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의 교육 기조는 융합인재교육(STEAM)이다. 과학과 수학, 예술 등을 융합하는 교육을 통해 창의적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것. 그렇다면 일선 학교에서는 STEAM 수업을 어떻게 진행하고 있으며, 교사와 학생들이 체감하는 STEAM 교육의 성과와 아쉬운 점은 무엇일까? STEAM 교육에 열의를 갖고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교사들을 위한 연수가 마련됐다는 소식에 그 현장을 찾았다.
▲ 경기도교육청(교육감 김상곤)은 STEAM 교육을 보급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수행할 교사를 양성하는 ‘경기융합형 과학교육(STEAM) 교사연수’를 초등학교 교사 50명, 중학교 교사 44명이 참석한 가운데 6일 한양대학교에서 진행했다. ⓒ권시연
경기도교육청(교육감 김상곤)은 지난 6일 한양대학교에서 STEAM 교육 시범학교를 대상으로 ‘경기융합형 과학교육(STEAM) 교사연수’를 실시해, 초등학교 교사 50명과 중학교 교사 44명이 참석했다.
STEAM 교육을 위한 중등 2차지, 초등 5차지 수업모델을 공개하고 이를 교사가 수월하게 수업에 적용할 수 있도록 수업지도안을 제공한 것. 또한 한양대 청소년과학기술진흥센터(센터장 최정훈)에서 개발해 보급하고 있는 교구를 선보이고 활용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STEAM 정착되려면 ‘평가’ 뒷받침 돼야
최재운(독정초) 교사는 교과연계형 STEAM 수업 사례를 발표했다. 전기회로의 원리 단원에서 학생들이 MBC 조명 박람회를 여는 주최자가 되는 상황을 제시한 것. 과학수업에서 전구에 불이 켜지는 방법을 알려주고, 박람회 홍보 기사는 국어수업에서 작성하도록 했다.
현장에서 필요한 것에 대해 묻자 그는 “한 단원에서 여러 개의 STEAM 교육 사례가 나올 수 있다. 다양한 방법 중에서 교사가 선별해서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처음 STEAM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사는 STEAM 교육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평가’가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STEAM 교육에서 다룬 내용을 시험에 출제해야 한다는 것. 이때 단순한 문제를 낼 것이 아니라 생활과 연계된 문제여야 하고, 사전에 채점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하는 창의논술평가에도 부합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교구 ‘공유’ 통해 STEAM 교육 확산될 터
한양대 청소년과학기술진흥센터가 제공한 교구의 실용성에 대해 묻자 송용준 화도초등학교 교사는 “청진기, QR코드가 탑재된 지구본 등을 사용했는데 학생들의 흥미를 이끌어내고 이해도와 집중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며 “1개의 교구를 다른 수업에도 활용하는 교사의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 교사는 “센터에서 제공하는 교구를 모든 학교에서 받지는 못한다. 사용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공유해서 이를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교구가 없어서 STEAM 수업을 못 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하며 “과학실에 기본적으로 구비된 재료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면 교사가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 QR코드에 저장된 위성사진을 관찰함으로써 날씨 위성의 원리와 위성사진이 날씨 예보에 사용되는 방법을 보여주는 기구. 한양대학교 청소년과학기술진흥센터에서 개발해 경기도 STEAM 교육 시범학교(초27·중37)에 보급하고 있다. ⓒ권시연
이어 그는 STEAM 교육에 대해 막연히 어렵다고 여기고 거부감을 나타내는 교사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해온 ‘통합’ 교육과 ‘융합’ 교육의 차이에 대해 통합교육은 각 활동의 연관성이 부족했지만, 융합교육은 교과 간 연계성을 중시하는 만큼 교과를 묶는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것. 단, 무리하게 묶으려 하면 역효과가 난다고 덧붙였다.
이윤택(현일초) 교사는 “STEAM 교육이 대부분 S(과학)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며 “M(수학) 중심으로 STEAM 교육을 해보고 싶고, 뜻이 통하는 교사가 있다면 함께 연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교사는 초등 저학년이 숫자 개념을 쉽게 익힐 수 있도록 바둑돌을 이용한 100 만들기 게임을 만든 바 있으며, 바둑돌이 너무 많이 사용돼 만년도장으로 바꾼 경험이 있다. QR코드가 탑재된 학습 명함도 만들었다. 병원에 있거나 현장학습을 떠나 수업을 못 들은 학생들이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