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으로 무엇이 있을까? 국제에너지지구(IEA)는 ‘열병합발전’에서 그 해법을 찾고 있다. 지난 2007년 열린 G8 정상회담에서는 열병합발전소의 비율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키는데 합의하는 선언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열병합발전소는 공해방지시설의 집중관리로 환경개선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에너지 효율성도 높다. 공정폐열, 자원회수시설 소각열 등을 활용해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기 때문에 전기만 생산하는 일반 발전소에 비해 20% 가까이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다.
이처럼 에너지 이용효율 향상에 기여하는 덕분에 열병합발전은 집단에너지 공급을 책임지고 있다. 올겨울 한파를 앞두고 블랙아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집단에너지가 전력수급 문제에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을 받고 있다.
집단에너지의 에너지원 다변화 필요
집단에너지는 열병합발전을 비롯해 열전용 보일러, 자원회수시설 등 1개 이상의 집중된 생산시설에서 생산된 열과 전기를 배관망 또는 배전망을 통해 아파트나 상가, 산업단지에 등에 공급하는 것을 말한다. 1896년 독일 함부르크시에서 처음 시도된 방식으로 국내에 도입된 것은 1983년에 목동에 지역 냉·난방용으로 열병합발전소를 건설하면서 부터다.

집단에너지 보급은 전 세계적인 추세로 덴마크는 세금면제로 열병합발전으로의 전환을 장려하고 있고, 독일은 열병합발전소 설비에 포함된 보일러 연료를 면세하고 열공급량의 60%를 열병합발전으로 생산하는 경우 배관망 확대와 신규건설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열병합발전 생산전력에 대해 발전차액지원제도를 시행하고 이산화탄소 배출 실적에 따라 지원금을 차등 지원하고 있다.
국내 역시 2010년에 수립된 제3차 집단에너지공급 기본계획에 따르면 2025년까지 지역난방 점유율을 36%로 확장할 방침이다. 현재 보급률은 지난 2011년 말을 기준으로 총 주택의 14.3%인 210만호의 공동주택 등에 지역 냉·난방을 공급하고 있다. 지자체와 공기업 등 공공부문에서 71%를 담당하고 있고 나머지는 민간사업자가 참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신재생에너지 활용 확대 및 사용연료 다변화, 인근지역의 폐열 적극 활용을 권장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수소연료전지와 화력발전소 여열, 쓰레기 소각 후 발생하는 소각폐열, 하수처리장 방류수의 잠열 등을 이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인터넷 데이터 센터의 서버를 관리하고 남은 냉각열을 활용하는 방법도 검토 중에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수도권 내 대부분의 집단에너지 시설에서는 사용되는 연료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LNG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순재 집단에너지팀장(서울시 녹색에너지과)은 1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집단에너지 정책세미나’에 발표자로 나와 에너지원의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목재칩, 펠릿, RDF 등 고체연료의 이용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

이 팀장은 “현재 신재생에너지로 인정된 고체연료에 대해서는 7개 광역시, 경기도 13개 시 지역 내 집단에너지 시설에서 사용이 금지돼 있는 상황”이라며 “엄격한 배출허용기준 또는 배출총량 범위 내에서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위한 대기오염방지 설비를 갖추는 등 대기환경보전법 제반규정을 준수한다는 조건으로 고체연료 사용을 완화하는 방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열원시설 건설민원 발생하기도 해
또한 이 팀장은 집단에너지 보급 및 확산이 지연되는 이유로 지역 내 소비되는 에너지의 자립의식 결여를 문제로 삼았다. 발전시설을 생활 필수 기반시설이 아닌 혐오 또는 기피 대상으로 인식하면서, 전력 등 에너지 공급을 국가의 책무로만 여긴다는 것이다. 그는 시설 입지선정 및 건설 등 일련의 절차에 있어 인허가 등의 주민 협조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집단에너지와 관련된 민원은 통상 열원시설 부지이전 요구가 많다. 파주시의 경우 용량증설 반대 및 발전소 이전을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추진했으나 주민 협의를 거쳐 당초 계획대로 설치 운영 중이다. 반면 춘천시의 경우 춘천시도시계획 심의위원회에서 부결돼 건설을 보류했고, 하남시는 여전히 협의에 난항을 겪고 있다.
발전소가 건립된 후에도 문제는 지속되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백연현상’이 있다. 박용한 집단에너지사업단장(서울시 SH공사)은 “고온다습한 열기가 찬 공기를 만나 수증기가 발생하는 현상을 매연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미관을 해치고 재산상 가치 하락을 우려한 주민들이 불만을 일차적으로 적극 수렴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민과의 지속적인 대화로 백연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인식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고 밝혔다. 향후 배기가스 수증기 잠열을 회수해 백연을 제거하고 에너지 이용효율을 향상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권시연 객원기자
- navirara@naver.com
- 저작권자 2012-12-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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