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모 가정이나 저소득층 가정의 아이들, 그리고 장애아동 등 사회 배려 계층의 어린이들이 상대적으로 다양한 배움의 기회에서 소외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때문에 ‘가난이 대물림 된다’는 주장도 많다. 실제로 얼마 전,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이 낮은 계층의 대학생일수록 등록금을 학자금 융자로 해결하는 비율이 높고, 융자를 받은 학생일수록 취업의 질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저소득층 학생인 경우, 취업 준비를 위해 스펙을 쌓을 여유가 없기 때문에 취업의 질이 낮아지고 결과적으로 ‘가난의 대물림’이 이어진다는 얘기다.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최근 대두되고 있는 것이 바로 ‘교육기부’다. 다양한 교육기부를 통해 일반인뿐만 아니라 사회배려계층에 대한 교육의 기회가 더 많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창의체험 봉사활동
그렇기에 교육기부센터를 맡고 있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 강혜련) 봉사동아리 한마음회와 청미회는 매달 셋째주 토요일에 교육기부를 통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은 수정청소년수련관(관장 오명록)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와 연계해 과학나눔봉사활동을 진행해 왔는데, 지난 21일에는 특별히 중원청소년수련관의 장애청소년 20여 명도 함께 해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하는 통합 체험활동을 실시했다.
이들 장애청소년들은 중원청소년수련관 방과후아카데미에서 인지, 사회성, 일상생활 적응능력, 또래 관계 형성 증진시키는 ‘징검다리’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으며, 수정청소년수련관의 사회배려계층 아이들과는 정기적으로 함께하는 활동을 진행해 왔다. 그래서인지 정상 아동들과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구분이 쉽지 않을 만큼 잘 어울리고 있었다.
이에 대해 수정청소년수련관 오명록 관장은 “중원청소년수련관과는 평소에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 친숙한 사이인데, 가정 형편이 어렵고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꿈을 꿀 수 있는 기회마저 빼앗겨서는 안 된다”며 “오늘, 창의재단 분들이 오셔서 과학의 즐거움을 함께 나눌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이날 수정청소년수련관에서는 강혜련 이사장에서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날 강 이사장은 발달장애를 겪고 있는 학생 옆에 앉아서 직접 체험활동을 일일이 도와주며 봉사활동이 끝날 때까지 함께해 분위기를 더욱 훈훈하게 했다.
융합인재 교육 ‘전자기타 만들기’
특별히 이날 체험활동은 장애학생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타소리를 귀로 직접 듣고 확인해 볼 수 있는 ‘전자기타 만들기’로 정했다. 이것은 단순한 과학체험이 아니라 일종의 STEAM교육으로, 과학(Science)과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예술(Arts), 수학(Mathematics) 분야의 지식을 동시에 습득할 수 있도록 돕는 융합인재교육을 말한다.
즉, 전자기타 만들기는 소리의 발생 원리와 소리의 높낮이가 나타나는 이유를 학습할 수 있는 과학, 전자기타를 직접 제작해 보는 기술과목과 가정과목, 그리고 직접 만든 간이전자기타 음계를 익혀서 연주해 보는 음악까지 3개 과목의 융합 체험 학습인 것이다.
수정청소년수련관 황유미 교사는 “아이들이 평소에 동아리활동으로 기타를 배우고 있어 전자기타를 직접 만든다는 얘기에 큰 호기심을 갖고, 체험활동 시간을 손꼽아 기다렸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달장애로 집중력이 떨어지는 김호중 학생(6학년)은 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겨우 기타를 완성했다. 그래도 완성된 기타를 자기 것이라며 좋아했다. 게다가 자신이 만든 기타를 스피커에 연결하고 줄을 튕기자 소리가 난다며 마냥 신기해 했다.
전자기타 만들기를 마친 아이들은 두 줄짜리 기타를 들고 서툰 솜씨지만 ‘떴다 떴다 비행기’를 멋지게 연주했다. 이날 재단 봉사동아리에서는 이들이 자신이 만든 기타로 시간 날 때마다 꾸준히 연습할 수 있도록 스피커를 기증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날 재단 봉사동아리 외에도 자원봉사에 참여한 학생들이 있었다. 김소희(중3), 김소정(중1) 자매다. 이들은 동생 소정이가 수정청소년수련관에서 운영하는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를 졸업한 학생이라 언니와 동생이 함께 자원봉사에 나선 것. 소희 학생은 “원래의 학교에서 정해준 봉사 시간을 채우려고 왔는데, 와서 보니까 재미도 있고 보람도 있어 좋았다”고 말해 비록 작은 나눔이지만 교육적으로 얼마나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 보여주는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 김순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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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2-07-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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