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개막한 ‘2012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에서는 다양한 주제에 재미있는 퍼포먼스를 결합해 관람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새로운 형식의 문화공연을 마련했다. ‘2012 대한민국과학창의콘서트’가 바로 그것. 이 자리는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과학, 창의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함께 공유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소통의 장이 됐다.
특별히 첫째 날인 14일에는 여러 분야 전문가들이 협업해 과학백과사전을 만드는 ‘사이언스올 지식공유프로젝트’가 처음으로 시도돼 관심을 모았다. 즉 하나의 과학 주제를 놓고 과학자와 인문사회학자, 예술가, 교사가 모여 함께 지식을 공유하고, 만들어가는 지식공유 SHOW가 펼쳐진 것.
사이언스올 지식공유프로젝트 '첫 시도'
이날 강혜련 이사장(한국과학창의재단)은 “최근 개방과 공유, 참여와 나눔 정신이 우리 사회와 문화를 관통하는 키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그 대표적 예로 집단 지성의 대명사로 불리는 ‘위키피디아’를 들었다.
위키피디아는 하와이 말로 재빠르다라는 뜻의 위키위키(Wiki)와 ‘백과사전(Encyclopedia)’의 합성어로 일반인들이 직접 용어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그 정의를 자유롭게 수정, 편집할 수 있는 다국적 온라인 백과사전이다.
강 이사장은 “일반인이 만든 위키피디아의 페이지당 오류 건수가 전문가들이 만든 브리태니커와 같은 백과사전의 페이지당 오류 건수와 별반 차이가 없다”며 이는 대중의 지식 공유가 전문가들의 지식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가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요즘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학들에서 오픈 코스를 마련하는 등 대학가에도 참여와 공유의 바람이 불고 있다”며 “우리 세상은 이제 지식을 소유하는 세상에서 나누고 공유하는 세상으로 변화해 혁신과 발전을 이뤄가고 있다”고 강 이사장은 설명했다.
때문에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는 대학생들의 재능과 지식을 나누는 대학생과학나눔봉사단과 청소년들을 찾아가 과학에 대한 꿈을 갖도록 강연하는 과학창의앰버서더, 공공기관과 기업들이 콘텐츠와 경험을 나누는 교육기부센터 등 지식을 공유하며 지식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끝으로 강 이사장은 “과학포털 사이트 사이언스올에서는 과학백과사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번 지식공유프로젝트를 통해 일반인들이 지식을 공유하고 참여하는 백과사전을 만드는 뜻 깊은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며 "다양한 분야 간 소통으로 지식의 융합과 확산을 선도하는 지식생태계를 체험하고 풍성한 과학 나눔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과학, 미술 등 적외선에 관한 다양한 접근
이어 본격적으로 ‘적외선, 보이지 않는 세상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지식공유프로젝트가 진행됐는데, 4명의 강연자가 ‘자외선’에 다방면으로 접근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민보경 교사(동국대사범대부속여고)가 ‘적외선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민 교사는 “가시광에서 빨강색 바로 옆에 있는 빛이 바로 적외선인데, 순수한 우리말 표현으로는 넘빨강살이라고 쓴다”며 적외선의 발견과 이용방법 등 적외선을 개괄적으로 설명했다.
이어 정웅섭 박사(한국천문연구원)가 ‘우주의 신비를 밝히는 적외선 망원경’에 대해 발표했고, 김주삼 소장(Art C&R 미술품보존복원연구소)이 ‘회화 연구에 있어서 적외선 이미지의 활용’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특히 “적외선을 이용한 촬영기법을 통해 작품에 숨겨진 스토리를 찾아낼 수 있고, 작품의 진위여부를 판단하는데도 활용된다”고 설명한 김 소장의 강연은 과학과 미술의 융합이라는 측면에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EyeCan프로젝트, 지식공유 통한 ‘착한 기술’
또 ‘장애인용 안구 마우스에 사용된 적외선’에 대해 강연한 최운호 센터장(한벗재단)은 전신마비 장애인들에게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희소식이 됐던 EyeCan프로젝트를 통해 지식공유가 얼마나 큰 힘을 발휘했는지를 소개했다.
EyeCan은 전신마비로 눈동자만 움직이는 사람도 컴퓨터를 통해 소통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안구마우스 제품이다. 그동안은 1천원이 넘는 높은 가격 때문에 쉽게 사용할 수 없던 것을 삼성전자의 지식기부를 통해 5만원 이내의 재료비로 누구나 사용 가능하도록 개발된 것이다.
최 센터장은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가 루게릭병에 걸려 사지를 움직이지 못하는 미술가 친구를 위해 Eye Writer 프로프램을 개발한 미국인들이 그 지식을 무료로 공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가치 있는 지식의 공유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별히 이 날 지식공유프로젝트에서는 4명의 전문가들의 강연에 관람객들이 SNS로 참여해 함께 축적된 지식을 데이터 시각화를 통해 적외선에 관한 ‘살아있는 과학백과사전’서비스를 완성했다.
이와 관련해 2011 TED 펠로우였던 민세희 대표(랜덤웍스)가 정보 시각화 및 지식공유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는데, 민 대표는 “데이터 시각화는 수많은 정보를 시간과 공간에 배치해 직관적으로 패턴을 인식하도록 하는 방법”이라며 이는 단순한 통계 분석만으로는 제공할 수 없는 스토리텔링의 능력까지 담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정보와 자료는 조합과 해석에 따라 다양한 결과를 가져올 있기 때문에 데이터 시각화가 필요한 것”이라며 민 대표는 “내가 50명에게 하나를 베풀면 나중에 50개가 되어 나에게 돌아오게 되기 마련이라 지식공유는 나 혼자 잘 살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잘 살 수 있는 길”이라고 지식공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새롭게 시도된 지식공유프로젝트를 통해 2012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은 과학나눔을 통해 창의세상과 소통의 길을 여는 첫걸음이 됐다.
- 김순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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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2-08-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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