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로운 이가 생명줄인 상어들은 평생 충치를 앓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비결이 이 표면을 덮고 있는 불소 성분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디스커버리 뉴스가 지난 25일 보도했다.
독일 뒤스부르크 에센 대학 과학자들은 상어의 이에 100% 순수한 불소가 함유돼 있음을 발견했다고 구조생물학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사람 등 다른 포유동물의 치아에는 뼈 성분인 수산화인회석이 들어 있는 반면 상어의 이에는 플루오르인회석이 들어 있다.
사람은 산(酸)에 의한 치아의 부식을 막기 위해 종종 불소가 함유된 치약을 사용하는데 칫솔질을 하면 치아 표면에서 미량의 수산화물이 불소로 교환된다.
이와 반대로 상어의 이 표면에는 함량 100%의 불소가 들어 있어 원칙적으로 충치가 생기지 않는데다 물 속에서 살고 주기적으로 새 이로 바꾸기 때문에 상어에게는 충치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청상아리와 뱀상어 등 먹이활동 습관이 다른 두 종류의 상어를 대상으로 치아 성분을 조사했다. 청상아리는 먹이를 찢어 먹는 반면 뱀상어는 먹이를 잘라 먹는다.
이처럼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 상어의 이는 같은 화학성분 및 결정질 구조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상어의 이빨은 바깥에서 고도로 광물질화된 법랑질이 싸고 있고 내부에는 단백질을 함유하고 더욱 유연한 상아질이라는 부드러운 물질이 들어있다.
연구진이 상어 치아의 상아질을 미세한 수준에서 분석한 결과 사람의 치아보다 단단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플루오르인회석이 수산화인회석보다 단단하기 때문에 얼핏 상어의 이가 사람의 이보다 단단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놀랍게도 실제는 그렇지 않다"면서 "사람의 치아는 덜 단단한 치아의 결함을 법랑질 결정체와 단백질의 특수 배열로 보강해 상어처럼 단단한 치아를 갖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만일 사람이나 다른 어떤 동물의 치아가 순전히 광물질로 이루어져 극도로 단단하다면 더 부서지기 쉬울테지만 자연은 이 문제를 우회적으로 해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즉 포유류의 치아는 작은 결정체들이 역학적으로 더 강한 특수 구조로 배열된데다 뼈와 조개 껍데기 같이 단단한 구조에도 들어 있는 소량의 치아 단백질로 인해 탄력성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캐나다 댈하우지 대학의 앤드루 길스 교수는 "이 연구는 동물의 신체 기관 전체 수준에서 치아 조직 속 화학물질과 결정체 등 나노 수준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얼마나 잘 적응했는지 보여주는 훌륭한 증거"라고 논평했다.
그는 "플루오르인회석 코팅은 수산화인회석보다 수용성(水溶性)이 훨씬 낮아 물 속에서 더욱 안정적이고 박테리아의 공격에도 강한 내성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 연합뉴스 제공
- 저작권자 2012-07-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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