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생인류와 같은 호모속에 속하는 네안데르탈인은 약 35만년 전부터 유럽과 중동, 서아시아 등지에 살았던 인종이다. 짧은 팔다리에 굵고 강인한 몸통에다 광대뼈와 눈두덩이 두드러진 게 특징인 이 인종은 그 후 약 30만년 동안 지구를 지배하다 아시아에서는 약 5만년 전, 유럽에서는 약 3만년 전에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네안데르탈인의 이 같은 멸종을 두고 과학계에서는 환경변화와 낮은 지능, 현생인류의 침공설 등 다양한 가설을 내놓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 같은 가설들을 뒤집는 연구결과들이 연이어 발표되면서 네안데르탈인의 멸종 원인이 점점 미스터리로 빠져들고 있는 상황이다.
현생인류보다 훨씬 먼저 유럽과 아시아에 정착한 네안데르탈인은 보다 많이 진화되고 지능이 뛰어난 아프리카의 현생인류가 유럽과 아시아로 진출하면서 주도권 싸움에 밀려 척박한 변방으로 떠돌다 결국 멸망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또 다른 가설은 폭발적으로 인구가 증가한 현생인류에 비해 수적으로 매우 열세했던 네안데르탈인이 현생인류와의 교배를 통해 세대를 거듭할수록 고유한 유전적 특성을 잃고 결국 사라졌다는 주장도 있다.
즉, 이 두 가지 가설의 요점은 네안데르탈인이 멸종한 주요인이 바로 현생인류와의 접촉 때문이라는 데 있다. 하지만 지난 3월 스웨덴과 스페인의 공동 연구진은 유럽에 살고 있던 네안데르탈인의 경우 현생 인류가 도착하기 전인 약 5만년 전부터 이미 멸종이 시작되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북부 스페인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의 화석에서 얻은 DNA 연구를 통해 유럽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적 다양성이 멸종하기 전 마지막 만년 동안 극도로 제한되어 있다는 점에 기반한 것이다.
즉, 그보다 더 오래 전에 유럽에서 살았던 네안데르탈인이나 아시아의 네안데르탈인들은 유전적으로나 지리학적으로 현생인류의 다양성만큼 다양했다는 것. 이에 비해 후기 유럽의 네안데르탈인은 그 다양성의 정도가 낮아 이미 그때부터 멸종이 시작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소규모의 네안데르탈인들이 중앙 유럽과 서부 유럽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그곳에서 현생인류가 도착하는 시기인 1만년을 더 생존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에 대해 스웨덴 자연사박물관의 러브 달렌 박사는 “멸종과정이 현생인류가 도착하기 전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며, 이는 네안데르탈인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마지막 빙하기에 일어난 급격한 기후변화에 좀 더 민감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채식과 곡식도 즐겨먹어
네안데르탈인이 멸종한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그들이 육식을 주로 했기 때문이라는 설이다. 사냥으로 동물을 잡아서 대부분의 영양을 육식을 통해 섭취해오다가 급격한 기후변화 또는 현생인류와의 경쟁으로 먹이가 점차 사라지면서 멸종하게 되었다는 주장이다. 잡식이었던 현생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해주기도 하는 가설이다.
그런데 스페인 오토노머스 바르셀로나 대학의 인류학자 카렌 하디는 엘 시드론 동굴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의 두개골 잔해를 분석한 결과, 네안데르탈인이 채소를 구워서 먹었으며 의학적인 목적으로도 섭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지난 7월 발표했다.
이 연구는 두개골 중 이빨에 석회화되어 형성된 플라그층의 분석을 통해 이루어졌는데, 분석 결과 플라그에 다양한 탄수화물과 전분알갱이가 포함돼 있어 네안데르탈인이 다양한 종류의 식물을 먹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또한 연구팀은 몇 개의 샘플 플라그에서 다양한 페놀알킬과 향료식물의 탄화수소 및 불에 구운 전분 알갱이를 발견했다. 이는 네안데르탈인이 연기가 많은 곳에서 생활했으며, 채소를 익혀 먹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특히 연구팀이 발견한 합성물질 중에는 서양톱풀이나 카모마일 같은 식물에서 나온 화학물도 발견되었는데, 그 식물들의 경우 맛이 쓰고 영양가적인 가치가 적다. 따라서 연구팀은 현대의 모든 영장류들이 의학적 목적으로 식물을 사용하는 것처럼 아마 네안데르탈인들도 의약용으로 쓴 맛이 나는 식물을 섭취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네안데르탈인이 고기 말고도 대추나 보리, 콩 등 다양한 곡식과 채소를 먹었다는 사실은 지난 2010년 미국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 연구진의 치아 분석 결과에서도 주장된 바 있다.
현생인류만큼 지능이 높았다?
한편, 육체적 능력면에서 현생인류보다 더 뛰어났던 네안데르탈인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은 지능면에서 상대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는 의견이 우세하다. 당시의 현생인류가 남긴 석기 등의 유물을 보면 네안데르탈인의 것보다 훨씬 정교하기 때문이다.
또 네안데르탈인은 언어 능력이 뒤떨어져 문화나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이 정체돼 있었으며, 서로 간의 교류도 원활하지 못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정황 모두가 낮은 지능 때문에 네안데르탈인이 멸종했다는 가설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최근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의 고고학자인 장자크 위블랭 연구팀은 네안데르탈인이 현생인류만큼이나 똑똑했다는 증거를 찾았다고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 그 증거는 프랑스 중부의 렌느 동굴에서 발굴된 돌손칼 및 창촉 등의 도구와 장신구이다.
이 도구와 장신구들은 현생인류가 만들었다고 생각할 만큼 정교한데, 만약 네안데르탈인이 이곳의 유물을 만들었다면 현생인류만이 갖고 있다고 생각되었던 일정 정도의 상징적인 행위를 그들도 할 수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다른 지역의 연대측정을 근거로 하여 네안데르탈인이 근처의 현생인류가 만든 동일한 종류의 물건을 보고 따라 만든 일종의 모조품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네안데르탈인이 이 같은 유물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것은 그동안 얼간이 같은 야만인으로 그려져 왔던 네안데르탈인에 대해 좀 더 복잡한 모습이 드러나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하지만 렌느 동굴에서 발견된 유물을 놓고 동굴의 지층이 뒤섞여 있어 그것이 네안데르탈인의 유물인지 확인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어 이에 대한 논쟁이 종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네안데르탈인의 멸종 원인으로는 개체수가 너무 적어 유전자 다양성이 부족해 멸종했다거나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고 추위에 견디기 힘든 체형 때문 혹은 동족 간의 식인 습성이나 신종 전염병에 약한 면역력 등등 여러 가설이 존재한다.
네안데르탈인의 이 같은 멸종을 두고 과학계에서는 환경변화와 낮은 지능, 현생인류의 침공설 등 다양한 가설을 내놓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 같은 가설들을 뒤집는 연구결과들이 연이어 발표되면서 네안데르탈인의 멸종 원인이 점점 미스터리로 빠져들고 있는 상황이다.
현생인류보다 훨씬 먼저 유럽과 아시아에 정착한 네안데르탈인은 보다 많이 진화되고 지능이 뛰어난 아프리카의 현생인류가 유럽과 아시아로 진출하면서 주도권 싸움에 밀려 척박한 변방으로 떠돌다 결국 멸망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또 다른 가설은 폭발적으로 인구가 증가한 현생인류에 비해 수적으로 매우 열세했던 네안데르탈인이 현생인류와의 교배를 통해 세대를 거듭할수록 고유한 유전적 특성을 잃고 결국 사라졌다는 주장도 있다.
즉, 이 두 가지 가설의 요점은 네안데르탈인이 멸종한 주요인이 바로 현생인류와의 접촉 때문이라는 데 있다. 하지만 지난 3월 스웨덴과 스페인의 공동 연구진은 유럽에 살고 있던 네안데르탈인의 경우 현생 인류가 도착하기 전인 약 5만년 전부터 이미 멸종이 시작되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북부 스페인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의 화석에서 얻은 DNA 연구를 통해 유럽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적 다양성이 멸종하기 전 마지막 만년 동안 극도로 제한되어 있다는 점에 기반한 것이다.
즉, 그보다 더 오래 전에 유럽에서 살았던 네안데르탈인이나 아시아의 네안데르탈인들은 유전적으로나 지리학적으로 현생인류의 다양성만큼 다양했다는 것. 이에 비해 후기 유럽의 네안데르탈인은 그 다양성의 정도가 낮아 이미 그때부터 멸종이 시작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소규모의 네안데르탈인들이 중앙 유럽과 서부 유럽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그곳에서 현생인류가 도착하는 시기인 1만년을 더 생존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에 대해 스웨덴 자연사박물관의 러브 달렌 박사는 “멸종과정이 현생인류가 도착하기 전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며, 이는 네안데르탈인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마지막 빙하기에 일어난 급격한 기후변화에 좀 더 민감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채식과 곡식도 즐겨먹어
네안데르탈인이 멸종한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그들이 육식을 주로 했기 때문이라는 설이다. 사냥으로 동물을 잡아서 대부분의 영양을 육식을 통해 섭취해오다가 급격한 기후변화 또는 현생인류와의 경쟁으로 먹이가 점차 사라지면서 멸종하게 되었다는 주장이다. 잡식이었던 현생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해주기도 하는 가설이다.
그런데 스페인 오토노머스 바르셀로나 대학의 인류학자 카렌 하디는 엘 시드론 동굴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의 두개골 잔해를 분석한 결과, 네안데르탈인이 채소를 구워서 먹었으며 의학적인 목적으로도 섭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지난 7월 발표했다.
이 연구는 두개골 중 이빨에 석회화되어 형성된 플라그층의 분석을 통해 이루어졌는데, 분석 결과 플라그에 다양한 탄수화물과 전분알갱이가 포함돼 있어 네안데르탈인이 다양한 종류의 식물을 먹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또한 연구팀은 몇 개의 샘플 플라그에서 다양한 페놀알킬과 향료식물의 탄화수소 및 불에 구운 전분 알갱이를 발견했다. 이는 네안데르탈인이 연기가 많은 곳에서 생활했으며, 채소를 익혀 먹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특히 연구팀이 발견한 합성물질 중에는 서양톱풀이나 카모마일 같은 식물에서 나온 화학물도 발견되었는데, 그 식물들의 경우 맛이 쓰고 영양가적인 가치가 적다. 따라서 연구팀은 현대의 모든 영장류들이 의학적 목적으로 식물을 사용하는 것처럼 아마 네안데르탈인들도 의약용으로 쓴 맛이 나는 식물을 섭취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네안데르탈인이 고기 말고도 대추나 보리, 콩 등 다양한 곡식과 채소를 먹었다는 사실은 지난 2010년 미국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 연구진의 치아 분석 결과에서도 주장된 바 있다.
현생인류만큼 지능이 높았다?
한편, 육체적 능력면에서 현생인류보다 더 뛰어났던 네안데르탈인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은 지능면에서 상대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는 의견이 우세하다. 당시의 현생인류가 남긴 석기 등의 유물을 보면 네안데르탈인의 것보다 훨씬 정교하기 때문이다.
또 네안데르탈인은 언어 능력이 뒤떨어져 문화나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이 정체돼 있었으며, 서로 간의 교류도 원활하지 못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정황 모두가 낮은 지능 때문에 네안데르탈인이 멸종했다는 가설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최근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의 고고학자인 장자크 위블랭 연구팀은 네안데르탈인이 현생인류만큼이나 똑똑했다는 증거를 찾았다고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 그 증거는 프랑스 중부의 렌느 동굴에서 발굴된 돌손칼 및 창촉 등의 도구와 장신구이다.
이 도구와 장신구들은 현생인류가 만들었다고 생각할 만큼 정교한데, 만약 네안데르탈인이 이곳의 유물을 만들었다면 현생인류만이 갖고 있다고 생각되었던 일정 정도의 상징적인 행위를 그들도 할 수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다른 지역의 연대측정을 근거로 하여 네안데르탈인이 근처의 현생인류가 만든 동일한 종류의 물건을 보고 따라 만든 일종의 모조품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네안데르탈인이 이 같은 유물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것은 그동안 얼간이 같은 야만인으로 그려져 왔던 네안데르탈인에 대해 좀 더 복잡한 모습이 드러나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하지만 렌느 동굴에서 발견된 유물을 놓고 동굴의 지층이 뒤섞여 있어 그것이 네안데르탈인의 유물인지 확인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어 이에 대한 논쟁이 종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네안데르탈인의 멸종 원인으로는 개체수가 너무 적어 유전자 다양성이 부족해 멸종했다거나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고 추위에 견디기 힘든 체형 때문 혹은 동족 간의 식인 습성이나 신종 전염병에 약한 면역력 등등 여러 가설이 존재한다.
-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 2noel@paran.com
- 저작권자 2012-11-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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