생들이 안내데스크에 있는 직원의 업무를 체험하기에 앞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ScienceTimes

초등학교 6학년 때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영재오디션을 통과해 피아노 독주회를 한 경험이 있는 이혜림(서울예고·18) 학생. 지난 29일에는 연주자가 아닌 공연 기획자로 금호아트홀을 찾았다. ‘금호아트홀 원데이 비전 프로그램’에 참가한 것.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문화예술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만든 직업체험 프로그램이다. 하루 동안 공연 기획자의 업무를 체험하고 클래식 공연 산업에 대해 배울 수 있다. 매표소와 무대 뒤 그리고 녹음실을 직접 방문해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마무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공연기획자 되려면 다양한 경험해야

먼저 클래식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과 기획자가 갖춰야 할 자질에 관한 내용으로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됐다. 조기헌 대리는 “관객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서는 연주자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공연에 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한데 이것이 바로 기획자의 몫”이라며 “기획력과 추진력, 순발력 그리고 영어를 포함한 외국어 구사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면 공연 홍보를 위해 포스터를 만들 때 직접 디자인을 하지는 않더라도 자료를 선별하는 안목이 요구되는데, 결국 평소에 경험한 것을 토대로 결정하는 만큼 많은 것을 보고 느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사회적 트렌드를 분석하고 국내외 경제 상황을 이해하는 것도 필수라고 덧붙였다.

오리엔테이션 후 김예솔(경기예고·18) 학생은 “7살 때부터 클라리넷을 연주했고 온 가족이 음악을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연주자가 되는 길을 생각했지만, 뮤지컬 배우 등 다른 일에도 관심이 많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기획자는 모든 것을 알고 총괄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진로를 정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최예지(서산예고·19) 학생 역시 “오케스트라 지휘자이신 아빠를 포함해 음악을 하는 가족의 영향을 많이 받아 비올라를 취미로 연주하지만 꿈은 아니다. 막연히 알고 있던 예술경영과 공연기획에 관해 설명을 들을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평했다.

무대 뒤부터 녹음실까지 두루 살펴야

공연이 시작되기 1시간 전, 학생들에게 임무가 떨어졌다. 공연장에 나가 관객을 직접 만나는 일이었다. 조 대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서비스 정신”이라며 “환한 미소와 ‘좋은 관람되세요’와 같은 따뜻한 말 한 마디를 건네보라”고 요청했다.

학생들은 공연장 문 앞에 서서 입장하는 관객들의 티켓을 확인하는 일을 하거나, 안내데스크에서 주차권에 대해 설명하고 공연 안내 책자를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작곡을 포함해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한 직원들과 짝을 이뤄 업무를 수행하면서 평소 궁금했던 점을 물어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금호아트홀 홈페이지를 구경하다가 우연히 이번 행사를 접했다는 원서연(선화예고·18) 학생은 좌석의 위치를 안내하는 하우스 매니저의 역할을 맡았다. “좌석배치도를 확인했지만 어디가 어딘지 떠오르지 않아 곤란했고, 공연장 안으로 꽃다발 반입이 안 되는지 몰라 우왕좌왕 하기도 했지만 즐거웠다”고 소감을 말했다.

▲ 금호아트홀이 자랑하는 최고의 음향시설을 갖춘 녹음실에서 학생이 눈을 감고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피아노 연주 소리를 듣고 있다. ⓒScienceTimes

이후 학생들은 공연 1부를 관람하고 녹음실로 이동했다. 스피커와 사람의 위치가 이등변 역삼각형의 구조를 이룰 때 최상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음향감독의 설명에, 학생들은 한 명씩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피아노 연주를 감상했다. 객석에서 직접 듣는 소리와 녹음실에서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소리의 미세한 차이를 경험해 본 것.

이어 영상감독의 역할과 업무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모든 공연은 컴퓨터와 테이프, DVD에 녹음되는 3중 저장장치를 갖추고 있고, 연구업적용이나 학교제출용 등의 목적으로 CD로 제작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은 무대 뒤로 발걸음을 옮겨 무대감독을 만났다.

거문고를 전공하고 있는 강경희(국립국악고·17) 학생은 “클래식을 접할 일이 별로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많은 것을 배웠고, 기획을 하려면 예술분야를 많이 알아야 하는데 이 경험이 밑바탕이 될 것 같아 가슴이 벅차다”고 직업체험을 끝마친 소감을 전했다.

한편 행사를 진행한 조 대리는 “그간 재단에서는 ‘영재는 기르고, 문화도 가꾸고’라는 설립취지 아래 영재 발굴 및 육성에 주력해 왔었는데, 올해부터는 일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음악 교육의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며 “8회를 진행하면서 참가자 전원이 악기를 전공한 경우는 처음이었는데 클래식에 대한 이해도와 기본기가 있어 다양한 각도로 설명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금호아트홀 원데이 비전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싶은 학생은 금호아트홀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1회에 4명만 참가할 수 있고 선착순으로 접수를 마감하는 만큼 관심을 갖고 행사 공지를 지켜봐야 한다.

권시연 객원기자
navirara@naver.com
저작권자 2012-12-3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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